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불투명한 기업-최순실 관계, 떠나는 투자자

[생생경제]불투명한 기업-최순실 관계, 떠나는 투자자

2016.11.28.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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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불투명한 기업-최순실 관계, 떠나는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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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조창훈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전 세계적 관심을 끄는 사건입니다. 평화로운 국민들의 시위도 이어지는데요. 최순실 씨와 대기업 간 뇌물 성격의 특혜가 오간 것이 사실이라고 밝혀질 경우 우리 기업들은 부정부패의 낙인을 받습니다. 해외의 대형 연기금 등 투자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출, 내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투자까지 줄어들면, 경제가 받을 타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의 부정부패가 경제적 타격과 무슨 관계인가, 생각하실 텐데요. 이미 거대한 규모의 기금들은 도덕적 기준을 명확하게 따져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성은 어떤 것이며 대안은 없는지, 조창훈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창훈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하 조창훈)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지금 사실 정치적 이슈로 되어있지만, 기업도 미묘하게 많이 얽혀 있습니다. 이번 사태 어떻게 보세요?

◆ 조창훈>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지금 이 사태는 기본적인 원칙인 투명성과 compliance, 즉 규범 준수를 청와대와 집권여당, 국가기관, 현금을 가진 대기업이 지키지 않아 발생한 국가적 위기상황입니다. 이번 사태는 경제적으로 큰 소실을 초래하고 있고요. 문제는 단순히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외적으로 평판 훼손, 우리가 우려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초래할 경향이 커지고 있습니다.

◇ 김우성> 이로 인해 더 받게 될 불이익이 커질 수 있다는 건데요. 사실 해외 투자 업계는 최순실과 대기업 간 특혜 의혹이 사실이면, 부정부패 기업에 들어가는 한국의 대기업들, 연루된 기업이 많습니다. 투자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하거든요. 이게 가능한가요? 해외 투자자들은 이런 기준으로 어떻게 보면 제외, 고려를 하는 건가요?

◆ 조창훈> 충분히 단계적으로 그럴 수 있습니다. 왜냐면 지금 의혹만으로도 증권 시장이 효율적 시장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주식의 가치는 폭락해야 합니다. 지금 연기금들이 가진 국내 대기업에 대한 보유 주식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기본적으로 부정부패 이슈가 발생하면 주식은 상승하기보다는 하락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인지, 팔아야 할 것인지,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을 겁니다.

◇ 김우성> 그 회사에 대한 가치 부분 때문에 투자하고 돈을 집어넣게 되는 주식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겁니다. 국제적 대형 투자 자금들, 연기금, 기구들이 정해놓은 부정부패의 기준들이 어떤 건가요? 어느 정도 엄격한지도 중요할 텐데요.

◆ 조창훈> 일단 굉장히 서구사회인 경우 많은 측면에서 이뤄지는데요. 우선 말씀드리면, UN의 반부패협약, OECD의 뇌물방지협약, EU의 뇌물방지협약, 영국의 Bribery Act, 미국의 해외부패 방지법 등 굉장히 많습니다. 단순히 부정부패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그 회사에 대해 경영진, 막대한 벌금뿐만 아니라 이 문제가 이뤄지게 된다면 당연히 투자대상 리스트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회계적 정보 측면에서 투자를 많이 하는데요. 이 부정부패 이슈의 경우 회계적 정보 이외에 넘어서는 비재무적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에 막대한 손실을, 연기금도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큰 이슈가 되는 거죠.

◇ 김우성> 단지 도덕적 이유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투자자들의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회계적 불투명성, 부패는 중요한 정보라고 하셨는데요. 중국 휴대폰 부품 회사가 이런 사례로 올해 1월 투자대상 기업에서 제외됐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어떤 내용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 조창훈> 1월에 노르웨이 국민연금이 중국 정부가 주요 투자자로 있는 세계적 통신 인터넷 설비 회사인, 휴대폰 부품 회사인, JTE라는, 한국말로 하면 중흥통신에 대해 투자를 제외했습니다. 이 기업이 굉장히 글로벌하게 부패했다는 이슈가 제기되고 있어서 노르웨이 국민연금이 이 이슈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고 투자원칙에 준해서 투자 목록에서 제외했는데요. 굉장히 그 당시에 JTE 주가가 굉장히 하락한, 상징적인 사례가 됩니다.

◇ 김우성> 직접적 사례도 있는데,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회계정보가 불투명하고 부패라는 것을 통해 합리적 예측이 안 될 경우 투자의 손실을 우려해서도 빼고, 도덕적인 이유에서도 빼겠지만, 이러한 룰을 만든 배경이 있을 것 같습니다. 부정부패 기업들을 투자 제외 대상으로 하는 것,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들, 어떤 배경입니까?

◆ 조창훈>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굉장히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알고 있는 회계 정보는 일반적인 기준에 따라 외부에 공개된 정보인데요. 영화도 있지만, 내부자라든가, 내부에는 다양한 이슈가 있는데요. 기업들 입장에서는 그러한 다양한, 윤리적이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 덜 공개하려고 할 거고요.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공개된 정보가 이게 전부인가, 혹시 투자 대상 기업에서 다각도 위험 요소들이 있는데, 그게 공시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구 유럽사회에서 비재무적 정보까지 중요한 공지 사항으로 요구해서 많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있는데요. 자발적 공개한다고 하기보다는 제도적으로 그것을 지키지 않을 경우 막대한 페널티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지키게 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이런 투명성이 중요하게 제도화되었다는 인식까지 받을 정도인데요. UN PRI에 서명된 연기금, 국부펀드 규모가 2경 원, 경이라는 단위를 잘 쓰지 않는데요. 2경 원 규모라고 합니다. 만약 이번에 뇌물 수수라든지 혹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위해 불합리한 거래가 있었다는 게 확정되고, 만약에 이로 인해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면, 우리 경제도 많이 타격받겠죠?

