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낳은 부산 대표 음식

가난이 낳은 부산 대표 음식

2011.11.25. 오전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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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밀면, 돼지국밥, 곰장어...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인데요.

모두 국제 원조를 받던 가난한 시기에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는 29일부터 개발원조 총회가 열리는 부산의 명물 음식을 장아영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뱀 같은 생김새에 살도 별로 없습니다.

먹을 것이 없던 1950년대.

사람들은 자갈치 시장에 버려져있던 곰장어까지 부엌으로 끌어들입니다.

피난민들에게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돼줬던 곰장어 구이입니다.

[인터뷰:최영순, 가게주인]
"먹을 건 없고 미국에서 떨어지는 쓰레기통 뒤져 먹고 그 당시는 그랬다고 하대요. 먹을 게 없어가지고...그러니까 발길에 채이는 게 곰장어인 거예요. 그래서 이걸 해먹으면 어떨까해서 처음에는 삶았대요."

돼지국밥도 한국전쟁 때 생겨났습니다.

미군에서 나온 각종 고기를 넣고 끓여 밥을 말아 먹은 것이 시초입니다.

소고기보다 값이 싼 돼지고기를 넣었지만 이마저도 먹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인터뷰:김두영, 40년 단골]
"참 못 살 때 보리고개 때 못 살 때 돼지국밥은 먹기 힘들었다고. 그 할머니가 마음씨가 좋아서 서비스도 하고 가난한 사람 밥도 주고..."

밀면의 조상은 냉면입니다.

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고향에서 먹던 냉면을 만들려 했지만 메밀을 구할 수 없자 대신 원조 받은 밀가루로 면을 삶았다는 게 밀면의 가장 유력한 기원입니다.

이밖에도 피난민촌의 아침을 달래주던 낙동강 재첩국과 구황작물인 고구마 가루로 만든 비빔당면까지, 부산 음식에는 서민들의 신산한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가난했던 시절, 부족한 재료로 배고픔을 잊기위해 만든 음식들이 이제는 추억도 있고 맛도 있는 부산의 명물로 자리잡았습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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