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체제보장에도 미사일 발사 이유는?

北, 체제보장에도 미사일 발사 이유는?

2017.05.22. 오후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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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선택 / YTN 통일외교 전문기자

[앵커]
북한이 어제 발사한 미사일은 북극성-2형이고, 성공적인 발사 결과에 따라 대량 실전 배치에 들어간다고 오늘 오전 발표했습니다.

미국이 체제 보장을 한다고 공언을 하는 상황에서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 도발을 하는 배경은 무엇인지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함께 분석하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왕선택 기자 나와 있습니까?

[기자]
네, 왕선택입니다.

[앵커]
미국이 체제보장을 하겠다, 믿어달라. 어떻게 보면 파격적인 제안을 했는데도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서 이렇게 도발하는 이유, 이걸 어떻게 분석할 수 있습니까?

[기자]
북한과 미국 간에는 신뢰가 없는 상황이라고 봐야 되겠습니다. 그런 조건에서 북한이 미국의 말만 믿고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는 것은 좀 어려운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북한 체제에서 본다면 협상을 통해서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겠는데 신뢰할 수 있는 조치에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다든가 평화협정 체결이라든지 북미 외교관계를 수립한다든가 또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든가 대규모 경제지원을 한다든가 이런 것들이 포함이 돼 있습니다.

현재 물밑 협상이라는 것이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고 공식 협상은 진행되지 않은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몸값을 올리는 차원에서 오히려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합리적이라고 봐야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공식협상까지는 최대한 몸값을 끌어올려야 하는 이런 전략도 숨어 있다고 봐야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한이 원하는 신뢰 조치, 지금 말씀하신 그런 조치들이 미국 입장에서 수용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은데 미국이 북한과 직접 협상을 할 가능성, 어느 정도나 될까요?

[기자]
일단 협상을 하는 것에 대해서 참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것 모두를 들어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런 문제에 대해서 협상을 하는 것 그 자체는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과거 몇 차례에 걸쳐서 북한의 요구 중에 협상을 하고 또 북한의 요구 중에 상당 부분을 수용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00년에 북미공동코뮈니케가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습니다.

다만 미국에서는 북한과 양자 협상을 해 봤는데 결국에는 사기를 당했다 이런 판단이 있기 때문에 북한과의 직접적인 협상을 꺼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설득하도록 하는 그런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미국의 후원을 받으면서 중국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물밑협상을 현재 진행 중인 그런 상황이 되겠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중국의 중재 노력에 대한 불만의 표명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겁니까?

[기자]
크게 봐서는 그럴 수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본다면 핵과 미사일 역량, 북한은 핵과 미사일 역량을 최대한 이른 시기에 완성한다는 것이 목표가 되겠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총력을 집중하는 것이 지금 현재 북한의 기본 전략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어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기본적으로 자기 시간표에 충실한 행동이라고 봐야 되겠습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특이한 점은 중국이 물밑협상을 추진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중국은 북한에 대해서 미사일, 핵실험 발사를 중단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 되겠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에 자기에 충실한 행동이라는 차원도 있지만 동시에 중국이 제시하는 중재 방안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하는 그런 의미가 분명히 있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관심이 있다고 해도 지금 북한이 이렇게 도발을 계속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금 정치적 위기 상황에 몰려 있는데 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즉흥적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 감행을 하지 않을까 이런 가능성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은 걱정 안 해도 되는 겁니까?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걱정을 안 해도 된다 할 때 완전히 100% 걱정 안 할 수는 없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 가능성을 완벽하게 배제할 수는 없는데. 다만 북한에 대해서 미국이 군사적인 공격을 하는 것, 이것은 미국 대통령이 혼자서 결정한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그런 정도의 조치는 아닙니다.

한국과 미국은 연합사령부 체제가 형성이 되어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북한에 대한 미국 단독의 공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그런 상황입니다.

