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북미정상회담 초록불? 성사까지 과제와 변수는

[김호성의출발새아침] 북미정상회담 초록불? 성사까지 과제와 변수는

2018.05.29. 오전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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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출발새아침] 북미정상회담 초록불? 성사까지 과제와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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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5월 29일(화요일) 
□ 출연자 :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안찬일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100%
-판문점 실무회담서 비핵화 조율 결론 나올 것
-北이 생각하는 체제보장, 평화협정-종전선언-평양美대사관 설치
-핵문제, 여러 나라 끼어들수록 복잡, 韓소외 생각 가질 필요 없어
-남북고위급회담 성공 예감, 의제합의, 집행 순조로울 것

우정엽

-北체제보장 논의 이뤄져도 북미수교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평화협정, 헌법 수정 필요한 부분, 당장 추진은 어려워
-종전선언에 어떤 국가가 참여하는가, 고민스러운 지점
-북미 간 여전히 신뢰 부족, 한국의 중재자 역할 중요
-美, 추가 대북제재보다 외교적 소통으로 방향 잡은 듯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다. 요즘 남북미 상황을 보면서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신 것 같습니다. 전격적으로 취소됐던 북미정상회담의 불씨가 지난 주말 사이 살아났죠. 남북미 3국 정상들의 노력으로 살아난 상황입니다만, 앞으로 또 어떤 상황이 펼쳐지게 될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대북 전문가 두 분 모시고요. 현재 상황, 그리고 북미정상회담까지 남은 변수는 무엇인지 심층 분석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님 나오셨고요. 세종연구소 우정엽 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이하 안찬일): 안녕하십니까.

◆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하 우정엽): 안녕하세요.

◇ 김호성: 먼저 안 소장님께 한 번 여쭤보겠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겠습니까?

◆ 안찬일: 네. 제가 볼 때는 현 상태에서는 거의 100% 열릴 것으로 보고 있고요.

◇ 김호성: 99.9%는 아니네요.

◆ 안찬일: 네, 그렇죠. 그러나 워낙 트럼프 대통령이 변수를 많이 휘두르기 때문에 약간의 언덕이 나타날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금 싱가포르에 김창선 부장이나 미국의 부비서실장이 나타난 걸 보면 거의 열리지 않을까, 그렇게 확신합니다.

◇ 김호성: 그런데 판문점, 뉴욕, 싱가포르, 채널들이 풀가동되고 있는데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우 위원님께서 한 번 설명해주세요.

◆ 우정엽: 일단 지금 싱가포르에서는 소위 말하는 의전, 경호 이런 문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의제가 아니고요.

◆ 우정엽: 네. 의제에 관한 부분보다는 어떻게 협상의 아주 실무적인 부분, 이동까지도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런 회담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실무진들이 가서 하면 되는데 북한은 해외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부장이 직접 가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해서 뉴욕에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마 거기에서는 직접적인 의제 협상보다는 연락을 취하는, 서로 어디서 어떻게 만남을 가질 것인가 하는 그런 구체적인 약속을 잡는 전반적인 이야기를 한 것 같고요. 그리고 보도로 알려진 바대로 판문점에서는 북미 양국의 실무 담당자들이 비핵화 의제에 대해서 실제적으로 지금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호성: 실무회담이 열린다는 것은요. 실무회담에서 뭔가 조율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 정도와 실천의 가능성, 이런 여지는 어느 정도까지 있다고 봐야 하는 걸까요?

◆ 안찬일: 네. 이제 여러 장소에서 진행된다고 말씀들 하셨는데 아마 판문점에서 진행되는 성김과 북한 외무성 최선희 부상과의 회담에서 아마 어느 정도 서로 양보하고 또 핵무기를 비핵화 할 것인가에 대한 결론이 나오리라고 봅니다. 그런데 아마 북한으로서는 지금 여러 가지 지난번 풍계리 폭파장면에서도 의구점들을 드러냈고,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터미네이트(terminate)’라고 하는 ‘회담은 종결됐다, 안 한다’ 이런 식의 발표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미국이 새로 지금 제시하는 것은 또 CVID 외에 CVIG라고 개런티(Guarantee). 지금 CVIG까지 나왔는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체제 안전 보장, 여기까지 나왔습니다. 북한은 체제 안전 보장을 계속 요구하고 있고, 또 미국으로서는 그야말로 깨끗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여기서 접점이 아직 확실히 윤곽이 드러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제가 볼 때는 지금 판문점에서의 접촉이 어느 정도 완성된다고 하더라도 싱가포르 현장에서 두 정상이 만났을 때에도 뛰쳐나간다든지 이런 말이 있는데, 지금 트럼프 대통령만 뛰쳐나간다는 게 아니라 일각에선 김정은 위원장도 뛰쳐나갈 수 있다, 이런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투명한 상태라고 말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 김호성: 미국이 북한 체제 보장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해줄 수 있을까, 그것도 궁금한데 어떻게 보시나요?

