아동 학대 오히려 급증...시설 태부족

아동 학대 오히려 급증...시설 태부족

2008.11.19. 오전 05:3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오늘은 학대 받는 아동들을 지키기 위해 세계여성재단이 제정한 '세계아동학대 예방의 날'입니다.

기념일이 제정된 지 벌써 10년이 다 돼 가지만 아동 피해 사례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어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김웅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수원에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영하의 날씨에도 도복을 입은 어린이들이 사범의 발차기를 따라하느라 강추위마저 잊었습니다.

어른들에게 학대를 당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어린이들이 운동 치료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찰흙을 가지고 놀고, 태권도를 배우며 악몽 같았던 지난 일들을 잊기 위해 애를 씁니다.

[인터뷰:황현옥, 경기도아동보호전문기관 치료사]
"과정들이 처음에는 재미가 있지만 자기 마음을 드러내야 하는 과정들이 힘든 부분이 있죠. 애들이."

이처럼 학대로 고통받는 아동들의 수는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6년 동안 학대를 당한 아동들은 2만 6,000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접수된 신고 건수만 해도 세 배 가까이 늘어 지난해에는 무려 7,000건이 넘었습니다.

학대를 경험한 아동들은 훗날 발달 장애를 보이거나 범죄에 빠질 우려가 높습니다.

[인터뷰:신의진,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전문의]
"분노가 세상으로 튀어나오는 경우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범죄 행위로 바로 갈 수가 있어요."

사정이 이런데도 아동 보호 시설은 전국적으로 40여 곳에 불과할 정도로 터무니 없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예산 지원마저 부족해 서울 중앙기관의 경우 인건비 등 운영 자금 3억 7,000여 만 원을 모금을 통해 조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장화정, 경기도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시·도마다 예산 편성 규모가 작고 아동학대 예방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 사업인지 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있어서 격차가 심한 상황입니다."

전문 인력이 부족해 체계적인 치료 절차를 밟지 못하는 점도 문제입니다.

[인터뷰:신의진,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전문의]
"현재 우리나레는 법적으로든 제도적으로든 이들이 이런 전문적 서비스를 초기부터 바로 받는 게 굉장히 부족해요."

아동 학대를 예방하고 효과적인 치료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YTN 김웅래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