여기에 또 미국 행정부 내에서 고위 참모들이 다들 동의를 해야 되고 미 의회 지도자들도 설득해야 되고 또 여론도 찬성해야 됩니다.

사실 과거 미국의 지미 카터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세워서 당선이 됐고 취임 이후에 실제로 미군 철수를 추진한 바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미국 군부가 반대를 해서 무산이 됐습니다.

그런 사례를 봤을 때 미국 대통령 혼자서 결정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정부가 또 동의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북한이 한국을 전면적으로 침공하는 상황이 아닌 상태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을 먼저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방안, 이것에 동의할 가능성은 그것도 거의 없다고 봐야 되겠습니다.

따라서 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시나리오다, 이렇게 봐야 되고요. 미국 대통령이 군사 공격 위협을 그래도 계속해서 말을 한다면 이것은 결과적으로 북한에 대한 위협 효과는 거의 없고 발언의 신뢰성만 떨어지는 부작용이 더 크게 되는 그런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북한이 오늘 아침에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했는데요. 북극성-2형이다. 그리고 앞으로 이 미사일을 대량 실전배치하겠다 이렇게 밝혔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아침 보도를 통해서 어제 발사한 미사일의 종류, 또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을 했는데요. 북극성-2형 미사일이라고 확인을 했습니다. 이것은 사거리가 2000km 정도로 추정이 되는데 어떤 전문가들은 4000km까지 나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게 보고도 있습니다.

김정은은 이번 실험으로 미사일의 신뢰성이 모두 확인이 됐고 그래서 실전배치하라 이렇게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이런 지시는 한편으로 남한 또는 일본, 미국에 대한 군사적인 위협을 가중한 것이 틀림없는데 다른 한편으로 보면 미사일 실험을 부분적으로 중단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특이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기자]
북한이 발사하는 여러 가지 미사일 중에서 북극성-2형은 사실은 신뢰성이 확인이 됐기 때문에 앞으로 발사하지 않을 것이 예상이 됩니다.

이것은 북극성-2형에 국한된 것이겠지만 북한에서 미사일 발사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은 굉장히 특기할 만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 정부의 기관이라든가 매체의 문건 발표 내용 이런 것들을 면밀하게 정독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일보하고 있어서 우려됩니다마는 이번 미사일 발사에서 기술이 고도화가 된 부분이 확인된 것이 있습니까?

[기자]
사실 어제 발사가 됐고 어제 아침에 북한 매체 보도가 나왔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크게 향상된 것은 없다, 이렇게 봐야 되겠습니다.

북한이 사실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 세우기 위해서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 역량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난 14일에 화성-12형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서 초보적인 실험에 성공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ICBM 등급의 기술 과시는 그런 차원에서는 미흡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북극성-2형 미사일 발사는 화성 12형보다 위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 개발에 대한 과시보다는 중국에 대한 불만 표출, 오히려 또 정반대로 미사일 발사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는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그런 조치다, 이런 분석을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북한이 어제 미사일을 발사한 시점, 참 묘한데요. 국가안보실장 인선 발표가 있은 직후에 있었어요?

[기자]
어제 국가안보실장 인선 발표가 있었는데 사실은 이것이 예상보다 좀 빠른 발표였습니다.

당초 기자들은 오늘 월요일이나 내일 화요일에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을 했는데 이렇게 보면 북한도 아마 청와대의 인선 발표 일정을 잘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알았다고 해도 문재인 정부를 길들이기 위한 방법일 텐데 그런 방법이라면 사실은 이렇게 탄도미사일을 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은 방법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기본적으로 핵과 미사일 역량 고도화를 위한 자기만의 시간표가 있고 그 시간표에 충실하게 행동하다 보니까 어제 걸린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것이 기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고요.

그 와중에 아까 말씀드린 대로 중국이 미사일 발사를 강력하게, 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상황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에 대한 반발 의미가 크다.

현재로서는 그것이 가장 유력한 분석이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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