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욕의 남북경협 30년...지속성이 관건

영욕의 남북경협 30년...지속성이 관건

2018.09.17. 오전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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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 경제협력의 시작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지만 남북 관계와 국제 정세에 휘둘리며 부침의 연속이었는데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 협력이 재개되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계속해서 이정미 기자입니다.

[기자]
1001마리 소를 실은 수 킬로미터 화물차 행렬이 판문점을 넘었던 지난 1998년!

[故 정주영 / 前 현대그룹 회장 (1998년 6월 16일) : 고향 쪽을 가니까 반갑습니다.]

[북한 환영단 (1998년 10월 27일) : 열렬히 환영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금강산 관광을 시작하며 남북 교류의 새 역사를 썼던 이른바 '소떼 방북'입니다.

그렇지만 남북 경제협력은 이보다 10년 앞선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북방정책이 물꼬를 텄습니다.

이전에도 적십자사를 통한 물자 교류는 있었지만 1990년대 들어서며 섬유업계의 위탁 가공무역이 활성화된 게 가장 큰 요인입니다.

그리고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

[故 김대중 / 前 대통령 (2000년 6월 15일) : 공동성명에 대해서 완전히 합의를 봤습니다. 여러분 축하해 주십시오.]

이후 개성공단은 문을 열었고 노무현 정부 때 첫 제품을 생산한 뒤 남북 교역 규모는 1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지난 2007년엔 경제특구 조성과 남북 간 도로와 철도 개통에도 합의하지만,

이 합의는 결국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2008년 박왕자 씨 총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데 이어, 2010년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접어든 겁니다.

중단과 재가동을 반복하던 개성공단마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2016년 문을 닫습니다.

[홍용표 / 前 통일부 장관 (2016년 2월 10일) :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조선중앙TV (2016년 2월 11일) : 개성공업지구에 들어와 있는 모든 남측 인원들을 2016년 2월 11일 17시까지 전원 추방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다시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경제협력이 재개된다 해도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불확실성입니다.

[이해정 /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 : 불확실성의 완전한 제거라는 건 힘들겠지만, 남북 기본협정 같은 제도적인 틀이 마련되어 준다면 이 제도를 믿고 기업들이 좀 더 투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기업들의 기대는 한껏 부푼 반면,

실제 협력 재개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너무 조급하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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