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빼면 지난해 1.5% 성장...악순환 우려

재고 빼면 지난해 1.5% 성장...악순환 우려

2016.02.11. 오전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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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2.6% 성장을 했지만 생산해 놓고 팔지 못한 재고분을 빼면, 성장률은 1.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올해도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보여, 재고 증가와 생산·투자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우려됩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우리 경제는 2.6% 성장했습니다.

상품과 서비스 등의 생산량이 2014년보다 2.6% 늘어났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고분을 빼면 성장률은 달라집니다.

공장에서 일단 제품을 만들면 팔지 못하고 남더라도 국내 총생산에 잡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재고분을 국내 총생산에서 빼면 성장률은 2.6%에서 1.5%로 뚝 떨어집니다.

재고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 2010년 3.4%p 이후 줄곧 떨어지다가 2014년부터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생산에서 소비로 연결되는 흐름이 2014년부터 조금씩 막히기 시작한 겁니다.

재고가 늘어나면 기업은 생산을 줄이게 되고, 투자와 고용도 위축됩니다.

그렇게 되면 경기는 가라앉고 다시 재고가 증가하는 악순환이 올 수 있습니다.

재고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 7%대 성장을 멈추는 등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서 수출이 부진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지난해 대규모 할인 행사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국내 소비가 늘었지만, 가계 소득이 늘지 않는 이상 정부의 인위적인 소비 부양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근태 /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정부의 소비 부양책이 올해 소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겠지만, 지난해 하반기처럼 소비가 크게 늘면서 경기를 이끌어갈 정도에 이르기는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재고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여 기업들이 재고 조정을 위해 본격적으로 생산을 줄이기 시작하면 성장 둔화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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