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야당 "전술핵 재배치"...현실성은 '글쎄'

보수 야당 "전술핵 재배치"...현실성은 '글쎄'

2017.08.12. 오후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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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연일 핵과 미사일 위협의 수위를 높여가면서 정치권 역시 대응 수위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는 주한미군의 전술핵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략핵무기보다 폭발력과 사거리를 줄인 소형 핵무기를 뜻하는 '전술핵무기'.

일반적으로 폭격기, 야포, 단거리 미사일 등을 이용하는 핵탄두나 핵 가방, 핵 지뢰 등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냉전 기간 한국에는 주한미군의 전술핵이 배치돼 있었지만, 1991년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타결하면서 철수했고,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도발 수위가 연일 높아지자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전술핵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아예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홍준표 / 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7일) : (전술핵 재배치에 따른) 핵 균형을 통해 한반도가 평화를 되찾을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랍니다.]

합리적인 보수를 자처하는 바른정당에서도 이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작지는 않습니다.

다만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술핵을 배치하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우리 스스로 포기하는 만큼 북한에 핵 포기를 요구할 명분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고,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이 쉽사리 꺼내 들기 어려운 카드라는 겁니다.

여당 역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우원식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0일)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전술핵 배치처럼 위험천만한, 천둥벌거숭이 같은 소리로 국민의 속을 뒤집어 놓고 있습니다.]

전술핵 재배치는 미국 군사·외교 전략의 수정을 뜻하는 만큼 현실화에 의문을 나타내는 관측이 대부분입니다.

다만,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이어진다면 국내 정치권의 논란 수준을 넘어 미국도 선택지에 올려놓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YTN 조태현[chot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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