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로 망한 저축은행...분양사기 사업장에 6천억 쏟아부어

PF로 망한 저축은행...분양사기 사업장에 6천억 쏟아부어

2011.09.22. 오전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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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저축은행들이 부실에 빠진 것은 무분별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PF 대출 때문입니다.

이번에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과 에이스저축은행은 분양사기가 발생했던 공사현장에 10년간 무려 6천백억 원을 쏟아부었다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정유진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일산에 있는 고양터미널 공사 현장입니다.

지하 5층, 지상 7층 규모로 지어지고 있는 이 곳은 분양사기 사건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다 10년 만에야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녹취:공사관계자]
"극장하고 영화관하고 지하 마트는 이미 결정이 됐어요."

금융당국이 진단한 이 사업의 회수 예상 감정가는 천4백억 원.

하지만 이번에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과 에이스 저축은행은 각각 천 6백억 원과 4천5백억 원 등 모두 6천백억 원을 이 사업장에 쏟아부었습니다.

2002년 각각 3백억 원으로 시작됐던 대출이 10년동안 반복되면서 담보가치의 4배가 넘는 돈을 빌려준 것입니다.

이미 대출을 해줬던 두 저축은행은 이 사업에 추가로 14차례 더 대출을 해줬습니다.

저축은행 업계 2위인 토마토 저축은행도 지난 2009년 완공돼 아직도 분양이 마무리되지 않은 이 주상복합건물에 840억 원이나 되는 돈을 빌려줬습니다.

사업자의 담보나 신용보다 사업 수익성에 의존해 자금을 투자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PF에 저축은행이 무리하게 뛰어들면서 빚어진 폐단입니다.

실제로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난 2008년부터 사들인 저축은행 부실 PF 채권 가운데 절반이 대형 저축은행 계열 5곳에 집중되는 등 유행처럼 번진 PF사업이 저축은행들을 흔들었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임일섭,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센터장]
"예대마진을 확보하기 위해서 금리가 높은 대출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고, 이는 결국 보다 위험성이 높은 부동산 PF같은 그런 대출에 의존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부동산 경기가 전성기일 때는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유행처럼 번졌던 부동산 PF 대출.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무너지자 저축은행들을 파국으로 몰아가면서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YTN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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