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국정농단 경제적 피해, 취약계층이 더 커

[생생경제]국정농단 경제적 피해, 취약계층이 더 커

2017.02.01. 오후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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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국정농단 경제적 피해, 취약계층이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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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경제적 상황 심리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정치불확실성에 영향
- 여러 부분 중에서도 서비스업, 자영업자와 임시일용직이 가장 회복더뎌
- 소득이 낮고 충격을 견디기 힘든 계층이 가장 힘들다고 볼 수 있어
- 정치불확실성 해소되어도 외부 변수들 몰려오면 경제적으로 또 힘들수도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정성 한국은행 과장(통화신용정책보고서 작성 참여)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게이트, 지금 많은 비판을 받고 있죠.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안 가결로 직무정지 상태이고요. 최순실 씨를 비롯한 많은 분들은 특별검사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것들이 한국 경제에 그늘을 드리운다, 이렇게 모호하게만 얘기가 됐는데요. 최근 한국은행에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중간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 내용에는 정치적 혼란과 격변이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혔습니다. 경제 이야기는 항상 조기 대선이 점쳐지는 국면에서도 나오는데요. 위험 요소와 취약점을 안다면 빨리 대책을 세울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을까요. 보고서 해당 부분을 작성한 김정성 한국은행 과장 연결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정성 한국은행 과장(이하 김정성)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지금 사실 많은 분들이 주관적으로 얘기하던 부분이었거든요. 정치가 혼란스러워서 경제가 안 좋다, 이 정도로만 얘기했는데요. 실제 내수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나요? 어떤 보고서인가요?

◆ 김정성> 저희가 이번에 분석한 보고서는 먼저 여러 가지 불확실성과 관련되어 있는데요. 불확실성이 불거졌을 때 실물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가 주된 내용입니다. 먼저 경제적 측면에서 불확실성은 전반적인 경제활동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학계에는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불확실성에는 경기 변동의 불확실성이나 정책 불확실성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요. 이번에는 저희가 주목한 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가늠해보고, 그 부정적 영향이 있다면 어느 정도 지속되었는지, 과거 사례를 통해 분석해봤습니다. 그래서 일단 과거 정치적 불확실성이 불거졌던 시기, 1990년 이후 6차례 대상으로 분석해보면, 정치적 불확실성은 주로 소비나 취약계층 고용 등을 중심으로 해서 전반적 경제활동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김우성> 관심을 많이 끄는 이유가 노태우 정부부터 시작되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현재 박근혜 정부까지 역사적 과정에서 인과관계를 보니, 그렇다. 정치적 이벤트가 터지거나 불확실성이 있을 때 경제가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경우가 있다. 이렇게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서비스 부문 언급해주셨는데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정치가 안 좋으면 경제가 안 좋아. 당연한 거지. 이렇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연결 고리가 있을 것 같은데요. 투자나 생산, 소비 부문에 영향을 준 것이 있나요?

◆ 김정성> 먼저 직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불확실성이 불거진다고 해서, 특히 정치적으로 불안정해진다고 해서 경제활동이 위축될까, 이렇게 의구심이 있을 수 있는데요. 주된 경로는 심리인 것 같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불거진다고 반드시 실물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 주체의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런 현상이 투자, 생산, 소비 둔화 등을 야기하는 등의 정치적 불확실성 영향이 크게 부정적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급하신 투자나 생산, 소비는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경제 주체의 심리에도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에 파급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저희도 여러 인터뷰를 보내드리면서 경제는 심리다, 이런 얘기를 해드립니다. 어떤 경제 주체들의 행위나 선택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지금 고용이 화두이지 않습니까. 당장 지금 있는 여러 어려운 상황의 경제보다는 고용이 뒷받침되면 극복할 여지가 있는데 그게 없어서 고민인데요. 관심사가 높으실 것 같아요. 봤더니 제조업 부문은 크게 영향을 안 받았는데, 자영업 일용직, 임시일용직은 큰 타격을 받았다고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더라고요. 어떤 내용인가요?

◆ 김정성> 일단 고용 부문 중요하긴 한데요. 저희가 주목한 것은 전체 취업자라고 하면 개념이 모호할 수 있습니다. 취업자 보통 구분하면, 임금 근로자, 자영업자. 임금근로자 내에서는 임시일용직, 상용직. 이렇게 다양하게 구분되는데요. 구성별로 어떻게 영향이 나타나는지 분석했습니다. 임금 근로자의 경우 약간 영향을 받지만 회복되는 속도가 빠르게 나타났습니다. 다른 생산이나 투자도 회복되는 속도가 조금 빠르게 나타나는데, 보고서에서 U자형 패턴을 나타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영업자와 임시일용직의 경우에는 U자형 패턴이 다른 부문에 비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회복되는 속도도 상당히 느린 모습이고요. 취업자 수 증가율이 낮아지는 그 폭도 상대적으로 다른 부문에 비해 크게 나타났습니다. 약간 어떻게 보면 자영업자나 임시일용직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고용 쪽에서 얘기하는 취약계층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이런 분들을 중심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불거지면 실물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파급 영향이 고용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크게 나타난다고 분석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보면, 일단 산업별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중요한데요.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경우에는 정치적 불확실성 영향이 크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게 왜 그러냐면, 제조업은 수출이나 대외 여건에 주로 영향을 받는 변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인데요. 국내에서 어떤 불확실성이 불거진다고 하더라도 대외적으로 수출 여건이나 국제 글로벌 경기가 괜찮으면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됩니다. 반면 서비스업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대외 부문 영향을 제조업에 비해 덜 받기도 하고, 정치적 불확실성 영향이 크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서비스업에 주로 종사하시는 분들이 자영업이나 임시일용직, 이런 분들의 고용비중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산업 영향에 따라 고용도 이런 분들 중심으로 크게 나타난다고 분석됩니다.

