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대북정책 놓고 국무부와 엇박자?

美 백악관, 대북정책 놓고 국무부와 엇박자?

2017.12.14. 오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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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고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백악관에서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이 엇박자 양상을 보인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고요.

그러자 백악관과 국무부 모두 미국의 대북 정책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 연결해서 백악관과국무부 엇박자 논란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왕선택 기자!

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수 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 이후 백악관과 국무부에서 나온 후속 상황을 먼저 정리를 해 볼까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틸러슨 장관 발언, 어제 새벽의 일이었습니다.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발언이 나온 직후에 백악관 대변인이 북한은 위험하게 행동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는 변하지 않았다 이런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다가 만 하루가 지난 오늘 새벽에 백악관의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이 한국 언론의 질문에 대해서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상황에서 무조건 마주 앉을 수 없다 이렇게 말을 한 겁니다.

이어서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하지 않았고 엇박자는 없다 또 이렇게 말을 하면서 적절한 시기가 돼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틸러슨 장관이 전제조건 없이 만날 수 있다고 말한 것하고 지금 백악관의 입장은 굉장히 다른 것으로 들리는데요, 엇박자가 없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있을까요?

[기자]
사실 표면적으로 보면 엇박자라고 비판할 수 있고 또 미국의 대북정책이 뭔지 헷갈린다 불평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마는 내용을 자세하게 따라가 보면 엇박자라고 보기보다는 제가 보기에는 일관성이 유지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틸러슨 장관의 어제 발언도 구체적인 내용을 좀 더 보면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라는 말도 했는데 그러면서 동시에 진정한 대화를 위한 조건은 여전히 제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대화를 하려면 일정 기간 도발 휴지기가 있어야 하고 북한은 다른 선택을 하기를 원한다는 관점을 갖고 대화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 이런 말도 했습니다.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고 대북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는 말을 크게 본다면 사실 백악관 입장이고 틸러슨 장관의 입장도 유사한 입장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내용적으로 다른 분석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듣기에는 매우 혼란스럽게 들리는데요.

이렇게 혼란을 유발하는 상황이 반복이 되고 있는데 이게 트럼프 행정부의 특징입니까? 아니면 미국 외교정책의 특징입니까?

[기자]
두 가지가 동시에 겹쳐진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하는 것이 기초적인 상식입니다.

북한이 UN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고 NPT 규범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와 압박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비핵화의 길로 나온다면 북한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런 구상을 보여주는 것을 동시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분단의 당사자로서 북한에 대해서 감정적으로 적대감, 분노 이런 것들이 또 있고 이런 것을 중시하는 진영이 있고 그런 것보다는 분단 해소를 중시하는 그런 것이 선결과제라고 말하는 진영이 나눠져 있어서 선명성을 강조하지만 미국에서는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을 모순으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또 말씀드린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 중에서 전략적인 모호성을 유지하려는 특성도 굉장히 반영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 다른 사람에게 노출하는 것을 바보다 이렇게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 지도자, 특히 적대 관계에 있는 지도자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언행을 주저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소통의 특성 가운데 하나인 전략적 모호성 이런 것이 분명히 반영이 된 결과라고 보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왕선택 기자, 틸러슨 장관이 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 어제 이렇게 말하면서 내가 실패하면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나설 것이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매티스 국방장관은 군사행동까지 주장하는 강경파 아니겠습니까? 이 말도 어떻게 보면 혼란을 의도적으로 유발하기 위한 발언으로 봐야 합니까?

[기자]
일단 틸러슨 장관을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 분명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 전략적 모호성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그런 방식으로 전개가 되고 있습니다.

결국 국무부 장관은 국무부 장관의 입장을 말하고 또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 장관의 입장을 말하는데 어쨌든 간에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마지막 순간까지 모호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사실은 그것보다는 미국 외교정책의 전형적인 특징, 당근과 채찍의 동시 병행, 이쪽으로 좀 더 볼 수가 있겠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외교 노력이 실패하면 군사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북한에 알려서 북한이 외교 협상에 응하도록 압박하는 차원으로 평가를 할 수 있고요.

매티스 국방장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자주 말을 했습니다마는 그때마다 마지막에 반드시 외교적인 해결을 지지한다, 이런 말을 항상 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병행하는 것은 미국의 외교 안보 최고 관료들이 당연히 하는 것이고요.

이것은 제재 일변도나 유화 일변도 이런 게 아니고 압박과 유인책을 항상 병행하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하는 미국 외교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종합적으로 미국의 대북 정책 방향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기자]
간결하게 말하면 최대 압박과 관여에서 변한 것이 사실은 없습니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습니다.

한편으로 북한을 강력하게 압박을 해서 비핵화 대화에 강제로 나오도록 다양한 협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협박을 지속하면서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수도 있다, 이런 인식을 확산하면서 자기의 협박이 이거 믿어야 된다라고 하는 협박의 신빙성을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전술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온다면 북한이 원하는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조치를 취할 수도 있고 경제 지원을 포함한 다양하고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메시지도 틸러슨 장관을 통해서 계속해서 발신하고 있는 겁니다.

한편으로 북한의 숨통을 조이면서도 동시에 북한에 대한 유인책을 제시하는 것은 모순이나 엇박자가 아니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해서, 비핵화를 위해서 필요한 효과적인 협상 전략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틸러슨 장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이번 발언에 대해서 별다른 트윗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는 사실 트윗을 통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나오기 전까지는 신임이 유지가 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최대 압박과 관여 이 병행정책은 지속하고 있다, 이렇게 평가를 하는 것이 좀 더 안전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왕선택 YTN 통일외교 전문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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