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야당·언론 갈등 부추겨"...靑 "관점 같다"

[취재N팩트] "야당·언론 갈등 부추겨"...靑 "관점 같다"

2018.08.22. 오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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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자리 쇼크 등 경제 문제로 여야가 연일 격돌하고 있는 가운데,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불협화음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청와대와 여당은 큰 틀에서 같은 이야기인데, 두 사람이 세부 사항에 있어서 강조점이 달랐을 뿐, 갈등은 아니라는 입장인데요.

민주당은 야당과 언론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화살을 돌렸습니다.

이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염혜원 기자!

이전부터 갈등설이 불거지긴 했지만, 이번에는 좀 더 크게 비화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일요일 당정청 협의회에서의 발언이 갈등의 표출이냐, 아니냐를 두고서 설왕설래하고 있는데요.

당시 발언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고용불황 문제를 짚으면서 모두에 한 발언이 다양한 해석을 불렀습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일자리 문제는 구조적 정책적 경제적 원인이라고 말하면서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모순된 경제 구조를 바로 잡아서 자영업자를 살리고, 고용을 늘리는 정책을 펼테니 조금 기다려 달라고 말했는데요.

여기까지 큰 틀에서 보면 정부가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비슷한 맥락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향후 대응 방안 가운데 차이를 읽을 만한 대목이 있어서 이 부분이 문제가 됐던 겁니다.

장 실장은 정부를 믿고 기다려 달라고 시종일관 강조한 반면, 김 부총리는 그동안 추진해왔던 경제정책도 필요한 경우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한 건데요.

뉘앙스의 차이를 직접 들어보시죠.

[김동연 / 경제부총리 : 그동안 추진해 왔던 경제정책에 있어서도 그간의 효과를 되짚어 보고, 필요한 경우에는 관계부처와 당과 협의해서 개선 또는 수정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면 검토해보겠습니다.]

[장하성 / 청와대 정책실장 : 정책들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우리 경제는 활력을 띄고 고용상황도 개선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감히 말씀드립니다. 정부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김 부총리의 수정 검토 발언이 현재 집중 포격을 맞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을 가리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갈등설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두 사람 사이의 갈등설이 처음 불거진 것도 아니어서, 벌써 나흘째가 되고 있는데도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집권여당인 민주당도 나서서 진화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고요?

[기자]
민주당은 화살을 야당과 그리고 언론에 돌렸습니다.

먼저 야당을 향해서는 과거 보수정권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 토목공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이렇게 경제정책의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은 지난 10년간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진 경제 체질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과거처럼 성장할수록 양극화가 심화하고, 경기 어려우면 토목 경제나 아파트 공사를 통해서 경기 활성화하는 이런 방식으로 대응할 순 없습니다.]

언론을 향해서도 작심한 듯 불만을 쏟아냈는데요.

두 사람이 똑같은 발언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토론을 하다 보면 이견이 있는 건 당연한데, 언론이 지나친 해석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선미 /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뭔가 반목이 있는 것처럼 해서 정책에 힘을 빼고자 하는 건지, 아니면 박근혜 정부의 받아쓰기식 회의에 익숙해져 있는 건 아닌가….]

그래도 논란이 일축되지 않으니까 청와대까지 한 번 더 나섰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경제 정책을 끌고 가는 투톱으로서 목적지에 대한 관점이 같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경제 정책의 3개의 축인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에서 서로 분담하는 역할이 다를 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 성장의 기조는 바꾸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앵커]
청와대와 민주당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무엇인지는 알겠습니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큰 틀은 변함이 없고, 거기에 대한 이견도 없다 그러니까 갈등이 아니다, 이런 논리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투 톱이라는 정부를 대변하는 두 사람이 국민 앞에 발표하는 메시지를 한 방향으로 내지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기자]
일자리와 경제 문제 때문에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갈등으로 읽힐 수 있는 언행이 표출된다는 것만 가지고도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어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각자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결정이 되면 따르라고 일침을 놨습니다.

[이낙연 / 국무총리 (어제) : 위치와 역할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일단 결론이 나면 그에 따라야 합니다. 엇박자나 부적합한 언행이 더는 노출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제 국회에 나온 김 부총리를 향해 여당 의원들도 신중을 당부하기도 했는데요.

김 부총리가 정책에 대해 말하는 것 하나하나가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동연 / 경제부총리 : (근로시간 단축) 그 부분을 조금 더 신축적으로 하는 방안은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예시로 든 것입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러나 신축적인 개선에 대해서 얘기하시는 것도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괜한 오해와 여파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럽니다.]

[앵커]
그런데, 경제 정책의 엇박자 부분에 너무 관심을 기울이며 봐서 그런지,

어제 국회에 나와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했던 발언들이 연이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김 부총리가 계속해서 소신을 피력하고 있다고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요?

[기자]
어제도 몇몇 돌출 발언이 나왔고 여지없이 언론은 이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먼저, 경제 정책의 효과가 언제부터 나오기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장하성 실장은 지난 19일 당정청 회의를 마치고 나와서 기자들과 만나, 연말 정도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김동연 부총리는 어제, 국회 기획재정위 질의에서 연말이면 고용 상황이 좀 나아지느냐는 질문에 바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장하성 / 청와대 정책실장 (지난 19일) : 연말에는, 연말에는 다시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김성식 / 바른미래당 의원 : 연말쯤 가면 고용상황이 좋아질 거라고 부총리도 보십니까?]

[김동연 / 경제부총리 : 그런 말씀을 하신 분들은 가능하면 빨리 이 어려운 상황을 회복했으면 하는 희망을 표현 한 걸로 생각하고요. 빠른 시간 내에 회복되기는 쉬워보이지 않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라는 김 부총리의 답변이 어느 정도 시간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따라 또 한 번의 엇박자고 볼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릴 것 같은데요.

앞선 당정에서 김 부총리는 빠른 시일 내에라는 뜻으로 한 두 달 안에는 회복이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주목도가 높다 보니, 어제 김 부총리가 질의에 답변했던 국회 기재위와 예결위에서는 모두 두 사람의 갈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계속해서 반복됐습니다.

김 부총리는 이에 대해 모든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진다는 말로, 자신이 경제 컨트롤타워임을 강조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김동연/경제부총리 (어제) :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정책실장은 청와대 안에 계신 스태프이고요,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갈등설을 계속 불거지고, 당정청은 계속 진화를 하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는데.

오늘 오후에 두 사람이 함께 국회에 나온다고요?

[기자]
결산심사가 이뤄지고 있는 예결위에 답변을 하기 위해 나란히 나옵니다.

야당은 벌써부터 일자리 쇼크 등 경제 부진 문제와 함께 엇박자 논란에 대해 캐묻기 위해 벼르고 있는데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을 이끌고 있는 두 사람에게 질문 공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낙연 총리는 예결위에 나와서 미세한 차이일 뿐 엇박자는 아니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정부의 해명대로 경제 투 톱이 경제 정책 방향에 있어서 다른 의미로 해석될 여지를 주지 않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염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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