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대신 어때요?…도장의 아름다운 변화

명함 대신 어때요?…도장의 아름다운 변화

2013.03.24. 오전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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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요즘엔 본인 확인을 서명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도장이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옛것으로 치부됐던 도장이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양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글씨가 새겨질 바닥면을 사포로 곱게 문지르고, 입으로 돌먼지를 불어가며 조각칼로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파내려 갑니다.

어느덧 내년이면 도장 파는 일을 천직으로 삼은지 60년이 되는 박호영 씨.

나라에서 '명장' 칭호까지 받았지만 요즘 종종 밀려오는 아쉬움은 막을 길이 없습니다.

서명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진데다 경기까지 좋지 않아 손님 발길이 많이 뜸해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박호영, 인장공예 명장]
"이것도 전통문화인데 자꾸 퇴색돼 가는 것이 아쉽습니다."

전통적인 문양의 도장이 점차 쇠락기를 걷는 사이 새로운 모습으로 갈아입은 도장들이 등장했습니다.

글자인듯, 그림인듯, 이 도장은 전통 서예에다 손으로 그린 그림문자인 '캘리그라피'를 접목했습니다.

갈수록 외면받는 서예를 되살리기 위해 원로 서예가가 직접 뛰어들었는데, 젊은 세대는 물론 외국인들 눈길까지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김동규, 서예가]
"자유스럽게 쓰는 서체거든요. 그런 서체들이 요즘 현대인들이 보니까 상당히 멋있는 거야. (그런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않았느냐..."

이름 만을 새기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캐릭터 디자인을 도입한 도장도 등장했습니다.

아기자기한 모습에 연락처와 이메일 주소를 담아 개성있는 명함으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도장에 익숙치 않은 2030 세대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수연, 대학생]
"옛날 도장은 많이 딱딱하단 느낌이 드는데 이 도장은 귀엽고 아기자기해서 좋은 것 같아요."

업무나 사무용으로 쓰여 오다 세월의 변화에 밀려 조금씩 자취를 감추는 도장.

색다른 아름다움과 아이디어로 변신을 거듭하며 새로운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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