◆ 우정엽: 지금 사실 이 부분이 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가 체제 보장이라는 이야기를 할 때는 좀 이게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책의 형태로 어떻게 구현될 것인가 하는 부분은 여전히 북미 간에 어떤 협상을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평화협정 이야기도 나오고 종전선언 이야기도 나오는데, 과거 북한이 이야기했던 것을 보면, 또 더군다나 핵개발과정을 보면 과연 이것으로 북한이 원하는 체제 보장을 만족시켜줄 것인가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뉴스를 보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국 상원에서 이란 합의는 대통령, 행정부의 일방적 파기만으로 파기할 수 있는 형태였는데 북한과의 합의는 상원의 인준을 받는 조약의 형태로 추진할 것 같은 의사를 비췄습니다. 그것은 행정부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파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국가의 조약으로써 되는 거기 때문에 보다 더 안정적인 보장의 효과를 줄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야기한 것 같은데요. 만약 그런 부분을 북한이 지금 협상과정에서 원하는 것이라면 그런 부분은 미국도 실질적으로 논의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것이 북미수교가 될 것이냐, 이런 부분까지는 아마 조금 더 비핵화 과정을 보면서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됩니다. 

◇ 김호성: 수교까지 가기까지의 일정은 아마 굉장히 많은 일정이 남아있을 것이고요. 이런 문제를 놓고 지금 북한은 미국 측에 요청을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을까요? 

◆ 안찬일: 제가 볼 때는 우리 박사님 말씀의 뜻이, 뭔가 평화협정 그다음에 종전선언 이런 쪽으로 북한은 요구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뭔가 북한이 생각하는 것은 자신들의 체제가 워낙 취약하기 때문에. 그래서 핵무기도 만들었고 그걸 가지고 지금 딜을 하자는 건데, 아마도 종전선언을 하는 문제는 한 열흘 전만 해도 트럼프와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하면 후에 끝날 무렵에 시진핑 주석이 날아와서 세 나라가 종전선언을 할 것이다, 이런 전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또 오히려 바뀌어서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가서 남북미 간에 종전선언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중국은 종전협정의 당사자니까 당연히 참가해야 한다, 이렇게 보는 기존 입장에서 그렇게 됐습니다만 우리나 미국이나 북한이 참석해서 종전선언을 한다고 해서 무슨 국제법상으로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종전선언 하고 평화협정 맺고 적어도 북미 간에 대사급 외교관계를 설정해서 평양에 미국 대사관을 설치하면 자신들의 체제는 어느 정도 보장받는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 김호성: 그런데 중국 이야기 조금 전에 안 소장님 말씀하셨잖아요. 우 위원님께서 보시기에 중국이 빠지는 게 좀 불안하다, 이런 시각이 있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우정엽: 사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분리해서 2단계로 추진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이 지금 반영된 것 같습니다. 보통 과거의 사례를 보면 평화협정의 1조에 보통 이 협정으로 전쟁이 끝나는 것을 선언한다, 라는 규정이 포함돼 있어서 종전선언이라는 것이 따로 되어 있지 않고 평화협정 내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같은 경우에는 평화협정이 조약의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우리 내부의 헌법을 수정해야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평화협정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고요. 그리고 정전협정에 서명한 미국, 중국, 북한의 군사령관이 했기 때문에 그 당사자들이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부분이 있는데, 사실 국제법적으로는 당사자일 필요는 없습니다. 종전선언은 남북만도 가능하고, 아주 극단적으로 말하면 미국과 중국이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다만 그 실효성이 있느냐, 하는 부분은 문제가 되기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는 남북이 하는 것 외에 어떤 국가가 더 참여하는 것이 실효성을 높이느냐, 하는 부분을 고민하는 것입니다.

