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아재가 뜬다? 영포티(Young Forty) 전성시대!

[생생경제] 아재가 뜬다? 영포티(Young Forty) 전성시대!

2016.04.15. 오후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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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아재가 뜬다? 영포티(Young Forty)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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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40대 탈권위주의의 첫 세대
- 합리적 선택 위주로 결정, 진영논리와 기성세대 논리 벗어나
- X세대가 C세대로 변신하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 김우성> 요즘 ‘아재 개그’ 모르면 대화에 끼어들기 힘들다. 이런 말이 있는데요. 그래서 저도 한 번 해보겠습니다. 아직 아재가 되고 싶지는 않긴 한데요. 여러분 야자나무에 열리는 열매가 뭔지 아십니까? 정답은 잠시 후에 출연자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세간에 유행하는 아재 개그도 그렇고요. 소비 트렌드에 있어서도 40대를 중심으로 한 아재들의 소비가 점점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이 아재 열풍의 근원은 무엇이고, 우리의 소비 트렌드, 세대별 경제활동 어떤 부분이 달라지는지, 전문가 모셔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의 김용섭 소장을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김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이하 김용섭)> 예. 안녕하세요.

◇ 김우성> 소장님, 제가 앞서 문제 하나 내드렸는데, 혹시 정답 아십니까?

◆ 김용섭> 네, 사실 이건 알아도 답하기 좀 그런데요. 알면 아재인 게 인증되잖아요?

◇ 김우성> 네, 맞습니다. 정답은 ‘반말’입니다. 저도 말을 하고 조금 머쓱한데요. 요즘 아재 개그가 TV 소재로 많이 쓰이고 있고, SNS 상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40대와 50대, 즉 아재들의 젊은 소비를 큰 손으로 인식하고 이벤트를 열기도 하고 있고요. 이 세대의 소비가 작년과 비교해도 35%, 1년 만에 상승했다고 합니다. 사들이는 품목도 패션잡화, 걸 그룹 앨범, 이렇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아재들이 소비, 문화에 등장하는 배경,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 김용섭> 네, 40~50대라고 하면 폭이 굉장히 넓은데요. 이중에서도 영 포티(Young Forty)라고 해서, 조금 더 젊은 40대, 40대 중반까지, 이런 사람들이 과거의 아저씨의 모습을 탈피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어요. 그런데 지금 50대까지 확장해서 이런 부류에 편승하는 것이죠. 조금 더 젊은 소비를 하고, 젊은 사고를 가지겠다는 것인데, 원래 아저씨를 표현하는 말 중에 ‘꼰대’라는 말이 있었고요. 방송에서 적합한지 모르겠지만 ‘개저씨’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굉장히 비하하는 말인데요. 이건 사실 그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비하하는 용어가 아니라,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4~50대 아저씨 중에서 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한다거나, 과거의 관성들을 내려놓지 못한 사람들이 꽤 있었거든요. 이런 사람들을 지적하고 배격하는 것이었는데요. 아재라는 말은 거기서 조금 더 순화된 말입니다. 아재 개그라는 것도 사실 70~80년대 하던 개그인데, 그걸 아직도 잊지 않고 꺼내는 사람들은 옛날로부터 별로 발전하지 않은, 관성을 내려놓지 않은 사람이라고 해서 원래는 그들을 희화화 하는 소재였는데, 지금 이런 말들이 자연스럽게 퍼지면서 아재 개그를 아재가 아닌 사람들도 하게 되는 것인데요. 이렇게 우리 사회가 아저씨를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다가 얼마 전부터 조금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아재라는 화두를 조금 더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말씀하신 40대 중반을 중심으로 해서 이 세대가 여러 가지 문화적인, 경제적인 중심에 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그들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경험이 ‘응답하라’는 TV 시리즈로 그렇고, 굉장히 소비나 문화의 중심에 와 있거든요.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 김용섭> 맞습니다. 사실 응답하라 시리즈에 등장하는 게 다 40대인데요. 90년대를 20대로 보낸 40대가 되는 거죠. 사실 90년대를 20대로 보낸 사람들을 우리가 X세대라고 부릅니다. 이들이 그 당시에 굉장히 다양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였습니다. 당시에 왜 X였냐면 기성세대로써는 얘들을 전혀 모르겠다고 해서 X라고 한 것인데요. 기성세대가 하지 않던, 외국에서 들어온 물건들을 소비하는 것이나, 다양한 문화를 접한다거나, 조금 더 관대하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거나, 이런 태도들은 과거 세대에는 없었습니다. 이런 문화를 잘 받아들이는 특성을 가지고 있던 X세대가 나이를 좀 먹어서 이제 40대가 된 거죠. 이들이 단지 개인적 경험이라기보다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화두가 계속 보편화되고 있는 겁니다. 요즘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시청자 층은 40대입니다. 10대, 20대는 사실 TV를 안 보거든요. 주로 40대 이상을 타깃으로 방송을 만들게 되고, 또 방송국에서 방송을 가장 열심히 만드는 PD들을 보면 대부분 40대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자기가 경험한 것을 자기가 대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밖에 없다보니까, 당시 90년대를 계속 화두로 하는 콘텐츠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요즘 90년대를 살아왔던 지금의 40대가 소비를 많이 하는 것은, 그 당시에는 소비라는 것이 과거 세대가 봤을 때 부정적인 것이었어요. 소비라는 말 앞에 과소비라는 말을 붙였는데요. 요즘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서 하는 소비를 긍정적으로 보거든요. 자기를 위해서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요. 이런 태도 때문에 40대이지만 걸 그룹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고요. 누군가는 술을 좋아한다면 그것 또한 하나의 선택지라고 생각한다는 거죠. 거기다가 요즘 아저씨들도 주부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주방 가전, 이런 쪽에 소비를 많이 합니다. 한 때 쿡방이 유행했을 때 쿡방 쪽의 가장 큰 수혜자가 남성들이 요리를 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이 요리만 배운 게 아니라 사회적 태도를 배운 겁니다. 남녀 역할에 구분이 없다는 것을 배운 거니까요. 어찌 보면 이런 태도들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데에 가장 좋은 도구가 90년대의 흐름이라는 것이죠.

