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미뤄진 '종교인 과세' 또 유예?

50년간 미뤄진 '종교인 과세' 또 유예?

2017.08.20. 오전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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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가운데 종교인에게 세금을 매기지 않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50년간의 논쟁 끝에 내년 1월 1일부터 종교인에 대해서도 과세하기로 예정돼 있는데, 국회에서 이걸 또 미루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논란입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소득세법 개정안은 종교인에 대해서도 소득 규모에 따라 6~38%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종교인 대다수가 형편이 어려운 탓에 과세 대상은 전체의 20% 정도고, 그나마도 비과세 소득과 필요경비 혜택까지 더해져 세금 부담이 근로소득자보다 20~40% 적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15년 법안이 통과됐지만 총선과 대선을 의식해 시행을 2년 미뤘는데, 최근 다시 유예론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승희 / 국세청장 (지난 6월 26일) : (2018년부터 종교인 과세하는 걸로 방침이 정해졌는데요, 준비는 잘 되고 계십니까?) 시기를 정해주시면 그 시기에 맞춰서 저희는 집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국회에서 종교인 과세 유예에 앞장선 인물은 새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입니다.

민주당 기독신우회 회장이기도 한 김 의원은 무턱대고 과세를 시작하면 곳곳에서 탈세 제보만 쏟아져 큰 혼란이 생길 거라며, 2년을 더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종교인 과세 유예 조짐에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김선택 / 한국납세자연맹 회장 (지난 5월 31일) :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평등주의가 이 땅에 서지 않는 한, 우리 국민은 다 세금 내기 싫어할 겁니다.]

급기야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 발의에 참여했던 민주당 의원 가운데 박홍근, 백혜련, 전재수 의원 등 3명은 이름을 빼달라며 발의를 철회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개정안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자유한국당 15명, 민주당 5명, 국민의당 4명, 바른정당 1명입니다.

종교별로 따지면 개신교가 20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지난 1968년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한 이후 50년 가까이 성역으로 남아있었던 종교인 과세.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이 종교인에 대한 특혜를 거두지 않으면서, 현재 한국은 OECD 국가 중 종교인이 세금을 내지 않는 유일한 국가로 남았습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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