◇ 김호성: 국제법 말씀하셨는데 앞서 헌법도 말씀하셨잖아요. 헌법과 관련한 이슈는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거죠?

◆ 우정엽: 지금 우리가 남북 간에 특수관계가 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는 북한을 지금 국가로 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엔에서도 분리된 국가로서 들어가 있는 상태인데, 우리 헌법상은 지금 한반도가 우리 영토로 돼 있습니다.

◇ 김호성: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이 말씀이시군요.

◆ 우정엽: 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헌법상으로는 지금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않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는 북한을 지금 국가로서 대하고 있지만, 엄격하게 법을 따지는 법 문제에서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에 우리가 북한과 조약의 형태로 합의하게 되면 그것이 위헌 판결이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그 후속의 입법작용 등이 모두 다 무효가 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이 국내적으로 먼저 개선되지 않으면 북한과의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 국내 법률적으로 위법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김호성: 이 모든 사안들은 사실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전제돼야 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런데 안 소장님께서 보시기에 최근에 미국 정부는 우리 한국 정부가 비핵화 문제에 너무 깊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썩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라는 이야기가 이낙연 총리도 비슷한 발언을 하고 그랬어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 안찬일: 네. 미국으로서는 아무래도 이제 북한 측이 원하는 게 우리 한국보다는 미국과 둘이서 비핵화 문제를 종결짓겠다, 이런 입장이니까 그걸 존중하고 현실을 존중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지, 전적으로 한국을 배제한 채 하겠다, 이런 것은 또 아닌 것 가고. 지난번 26일 2차 판문점 선언 이후에 또 다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도 그런 중요한 문제들이 논의되고 이런 걸 보면 북한이 뭔가 그래도 북미 간에 안 좋을 때는 우리 대통령을 찾아와서 의논하는. 그런 모습에서 우리 위치가 그렇게 소외되고 있다고만은 볼 수 없습니다. 문제는 북한측이 미국과 해결하길 원하고 있고, 또 미국 역시 북한과 당사자끼리 만나서 하는데 여기서 중재자냐, 당사자냐 이런 퀄리티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오히려 그렇게 바람직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혼선을 피하고 당사자 간에, 사실 과거 6자회담도 해보고 그랬습니다만 여러 나라가 끼어들수록 북한 핵 문제는 복잡해지기만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만나서 종결 짓는이런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를 소외시킨다든지 이런 생각은 크게 가질 필요 없다고 봅니다.

◇ 김호성: 2자, 3자, 4자, 방금 언급하신 6자회담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중재자의 역할로서, 또는 촉진자의 역할로서의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 우리 정부의 역할이겠습니다만, 앞으로 어떻게 펼쳐나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우정엽: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는 여전히 서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협상을 이어나가는 데 있어서도 이런 신뢰가 기본적으로 깔려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굉장히 많은 조건들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왜냐하면 신뢰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결과의 안정적인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을 붙일 수밖에 없는데, 또 여러 가지 조건을 이야기하다 보면 협상이 쉽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조건을 우리가 직접적으로 제시한다기보다 서로의 진의에 대해서 우리가 그 부분을 보장해주는, 보장한다는 게 신뢰할 수 있는 상대라는 것을 계속 양쪽에게 이야기해줌으로써 북미 간에 협상을 촉진시켜주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 김호성: 북미협상 말씀 나와서 지금 드리는 말씀인데요. 예전에 보면 올브라이트 장관하고 조명록 차수가 미국을 방문했잖아요. 이 같은 판이 이번에도 비슷하게 펼쳐질 가능성이 있을까요?

◆ 안찬일: 글쎄요. 북한의 지금 총정치국장 김정각 차수가 임명된 지 4개월 만에 물러나고 김수길 평양시당위원장이 갑자기 총정치국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런 걸 보면 말씀하신 대로 과거 조명록 차수가 총정치국장으로서 백악관을 방문했는데 왜 갑자기 김정각을 김수길로 바꿨느냐. 그러면 아마 특사를 보낸다고 할 때 김수길 총정치국장을 백악관으로 보낼 가능성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그럴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봅니다.

◇ 김호성: 비슷하게 보세요, 우 위원님도?