◆ 조창훈> 당연합니다. 왜냐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코리아 브랜드 자체가 굉장히 국가적인 할인 사태를 맞게 되는 거고요. 이미지 자체가 굉장히 많이 훼손되게 되는 거죠. 주가 하락은 예상할 수밖에 없고요.

◇ 김우성> 단지 투자금이 빠져나가는 것 못지않게 코리아라는 이미지가 디스카운트, 정말 지금 가치보다 깎이는 건데요. 그런 것들에 대해 지금 경영진이나 기업의 인재, 임원들이 모르진 않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런 사태뿐만 아니라 한국은 기업 투명성에서 무심하다, 손 놓고 있다는 느낌도 드는데요. 어떻습니까?

◆ 조창훈> 굉장히 대답하기 쉽지만, 공개적으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이런 이슈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덜 윤리적이라는 건 이미 알고 투자를 했기에 이러한 비윤리적 사안이 생겼을 때 주가가 크게 빠지지 않는, 특수한 상황이 우리나라 현실이라는 얘기가 있고요. 그래서 이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억울하면 출세하라. 이런 말도 있듯, 우리 사회와 기업에 만연된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굉장히 ‘웃픈’ 이야기인데요. 기업이 어떻게 보면 부정부패를 하기 위해서 별도의 현금이 필요합니다. 현금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덜 투명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서로 공생관계, 검은 거래, 공생 관계를 위해서 지배구조나 회계 투명성이나 내부 통제 시스템을 투명하게 하지 않기 때문에 검은 거래 자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가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구조가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 비판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 김우성> 정말 웃프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웃기면서 슬픈 이야기인데요. 우리 비자금, 비밀 자금들의 흐름을 위해서 투명성이 오히려 해가 되니까, 그래서 또 불투명하다는 건데요. 정 반대 사례를 알아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세계 증권거래소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곳에는 깨끗한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 이런 것들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 조창훈> 그렇죠. 왜냐면 회계정보 자체 한계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 투자, 글로벌 시장에서는 한계점을 알기 때문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에 대한 정보가 ESG라는 요소인데요. E는 환경, S는 사회, G는 회사의 지배구조에 대해 평가하는 건데요. 이 정보가 있어야만 재무적 정보를 어느 정도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 이에 대해 감안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이미 미국과 유럽 사회에서는 ESG 상장기업 평가 관련해서 많이 발전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와 단순비교를 하면 어렵습니다. 왜냐면 우리나라는 자본시장이 성장하게 된 게 이미 굉장히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고요. 미국의 경우 철저하게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어 발전된 시장이기에 이 시스템을 가져가게 되더라도 효과를 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장기투자 개념이 아직 미흡하기에, 좀 더 시행착오를 거치며 발전되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우성> ESG, 환경, 사회, 회사 지배구조 도덕적인 면, 좋은 면, 투명성을 보고 나서 어떤 회계 정보를 덧붙여 투자하는 시장입니다. 한국도 있습니다.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시장의 특성상 제대로 존립되어 있지 못한데요. 그렇다고 한국판 ESG, 투명성 기업들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어떤 대안, 보완책으로 이끌어가면 될까요?

◆ 조창훈> 굉장히 필요한 과제인데요. 그렇다고 단기적으로 많이 기대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지수를 찾아낸다는 게 기업의 내재 가치를 합리적으로 찾아내기 위한 고군분투 과정인데요. 절대로 한 번에 끝나는 과정이 아닙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는 될 수 있으면 국내 기업들이 공시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ESG에 관련된 투자는 기업들의 비재무적인 정보를 최대한 이끌어내어 지표로 삼아야 하기에 한쪽은 정보를 주지 않고자 하고, 한쪽은 정보를 찾아내야 하는, 아주 미묘한, 입장이 반대되기에 해당 산업을 잘 알고 있는, 예를 들면 재무, 공시, 감사, 컴플라이언스, 법무 업무를 담당한 우수한 인력이 기업 쪽이 아니라 반대쪽에 와서 일을 해야 하는데요. 여러 가지 기회비용을 감내해야 하잖아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긴 호흡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뿅 하고 만들어진 성격의, 비유가 그렇지만, 한국 증시 혹은 자본 시장이라면, 이제는 차근차근 성장하는 인내도 필요하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익숙지 않은 청취자들을 위해서 결론적 질문인데요. 기업이 투명해지고 도덕적인 면, 이런 것들이 좋아지면, 경제에 더 득이 된다, 맞습니까?

◆ 조창훈>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고도의 경제 성장을 추구해야 하는가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감을 가지게 되는데요. 앞으로 고도성장하기 보다는 투명성을 전제로 신뢰회복 사회에서 안정적 경제성장이 이뤄져야 합니다. 부정부패를 한다는 이슈는 어떻게 보면 완전 경쟁, 공정 경쟁이기보다 기득권을 통해 사업의 기회를 따내기 위한, 어떻게 보면 덜 윤리적이고, 공평하지 않은 게임의 룰이 반복되는 건데요. 이렇게 됨으로써 크고 작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보면 이 사태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하여 오히려 이 기회를 통해 우리 기업의 투명성, 우리나라 투명성을 확고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 김우성> 당장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전체적 비용 측면을 고려했을 때 투명성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조창훈>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조창훈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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