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0년 전 미국에 '한반도 중립국' 제안

[앵커]
30여 년 전인, 1988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북한이 당시 소련을 통해 미국에 남북한을 합친 연방제 중립국 창설 방안을 은밀히 제안했던 것으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비밀 해제된 지난 1987년의 외교문서에서 새롭게 확인된 내용입니다.

김주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남북한이 연방제 통일을 거쳐 한반도에 중립국가를 창설하자."

30여 년 전인 지난 1987년 북한이 제안했던 남북통일 이후의 국가 형태를 말합니다.

지난 1987년 12월 9일.

당시 소련의 고르바쵸프 서기장은 미 백악관에서 열린 미소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북한의 제안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전달했습니다.

문건 내용은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와 평화협정 체결, 한반도가 중립국가 및 완충지대임을 선언하는 헌법을 채택하자는 등의 4개 항이었습니다.

미국이 소련으로부터 건네받은 이 자료는 당시 김경원 주미대사를 통해 최광수 외무장관에게 상세히 보고됐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제의가 비현실적이라고 판단했고, 우리 정부도 거창하고 현실성이 없으며, 새로운 것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당시 우리 정부의 판단은 김일성 주석이 지난 1980년 노동당 제6차 대회에서 제안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과 다른 내용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런 내용은 30여 년 만에 비밀해제된 외교문서를 통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시 한국은 88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었고 상대적으로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북한이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런 제안을 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YTN 김주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