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또 인터넷 뱅킹 해킹...'속수무책'

시중은행 또 인터넷 뱅킹 해킹...'속수무책'

2009.04.16. 오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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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시중은행 인터넷 뱅킹이 해킹을 당하는 사건이 또 일어났습니다.

해당 은행은 전산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나, 고객들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고한석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2일 회사원 문병경 씨는 인터넷 뱅킹을 하던 중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공인인증서가 폐기 됐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다음날 인증서를 재발급 받은 뒤 보안카드 번호까지 입력했지만 이번에는 은행 서버 오류로 인터넷 뱅킹이 불가능했습니다.

다시 접속을 시도했지만 이제는 아예 통장 비밀 번호까지 바뀌어 있었고, 그러는 사이 문 씨의 통장에 있던 돈 640만 원이 모두 빠져나갔습니다.

[인터뷰:문병경, 인터넷 뱅킹 해킹 피해자]
"나름 은행에서 제시한 보안 철칙들을 준수하면서 인터넷 뱅킹을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뚫린 것이죠. 허무하더라고요."

문 씨의 돈이 이체된 곳은 또 다른 시중은행의 계좌입니다.

지급 정지를 요청해 실제로 돈이 출금되는 것은 막았지만, 해킹 사실을 늦게 알았다면 640만 원은 해커의 계좌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당 은행은 신고를 받고 조사에 들어갔지만, 은행 전산 시스템이 해킹을 당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개인 정보 유출로 인한 해킹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녹취:은행 관계자]
"은행 시스템을 해킹한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사고도 없었구요. 그렇다면 고객님 개인 정보가 어떤 방법으로 유출된 건데..."

시중 은행의 인터넷 뱅킹이 해킹을 당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10월 우리은행 인터넷 뱅킹 계좌에서 1,300만원이 무단 이체됐고, 12월에는 씨티은행에서 1,430만원이 해킹으로 빠져나갔습니다.

또 지난 2월에는 하나은행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 2,100만 원이 무단 인출됐습니다.

모두 중국발 해킹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범인 검거는 물론 구체적인 원인 규명 조차하지 못했고, 은행연합회는 은행의 잘못이 아니라고 발을 뺐습니다.

지난해말 기준 등록된 인터넷 뱅킹 고객은 5,000만 명이 넘습니다.

해킹 피해를 고객들의 탓으로만 돌린다면, 은행에 돈을 맡기는 이유는 무색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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