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 물린 예산 전쟁 95일...내일 본회의 처리

물고 물린 예산 전쟁 95일...내일 본회의 처리

2017.12.04. 오후 10:1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2018년 예산안이 법정 시한을 이틀 넘긴 뒤 타결됐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예산이었던 만큼 정부 안을 지키려는 집권 여당과 반대하는 야당의 반박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맞섰습니다.

우여곡절을 겪은 90여 일의 협상 과정을 염혜원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정부는 9월 정기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막바지 인사청문회에 국정감사까지 겹치며 여야의 논의는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예산안 처리를 당부하면서 여야는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지난달 1일) : 예산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정부의 정책방향이며,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입니다. 이번 예산은 당면한 우리 경제?사회 구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의 산물입니다.]

하지만 과정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시정 연설 닷새 뒤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상임위별 예산 심사를 시작했지만, 정부가 예산안의 핵심으로 삼은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지원 예산, 초고소득자 추가 징세를 위한 법안 개정 모두 야당의 반대에 가로막혔습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에 반발해 예산안에 쉽게 동의해주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놨습니다.

[우원식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달 7일) : 기초연금 5만 원 인상, 경찰, 소방 공무원 등 공공부문 일자리 증원은 자유한국당 대선 공약집에도 모두 있습니다. 이 예산들이 모두 문제가 있다면 지난 대선 끝나고 대선 공약집은 다 갖다 버린 것입니까?]

[정우택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달 13일) : (대통령이 홍종학) 후보자를 임명하는 오기 정치를 편다면 앞으로 있을 예산 국회가 원만히 진행되기도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김동철 / 국민의당 원내대표 (지난달 21일) : 자신들이 그토록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라고 비판했던 과거 여당의 구태적인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핵심 쟁점 사항에서 여야가 제때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법으로 정해진 예산안 심사와 본회의 통과 모두 시한을 넘겼습니다.

[정세균 / 국회의장(지난 2일) : (내년도 예산안은) 안타깝게도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여러 가지 원내 의석 분포나 현재 상황을 감안해서 지금은 표결에 임하지 않도록 결정을 했습니다.]

서로에게 양보하라며 100일 가까이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이던 여야는, 결국 법정시한을 이틀 넘긴 뒤에서야 한 발씩 물러서 정기 국회 내 처리 불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습니다.

YTN 염혜원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