◇ 김우성> 탈 권위가 우리사회에 90년대에 고조되었고, 그 세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설명을 해주신 것 같은데요. 영 포티라는 말, 예전에 ‘사오정’이란 말도 있었는데, 그런 말과 어감이 많이 다릅니다. 어떻게 40대를 젊은 세대로 인식하는지 궁금하거든요?

◆ 김용섭> 그렇죠. 사실 사오정이란 말은 45세가 정년이니까 굉장히 슬픈 말이잖아요? 그런데 영 포티, 40대가 젊다는 게 과거의 생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거죠. 40대면 꽤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평균 중위연령이 40세가 넘었습니다. 과거에는 30대만 해도 인생 꺾어졌다는 말을 썼는데, 이제는 40대가 넘지 않고는 그 말을 못 쓸 만큼 평균 수명이 길어졌잖아요? 그러다보니까 물리적 나이로는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은 나이겠지만, 사회적 나이로 봤을 때는 요즘 40대는 과거의 30대쯤밖에 안 된다는 거죠. 1990년대에는 우리나라 평균 중위연령이 30세였습니다. 20년 동안 10살 정도 늘어난 거니까 그만큼 사회적 나이의 개념이 많이 바뀌었다고 봐야 겠죠. 그래서 지금 40대를 젊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 김우성> 지금 여러 언론 보도를 보면 X세대였던 청년들이 20년이 지나서 지금 C세대라고 불리더라고요. 이건 뭔가요?

◆ 김용섭> C세대는 이들이 문화에 대한 소비가 많다보니까 컬처(Culture)세대, 아니면 이들이 기성세대보다는 훨씬 더 창의적이니까 크리에이티브(Creative) 세대, 또 이들이 워낙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컬러풀(Colorful) 세대, 혹은 어릴 때부터 컴퓨터와 PC통신을 다 써본 세대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연결, 커넥트(Connect) 세대, 이런 말들을 다 붙여서 C세대라고 부르는데요. 사실 이런 조어 자체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없는데요. 적어도 1990년대, X세대들이 그만큼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과거 세대에 비해서 창의적이고, 다양한 것을 받아들인 사람들이었고, 그 사람들이 나이를 먹어서도, 흔히 나이를 먹으면 보수화되고 아저씨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들은 나이를 먹어도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자는 것이죠.

◇ 김우성> 네, 이 세대는 정치적 선택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고, 경제적 선택에서도 애써 집을 마련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등의 특징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 특징도 있죠?

◆ 김용섭> 네, 맞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파트에 오래 살아본 세대가 사실 X세대예요. 1980년대에 아파트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들어와서 많이 살았으니까, 어릴 때부터 살았던 거죠. 이 사람들이 나이를 먹고 아파트에 쭉 살다보니까 더 이상 집이라는 것이 우리가 살면서 누릴 행복의 가치인 거지, 이걸 상품의 가치로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서는 조금 반기를 들었다는 거고요. 그러다보니까 내 집을 가지면 좋지만 굳이 빚을 내서 담보 잡힌 인생을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거고요. 그 돈으로 자기가 새로운 것을 누리겠다는 태도를 가지면서 집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는 거죠. 또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도 사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프레임 중에 하나가 보수, 진보, 지역구도, 이런 게 있었다면, 이들은 그런 게 아니라 누가 조금 더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답을 찾아줄 것인가 하는 부분, 어찌 보면 정책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되니까요. 이런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점점 우리 사회가 선거를 치를 때도 정책을 가지고 문제를 푼다면, 사실 당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를 푸는 관점과 정책이 있는가가 중요한데, 이런 태도를 가진 40대가 늘어난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용섭>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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