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비밀계좌 열렸다"...은닉자금 첫 적발

"스위스 비밀계좌 열렸다"...은닉자금 첫 적발

2010.05.25. 오후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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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국세청은 이번 역외 탈세 조사과정에서 처음으로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에 숨겨진 뭉칫돈을 찾아냈습니다.

탈세범들의 안전지대로 알려져온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가 열린 것입니다.

이만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에서 제조업을 하는 김 모 씨, 회삿돈 수천억 원을 빼돌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우선 해외 법인과 유령회사를 이용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습니다.

이 돈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홍콩 등에 있는 다른 유령회사로 옮겨졌습니다.

몇 단계의 자금 세탁과정을 거쳐 뭉칫돈이 최종 도착한 곳은 스위스 등에 있는 비밀 계좌였습니다.

아직도 1억 3,000만 달러, 우리돈으로 1,500억 원이 남아있습니다.

김 씨는 이 돈 가운데 일부를 빼내 조세피난처에 숨겨놓은 뒤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자녀들에게 물려주려고 시도했습니다.

또, 일부는 다시 홍콩과 라부안 등을 거쳐 선박이나 골프장, 부동산 투자 등에 썼습니다.

완벽할 것 같았던 김 씨의 행각은 국세청의 끈질긴 추적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스위스 비밀계좌에 숨겨둔 돈이 처음으로 과세 당국에 적발된 것입니다.

[인터뷰:박윤준,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
"기본적으로 스위스나 홍콩과도 법적인 근거를 만들 것이고, 근거를 갖추기 전이라도 이번 사례에서 보듯이 더이상 안전한 피난처는 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 씨에게는 결국 세금 2,100억 원이 부과됐습니다.

정부는 스위나 홍콩 등과 금융 정보를 주고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부정하게 빼돌린 돈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것입니다.

YTN 이만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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