◆ 우정엽: 만약 그런 교환, 지금 미국에서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미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아마도 그런 방문이 성사된다고 한다면 북미 간에 실무자급에서 비핵화 협상이 꽤 잘 이루어지고 그런 부분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단계에서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렇게 해서 확정이 이뤄진 다음에, 물론 그때까지도 발표는 안 하겠지만 6월 12일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을 최종적으로 성공을 담보하는 그런 방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김호성: 오늘 아침에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요.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적인 대북제재를 무기한 연기한다” 이런 소식이 전해졌고요. 이것이 결국에는 북미정상회담이 탄력을 받는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 협상이 잘 될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낳고 있는데 그렇게 봐도 될까요?

◆ 안찬일: 네. 그것은 아주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미국이 제재하고자 했던 품목은 무려 30여 가지가 넘는데, 그중에는 북한 근로자들의 해외 송출이라든지, 사실 지금 북한으로서는 거의 외화 수입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 해외 송출까지 막아버리면 정말 위태로운 상황으로 가는데 미국이 이것을 무기한 연기한다,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대단히 반가운 시그널이고 뭔가 자신들도 미국의 이와 같은 호혜적 정책에 대해서 대응을 제대로 해야겠다, 이런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에는 아주 밝은 불이 켜졌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인질 송환이라든가 풍계리 핵시설 폐기라든가 이런 것에 대한 화답이라고 해석해도 될까요?

◆ 우정엽: 사실 추가적인 제재 이야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취소한 이후에 갑자기 나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북한을 다시금 압박하는 수단으로써 제재 이야기가 보도됐는데요. 다시 회담이 열리는 쪽으로 방향의 가닥을 잡은 다음에는 지금 다시 또 이런 압박을 한 것 자체는 회담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선 불필요한 상황이었던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재로서는 미국도 추가적인 제재보다는 외교적인 소통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그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습니다.

◇ 김호성: 다소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의 반전들이 있었습니다만, 전반적으로는 전진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회담의 변수, 어떤 것들을 예상할 수 있을까요?

◆ 안찬일: 아직도 CVID에 대한 북한의 충분한 이해가 없고 뭔가 북한이 이중적인 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는가, 미국은 그렇게 의심하고 있고. 또 북한 역시 단번에 모든 걸 내줬다가 자신들이 얻고자 했던 평화와 안정을 얻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서로 아직 신뢰가 확고하게 마련되지 못한 점이 있기 때문에 결국 싱가포르에서 두 정상이 마주앉았다가 어느 쪽이든 뛰쳐나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겠는가, 이런 불안감이 있는데. 미국이나 북한이나 역시 지금 외통수에 몰려 있습니다.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는 외통수로 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비극은 없이 어느 정도 잘 되지 않겠는가, 이런 희망적인 낙관이 지금 눈앞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위원님, 보면 말이죠. 이게 지금 안 소장님 말씀하셨습니다만 중간에 뛰쳐나간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양 정상의 지금까지 발표 내용이라든가, 돌발적인 행동이라든가 이런 걸 보면 기존의 외교 관례상 쉽게 볼 수 없는 모습들이잖아요. 그래서 돌발 변수가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우정엽: 물론 지금 우리가 이 문제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은 제가 볼 때는 지구상에서 가장 예측이 불가능한 두 사람이 회담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요. 제가 볼 때는 일단 회담이 성사된다면 그것은 조율과정에서 이미 많은 이야기가 서로 합의된 사항이라고 보기 때문에 아마 회담을 들어갔는데 중간에 뛰어나오는 이런 상황이 연출되기는 좀, 그 가능성은 낮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도 남은 변수라는 것은 비핵화 과정을 도대체 어떻게 합의할 것인가, 이 부분이 아직 완벽히 결론이 났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 미국과 북한이 합의에 이르느냐. 그것이 6월 12일 회담이 성사되느냐 여부를 아직까지도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 김호성: 국내 이슈로 한 번 돌아가볼까요. 당장 금요일에 보면 고위급회담 예정돼 있지 않습니까. 지난번에 북한이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그랬던 상황에서 다시 시작되는 건데요. 문재인 대통령도 이제 ‘앞으로 남북 간 만남이 친구처럼 만나는 거다’ 이런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요. 이번엔 잘 될까요?

