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환풍구 '하중 기준' 가장 약한 단계

사고 환풍구 '하중 기준' 가장 약한 단계

2014.10.21. 오전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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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락 사고가 난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는, 사람이 밟지 않는 지붕으로 간주 돼 하중을 견디는 기준이 가장 약하게 설계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환풍구는 사실상 전국 대부분의 건물과 시설물에 설치돼 있어, 실태 파악 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피해자들은 공연을 보기 위해 환풍구를 딛고 올라섰다 변을 당했습니다.

문제는, 이 환풍구가 사람이 밟지 않는다는 가정에 따라 설계됐다는 겁니다.

환풍구는 보통 지붕으로 간주돼 하중을 견디는 기준이 정해지는데, 사람이 사용하지 않을 경우 1㎡에 100kg만 견디면 됩니다.

산책로와 같이 사람이 다니는 길에 설치된 환풍구라면 1㎡에 300kg.

차가 지나다니거나, 지하철 역사 환풍구라면 500kg을 견뎌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고가 난 환풍구는 가장 약한 단계인 1㎡에 100kg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딛고 올라선 사람들의 무게를 견딜수 없었습니다.

환풍구는 지하 주차장이나 지하철 뿐 아니라 사실상 대부분의 건물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전국적으로 그 수가 너무 많아 통계를 내기 힘들어서, 실태 파악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환풍구의 설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환풍구는 대부분 왕래가 없는 외진 곳에 있고, 수십명이 올라가는 것도 극히 드문 일인데 일괄적으로 안전 기준을 강화화면 지나친 규제일 뿐만 아니라 낭비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환풍구가 무너져 사람이 죽고 다치는 사고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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