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공채 대신 상시채용 전환 봇물..."필요할 때 인재 뽑겠다"

대기업 공채 대신 상시채용 전환 봇물..."필요할 때 인재 뽑겠다"

2021.02.14. 오전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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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상·하반기로 나눠 대규모 공채를 진행했던 대기업들의 채용 관행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신규 채용을 필요한 부서별로 따로 뽑는 상시 채용 비중이 커지면서 고용 시장에 큰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예비 구성원을 응원한다며 지난해 올린 영상입니다.

코로나19 시대에 대학을 직접 찾아가 홍보하지 못하자 영상을 통해 취업 준비생들에게 다가선 겁니다.

SK는 내년부터 그룹 공채를 아예 없애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필요할 때 원하는 인재를 뽑는 데 더 유리하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부터 대졸자 공채를 없애고, 직군별로 업무와 근무환경을 소개하는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예비 지원자인 대학생들이 영상에 익숙한 점을 반영한 겁니다.

지난해부터 공채를 없앤 LG도 채용공고와 함께 입사 비결을 온라인에 공개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같이 업무환경 변화가 더 빠른 인터넷 기반 기업들은 필요한 때 원하는 직원을 뽑는 방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상시 채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한번에 많은 인원을 선발하다 보면 이른바 '스펙' 위주로 검증할 수밖에 없어서 적합한 인재를 뽑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또 대기업이 공채를 진행하면 채용규모가 그대로 공개돼 일자리 확대와 관련해 사회적으로 압박을 받게 되는 점도 이유로 꼽힙니다.

[이상호 /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 : 업무가 갈수록 세분화·전문화 되다 보니까 즉시에 필요한 인재를 원할 때 뽑는 수시채용을 선호하는 것 같고요, 아무래도 대규모 공채가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까 비용 측면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고….]

삼성그룹은 국내 4대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공채 전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상시 채용의 필요성도 내부적으로 느끼지만, 고용감소로 비치는 부담과 '삼성 공채'라는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한자리에 모여 시험을 치르기 어렵게 된 사회적 환경 변화를 계기로 상시채용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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