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사이버사, 이효리·이승엽까지 청와대에 사찰 보고

軍 사이버사, 이효리·이승엽까지 청와대에 사찰 보고

2017.10.12. 오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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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가 가수 이효리 씨와 야구선수 이승엽 씨 등 민간 인사들의 동향까지 청와대에 보고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이버사령부는 SNS 등을 통해 수집한 여론을 군 내부 전산망으로 청와대에 전달했습니다.

염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을 앞두고 가수 이효리 씨가 SNS에 올린 글입니다.

"세상에 불만이 있다면 투표에 참여하라"는 내용입니다.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는 이 글과 관련된 여론 동향을 보고서로 작성했습니다.

이 문건은 인터넷 댓글의 동향을 모은 것으로 이효리 씨에 대해서는 '개념 지지 91%'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동향 파악 대상자는 비단 이효리 씨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현역 프로선수로 사회 활동이 거의 없었던 야구선수 이승엽 씨 역시 대상이 됐습니다.

또 연예인 사찰 의혹을 제기했던 김미화 씨, 대학 등록금 문제를 언급한 배우 김여진 씨에 대한 여론도 수집했습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했던 소설가 공지영, 이외수 씨에 대한 언급도 있습니다.

문건은 군사작전, 지휘 사항 등을 전달하는 군 보안 전산망을 통해 청와대에 보고됐습니다.

2011년 1월부터 1년 11개월 동안 모두 462건의 동향 파악 보고서가 작성됐습니다.

정치인, 민간인 가리지 않고 모두 33명이 대상이 됐습니다.

[이철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동향 파악과 댓글 공작이 쌍으로 묶여있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여론 조작을 하기 위한 사전 조사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 기간 청와대 보고 횟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7건으로 가장 많았고 김미화 씨가 6건, 공지영, 이외수 작가가 뒤를 이었습니다.

YTN 염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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