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급회담 연기..."맥스선더 훈련, 고의적인 군사 도발"

北, 고위급회담 연기..."맥스선더 훈련, 고의적인 군사 도발"

2018.05.16. 오전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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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앵커]
오늘 열릴 예정이던 남북 고위급 회담이 북한의 일방적 통보로 무산됐습니다.

북한의 발표 의도와 배경, 전문가 연결해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북한이 지금 맥스선더 훈련, 한미연합훈련을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훈련은 이미 며칠 전부터 계속되고 있었던 건데 다른 의도가 있는 걸까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이미 맥스선더 훈련을 한다는 것은 남북 정상회담 이전 4월달부터 잘 알려진 내용이거든요. 그리고 이미 훈련도 시작되었고요. 그런 도중에 고위급회담을 취소하는 명분으로 맥스선더 훈련을 제기한 것은 아무래도 그 이면에는 다른 의도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데요. 무엇보다도 최근 들어서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으로부터 강도 높은 비핵화 요구, 그러니까 북한에서 핵물질과 핵무기를 아예 반출해내겠다 하는 식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요.

그런 부분의 불만 표현이라고 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고위급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에 있는 우리 국민의 억류자 문제를 꺼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하니까 그런 부분에 대한 불만 표시,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결국에는 아주 북한이 협상의 판을 깨려고 한다기보다는 협상의 주도권을 자기들이 가져가려는 그런 의도가 아닐까 추정합니다.

[앵커]
어쨌든 갑작스러운 행동 변화기 때문에 남북 관계에서 조금씩 변화도 예상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과거에도 사실 북한과의 이런 회담을 진행하다 보면 돌발변수가 많이 있어 왔습니다. 이번에도 그러한 돌발변수다 이렇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무튼 북한의 발표문 그리고 조선중앙통신에서 나온 발표문을 분석해 보면 한미연합군사훈련 기간에는 아마 남북 고위급회담이 개최되기는 어려운 분위기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발표 하나로 우리가 예정된 그리고 진행되고 있는 연합군사훈련의 규모를 축소한다든가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결국에는 북한이 자기의 필요에 의해서 또는 우리가 연합군사훈련 끝난 이후에 상황 조성 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고위급회담 또 다른 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고 보니까 북한의 발표 하나하나에 너무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우리가 원칙을 가지고 꾸준히 진행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북한은 미국도 북미정상회담 운명을 심사숙고해야 한다라는 경고성 발언을 했는데요. 이런 발언의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전반적인 북한으로서는 자기의 정세 그런 것들이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미국과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논의가 되고 있는 핵협상에 있어서 미국으로부터 강도 높은 압박이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불만 표현, 이런 것들이 작용하고 있다는 걸 충분히 시사케 하는 대목이죠.

[앵커]
원하는 방향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서 이런 행동을 취했다면 앞으로도 북미 정상회담이나 비핵화를 향해 갈 때도 이런 변화가 있을 거라고 보시는 겁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이번 발표 하나가 무슨 정상회담의 방향을 바꾸겠다 이런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북한으로서는 협상에 있어서의 주도권이라든가 자신의 입지를 강하게 내세우기 위해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연합군사훈련을 활용하는 거죠. 사실 어떻게 보면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했던 것도 김정은 위원장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 이해한다 이런 식의 발언이 있었고 그런 것들이 좋은 분위기로 연결되면서 정상회담까지 이뤄진 거거든요. 그런 점을 고려할 때 지금 연합군사훈련을 가지고 문제 삼는 건 하나의 명분이라고 생각하고요.

그 의도는 다른 배경, 그러니까 미국과의 핵협상에서 보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그런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러면 그런 분위기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연합군사훈련은 또 이달 말이면 끝나게 되는 거거든요. 그러면 또 새로운 일들이 남북 관계, 또 미북 관계에서 전개될 수 있으니까 지금 북한의 발표는 너무 확대해석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확대해석을 할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국가 간의 신뢰 관계는 계속 유지가 돼야 될 것 같은데요. 우리 정부에는 새벽 0시쯤에 이 사실을 통보하고 새벽 3시에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굉장히 긴박하게 움직인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발표한 시점이나 방식 등을 보면 북한 내부적으로 전격적인 의사결정이 있었다, 어차피 오늘 고위급회담을 하기로 예정된 그 발표도 어제 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보면 바로 중단해야 하는 필요성은 있었겠죠, 북한 스스로도. 다른 한편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이 주로 의사결정을 할 때 초저녁경에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래서 과거 평창올림픽 진행 기간에도 중요한 통보가 저녁 때, 밤늦게 오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유사한 사례가 아닌가 생각하고요.