◆ 안찬일: 네, 잘 될 겁니다, 아마. 정상이 만나서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사실 과거 1차·2차 쭉, 이번 판문점 선언, 또 엊그제 정상회담을 볼 때 남북한 관계에서 그냥 정상이 만나는 것이 최고 수단이고 그 이하는 종속개념으로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번 고위급회담을 합의하는 것도 하나의 정상회담의 성과라면 큰 성과일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 간에는 경제교류협력이나 적십자, 인도적 문제 이런 데서 성과를 내야 하고, 그래야만 그것이 북미정상회담을 촉진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6월 1일에는 분명히 열릴 것이고, 또 거기서 논의된 과제들이 잘 집행돼나가지 않겠는가,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고 싶습니다.

◇ 김호성: 과거도 보면 정상회담 이슈가 나왔을 때 적십자회담이라든가 또는 군장성급회담이라든가 이런 게 열려서 착착 진행되는 듯한 모습들을 저도 경험했거든요, 현장에서. 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정상회담 열린 이후에 벌써 두 차례나 열리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남북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펼쳐져나갈 것으로 예상하시는지요?

◆ 우정엽: 제가 볼 때는 이 부분은 이제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같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아직까지는 남북관계라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개인적인 차원에서 아직 많은 것이 이루어지고 있고 지난 남북 고위급회담 취소 상황에서 보듯이 아직까지 이것이 제도적으로 완벽히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두 지도자 간에 계속된 만남이 추후에는 지도자 변수와 상관없이 이것이 법적·제도적으로 장착되기 위해서는 아직 좀 갈 길은 먼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하루아침에 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 같고요. 이런 과정이 계속해서 지속되다 보면 어느 정도 제도적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호성: 안 소장님, 북한 현지에서 체험하시면서 지내오신 분이시잖아요. 그런데 과거와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이 선대의 모습과는 어떤 점이 다르고 그 다른 점 때문에 무엇이 가능하다고 보시는지 얘기해주세요.

◆ 안찬일: 간단히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다른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위원장은 군부를 장악하지 못하고 사실 군부에 조금 휘둘린 면이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과감하게 군부를 장악했고, 지금 군 위에 당을 놓고 자기 통치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물론 이번에 북미회담 결렬될 뻔한 데서 약간의 정책적 혼선이 있는 건 우리가 발견할 수 있습니다만, 나름대로 외무성이나 통전부나 이런 민간기구들을 가지고 외교력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고, 특히 국제관계 속에 편입되려는 의지가 어느 지도자보다 강하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가 긍정적으로 보는데. 물론 이 과정에 앞으로 또 김영철 통전부장이 숙청될 지도 모른다, 이런 여러 가지 전문가들의 각양 다양한 논의가 있습니다만, 제가 볼 때는 군을 장악하고 핵무기를 버리고 경제건설로 가겠다. 이런 의지는 일단 우리는 그대로 믿어주고, 물론 그 뒤에 음모나 여러 가지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김정은 시대에 와서 북한이 뭔가 변화하고 국제사회로 나가려는 이런 노력은 분명하다고 확신합니다.

◇ 김호성: 김정은 위원장의 장악력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말씀하신 김에 더 얘기해주신다면요.

◆ 안찬일: 우선 군을 장악했고 당을 우선으로 해서 통치기구를 정비했고, 벌써 2020년 노동당 8차 당대회까지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나름대로 제도적인 지배권을 확보했고, 거기에 김여정이라든지 튼튼한 보좌진이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기만당하거나, 절대적인 지배자로서 기만당하거나 이럴 일 없이 밑에도 파악하고 있고 이런 측면이. 또 국제적 감각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고. 이런 점들이 결국 김정은 시대와 과거 시대와는 좀 다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마지막 질문 우 위원님께 드리겠습니다. 판문점 선언 지지 결의안 안 됐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우정엽: 이러한 것은 앞으로 우리가 남북 간, 그리고 북미 간에 여러 가지 평화협정 얘기도 아까 했습니다만 이런 부분이 얼마나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까 개헌 문제, 헌법 조항 문제도 얘기했는데 지금 지지 결의안 문제 자체도 합의가 어려운 상황인데 과연 헌법 조항을 수정하는 것이 또 얼마나 힘들 것인가 하는 문제를 예상해볼 수 있기 때문에 남북문제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정치적인 노력이 필요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두 분 말씀 오늘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안찬일, 우정엽: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 그리고 세종연구소 우정엽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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