◇ 김우성> 전체 취업자나 전체 산업으로 봤을 때 U자처럼 충격을 받아 같이 하락했다가 회복하는데, 서비스업과 임시일용직, 자영업 부문은 회복세가 더디고 충격의 폭도 깊습니다. 그런 것들을 보면 심리적 영향, 그리고 취약계층이 더 어려워진다. 이렇게 함의를 보자면, 결국 어려운 계층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제가 안 좋아지는 상황이 오면 더 어려워진다고 읽을 수 있을까요?

◆ 김정성> 네,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아무래도 이런 분들 중심으로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고요. 그렇다면 어떤 외부적 충격이 경제 전반에 발생했을 때, 사회 취약계층에게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직관적이든 그렇게 해석이 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이런 정치적으로 불확실한 사건, 정치적인 이벤트가 생기기 전과 비교해서 분석되는 건데요. 생기기 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위한 시간은 어느 정도 보통 소요되나요?

◆ 김정성> 분석한 결과를 보면, 2분기 정도까지는 안 좋은 영향이 지속되다가 3분기부터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소비나 투자, 생산, 고용 부문별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러한 패턴을 보였고요. 특히 그런 부분을 명확하게 가늠해보기 위해서는 경제 학계에서 많이 하는 실증분석이라는 틀을 이용해서 볼 필요가 있는데요. 분석하더라도 2분기 이후에는 정치적 불확실성 영향이 크게 유의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발생하고 나서 1~2분기까지 어느 정도 여러 가지 경제 활동이 유의하게 위축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보입니다.

◇ 김우성> 일반적으로 1년 정도 텀을 놓고, 2분기까지는 충격의 여파로 추락이 있다가, 3분기부터 회복되고, 이 역시 앞서 말씀하신 서비스업이나 임시일용직은 조금 다른 패턴, 좀 더 충격이 길다고 얘기하셨는데요. 소비가 궁금합니다. 돈을 써야 자영업이나 임시일용직 분들도 그 여파를 받아 나아질 텐데요. 소비는 어떻습니까?

◆ 김정성> 크게 소비, 투자, 수출 이런 부분을 국민재정에서 지출 사이드라고 하는데요. 지출 사이드 부문별로 보면, 투자에 비해 민간소비가 약간 회복되는 속도가 좀 약하긴 한데요. 마찬가지로 U자형 패턴으로 회복되는 모습이 3분기 이후에는 나타납니다. 다만 지금 저희가 보고서에서 분석한 것은 과거 몇 가지 사례의 특징적 패턴이 이렇다고 말씀드리는 거고요. 과거 패턴을 바탕으로 지금의 불확실성의 영향력을 가늠해보는 것이기에 이러한 패턴이 지금에도 똑같이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보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고요. 어떻게 대응하느냐, 특히 소비를 말씀하셨는데요. 소비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어떤 방향이나 어떤 대응책들이 있다면, 회복되는 모습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자연과학적 실험과 달라서 이렇게 된다는 평균값이 반드시 이렇게 된다는 건 아니니까요. 그런 점에서 고려해두고 본다면, 지금의 국면이 다른 면도 있지만,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태는 역사적으로 분석하셨던 것 중에서 노무현 정부, 2004년 3월에 있었던 탄핵안과 비슷한 상황인데요. 그때와 다르게 점쳐지는 건, 탄핵이 인용될 수 있다. 즉 헌재가 탄핵을 통해서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다는 전망도 꽤 많이 나오거든요. 그렇다고 본다면 정치적 불확실성에 의한 여파, 길이, 시간적 고통의 길이가 길 수 있다고 조심스럽지만 예측해볼 수 있을까요?

◆ 김정성> 저는 그 부분은 관점에 따라 조금 다르게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정치적 불확실성 이벤트로만 놓고 보면, 이번 사건이 크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부분이 경제에 그만큼의 영향력을 미친다, 이렇게 단선적으로 생각하는 건 무리가 있을 수 있을 것 같고요. 여러 부분에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대응이라든지 정책적인 협조, 이런 것들이 적극적으로 이뤄진다면 그 영향은 크게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된다, 이렇게 보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고요. 대내, 대외를 칼로 가르듯 볼 수는 없을 텐데요. 트럼프가 반이민 정책 행정명령을 발동했고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금리도 그렇고 여러 가지 고려할 점이 많습니다. 대내외적 상황도 대외적 상황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사드 배치도 그렇고 여러 문제가 있어서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조심해야 하거나 눈여겨보아야 할 변수 같은 것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김정성> 저희가 이번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몇 가지 언급했는데요. 우선적으로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는데, 올라갈 때 가계대출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칠 거냐. 그동안 가계대출이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이슈 중 하나였는데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 부분이 중요하게 봐야할 부분인 것 같고요.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지금 대외 부문에서, 특히 미국 연준에서 정책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요. 주요 선진국, 주요국의 통화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느냐, 이런 것들이 중요한 이슈일 것 같습니다. 왜냐면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변화한다면 글로벌 자금 흐름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과정에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다든지, 또 다른 불확실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흔들리는 배를 바로 잡아도 또 전체 파도가 몰아치면 또 다른 위기가 닥칠 수 있다, 이런 점들을 복합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김정성>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정성 한국은행 과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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