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는 KBS, MBC 안 본다"...대정부 질문 첫날 정리

"총리는 KBS, MBC 안 본다"...대정부 질문 첫날 정리

2017.09.12. 오전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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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대정부질문 첫날은 어땠을까요? 어제의 대정부 질문, 발언 내용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여야가 시작부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안 부결의 여파로 더 강하게 부닥쳤습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보이콧을 철회하고 복귀한 자유한국당이 국회법을 어겼다며 비판했습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아무런 적법절차 이행도 하지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보이콧을 철회하고 국회법이 정한 절차가 무엇이든 뭉개고 들어와서 자기 권리만 행사하겠다고 한다면 이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일이며 국회를 자기 편의적으로 여기는 오만한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상화 절차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동료 의원들에게, 지난번에도 나왔던 국무위원들에게, 그리고 더구나 우리 국민께 사과와 유감 표명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정부질문을 하려면 48시간 전에 질의서를 정부에 보내야 한다는 국회법을 들어, 의사일정을 거부하다가 규정을 지키지 않은 자유한국당은 대정부질문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항의한 것인데요.

국회의장의 중재 노력 속에 파행 위기는 넘겼지만, 대립은 이어졌습니다.

우선 여당부터 볼까요? 박범계 의원, 노웅래 의원 등 민주당 의원은 전 정권의 적폐 청산에 화력을 퍼부었습니다.

[박범계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국정원이 여론조작을 해서 이명박 정부가 박근혜 정권을 탄생시켰습니다. 박근혜 정권 검찰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문건을 포함한 여론조작 사건을 철저히 은폐했습니다.]

[노웅래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비정상의 방송도 적폐 중의 적폐입니다. 편파 방송을 위해서 기자, PD를 현장에서 내쫓고 스케이트장 청소 시키는 게 우리 대한민국 방송의 현실입니다. 마구잡이로 하고 징계 전보 조치도 마구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망나니짓을 하는 방송 경영진 조사를 두고서 언론 탄압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데 총리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낙연 / 국무총리 : 그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 것이고요. 지금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조사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야당 역시 KBS, MBC 파업 사태를 두고 총리를 압박했습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방송사 사장 뒷조사를 하는 압력을 넣지 말라고 공격했는데요.

이낙연 총리는 남용된 권력은 반드시 청산 받는다는 원칙적인 답을 내놓으며 우회적으로 전 정권까지 비판했고, 더불어 KBS, MBC 뉴스는 보지 않는다며 묘한 신경전을 이어갔습니다.

[박대출 / 자유한국당 의원 : 방송사 사장, 이사 비리 캐낸다고 압력 넣고 뒷조사하면 안 되겠지요? 위법한 것이겠지요? 정유라 사건 때 압력 넣는다고 대학 총장, 교수 구속시키고 넘기지 않았습니까? 압력 넣으면 안 되겠지요? 권력 이용해서?]

[이낙연 / 국무총리 : 네, 어느 경우에나 권력의 남용은 반드시 그다음에 청산을 받게 된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박대출 / 자유한국당 의원 : KBS나 MBC에서 불공정한 보도를 한 것 혹시 보시거나, 기억나는 것 있습니까?]

[이낙연 / 국무총리 : 잘 안 봅니다.]

[박대출 / 자유한국당 의원 : 뉴스도 좀 보십지요. 그래야 세상 돌아가고 문 정권이 아니라 국민들이 어떻게 보고 있고를 알 수가 있습니다.]

[이낙연 / 국무총리 : 개인적인 말씀을 드리면...]

[박대출 / 자유한국당 의원 : 민노총 산하의 언론 노조가 장악한 방송, 그리고 현 사장이 꾸려가는 방송. 어느 게 더 객관적이겠습니까?]

[이낙연 / 국무총리 : 꽤 오래전부터 좀 더 공정한 채널을 보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안보 정책을 놓고도 야당 의원과 이낙연 총리의 설전은 이어졌습니다. 김성태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안보전략이 '전략적 왕따'냐며 강하게 비판하자 이낙연 총리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김성태 / 자유한국당 의원 : 오죽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전화 통화하며 한국이 대북 대화 구걸하는 거지 같다는 그런 기사가 나왔겠습니까? 미국에게는 척지고 중국에게는 발길로 차이고 북한에게는 무시당하고 결국 왕따 신세만 자초한 것 아닙니까?

[이낙연 / 국무총리 : 저는 김성태 의원님이...]

[김성태 / 자유한국당 의원 : 잠깐만 이야기 들어보세요. 전략적 왕따가 문재인 정부 안보 전략인지 이제 답변 정확하게 해보세요.]

[이낙연 / 국무총리 : 김성태 의원님이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김성태 의원의 안보 정책 공격은 이어졌습니다. 특히 사드에 관해서 민주당의 배치 반대론에 관해 공세를 퍼부었고, 이낙연 총리는 진땀을 흘렸습니다.

[김성태 / 자유한국당 의원 : 대한민국 국회에 6인조 사드 밴드가 있다는데 알고 계십니까?]

[이낙연 / 국무총리 : 저 이야기는 처음 듣습니다.]

[김성태 / 자유한국당 의원 : 왜 처음 들어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 밤이면 밤마다 사드 전자파는 싫어 그럼 밤이면 밤마다 김정은의 수소탄은 좋아요?]

[이낙연 / 국무총리 : 사드 전자파에 대해서는...]

[김성태 / 자유한국당 의원 : 이건 나라의 안보를 조롱하는 일입니다.]

[이낙연 / 국무총리 : 제 답변할 시간을 주시기 바랍니다. 사드 전자파 불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소규모 환경 평가를 해서 그런 우려가 없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어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대정부질문은 살펴본 것처럼 시작부터 여야가 정면으로 맞붙은 형국이었습니다.

오후 2시부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이 예정돼 있는데요. 오늘 역시 안보 위기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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