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베를린 故윤이상 묘지에 심긴 동백나무의 사연

통영→베를린 故윤이상 묘지에 심긴 동백나무의 사연

2017.07.06. 오후 12:0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독일을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

베를린 가토우에 있는 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참배했습니다.

참배에 앞서 고인의 묘비 바로 앞에는 통영에서 공수된 동백나무 한 그루가 심어졌는데요.

이 한 그루의 나무에는 어떤 사연이 담겨있을까요?

고 윤이상 선생은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 작곡가이자 민주화 운동에 발 벗고 나섰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는 대한민국이 버린 작곡가였습니다.

그를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한 건 '동백림, 그러니까 동베를린 간첩단 조작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받았고 이후 특사로 석방돼 독일로 돌아갔지만 결국 고향 땅을 밟지 못하고 베를린에서 생을 마쳤습니다.

이런 윤이상 선생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선생의 고향에서 자라난 '통영 동백나무'를 가져간 겁니다.

[김정숙 여사 : 윤이상 선생님이 항상 통영을 그리워하셨다고 해서… 일본에서 통영 바다를 건너면서 (정작 가진 못하고) 마음만 애태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분의 마음이 어땠을까....]

하지만 가져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동백나무는 문 대통령 부부와 함께 공군 1호기를 타고 공수됐는데, 통관 절차도 상당히 까다로웠습니다.

식물 통관은 병충해가 같이 들어갈 수 있어서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참 오랜 세월, 긴 거리를 날아간 동백나무.

김 여사가 헌화한 꽃의 리본에는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남깁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조국과 고향의 마음을 담은 통영의 동백나무는 뒤늦게나마 윤이상 선생 곁에 소담히 자리 잡았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