아무튼 북한으로서는 예정된 고위급회담을 중단시키면서까지도 자신들의 강력한 의도, 주장 이런 것을 전개하고 싶었다고 보여지는데 결국에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것은 과거에도 반복되어 왔던 북한의 패턴이었기 때문에 너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너무 확대해석할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북한에서도 하루아침에 방향을 바꿔서 또다시 회담을 한다고 해도 그것이 무조건 잘될 거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의 중심을 잡고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방향. 지금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서 미북 관계를 연결시켜놓고 그것을 통해서 비핵화를 추진하려는 우리의 기본 입장을 묵묵히 견지해 나가면 결국에는 좋은 성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 북한의 행동 변화의 원인에 대해서 조금 다른 입장에서 분석을 해 보자면 최근 태영호 전 공사가 국회에서 강연과 기자 간담회를 한 것도 혹시 북한을 자극한 것일까요?

[인터뷰]
그 부분은 사실 북한이 명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한 거라고 생각하고요. 태영호 공사의 그런 행사를 우리 정부가 주도한 게 아니잖아요. 북한도 우리 체제라든가 시스템, 우리의 민주주의를 잘 알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개최하는 고위급 회담으로 명분으로써 단지 북한이 내세우는 것뿐이지 실질적으로 그것에 자극받아서 고위급 회담을 연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앵커]
맥스선더 훈련이 어쨌든 표면적으로 삼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인데 이 훈련이 어떤 훈련인지, 지금의 한반도 정세에서 훈련에 어떤 변경이 필요한 부분인지요?

[인터뷰]
맥스선더 훈련은 이번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계속 개최해 왔던 겁니다. 어떻게 보면 독수리 훈련의 일부로써 공군훈련으로 계속 개최해 왔던 것이고 이미 이번에 한다는 것은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 우리 4월달에 독수리 훈련 기간을 줄여가면서 너무 줄이다 보니까 공군훈련은 따로 뗄 필요가 있어서 정상회담 끝난 다음에 한다는 것을 우리 정부도 설명을 했고 북한도 알고 있었던 겁니다.

따라서 연합군사훈련, 공군훈련 때문에 지금 상황이 초래됐다 이렇게 보는 것은 현 상황에서 바른 분석은 아닌 것 같고요. 아무튼 이 부분은 북한하고 계속해서 대화를 해서 자기들의 진의를, 북한의 진의를 파악할 필요는 있다고 보지만 현 상황에서 맥스선더 훈련을 줄이거나 조정한다는 것은 오히려 안정적인 남북 관계를 유지하는 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서로가 이해해 왔고 말해왔던 것은 지켜가는 그런 원칙이 정립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UN 주재 북한 대사가 핵무기 실험 금지 노력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이 비슷한 시각에 회담 취소를 우리 정부에 통보했다는 말이죠.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인터뷰]
그러니까 북한의 기본 입장은 어떻게 보면 자기들이 책임 있는 핵강국, 또는 핵을 보유했지만 도발하지 않는다. 최소한 그 선은 지금 어떻게 보면 기준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는 고위급 회담을 취소했다고 해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하는 것을 연기하거나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기자들을 초청해서 보여주고 자기들이 미래 핵을 포기했다는 그런 모습을 보여줄 거고요.

제네바에서의 그러한 발언 역시 자기들이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고 그게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과 관련된 회의였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성의 표시를 하겠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이것은 남북 관계와는 다른 또 다른 차원의 북한의 대외전략의 일부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북한의 갑작스러운 남북 고위급 회담 취소 통보, 그 배경과 의도가 무엇인지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함께 짚어봤습니다. 이른 아침에 말씀 감사합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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