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말3초 하야설'은 그냥 연기만 나는 것일까?

'2말3초 하야설'은 그냥 연기만 나는 것일까?

2017.02.24. 오전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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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결정 전 하야할 것이다" 요즘 정치권에서 많이 들리는 말입니다.

내일과 3월 1일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를 보고 박 대통령이 진퇴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등 많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말을 통해 이 부분 짚어보겠습니다.

탄핵소추위원인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헌재의 마지막 공개 변론에 참석 뒤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이춘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2일) : 제 느낌에서는 아마 피청구인 측에서 거대한 시나리오에 시작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판단이 듭니다. 제가 소추위원으로 판단할 때 피청구인 변호인단의 시나리오의 클라이맥스는 선고 하루나 이틀 전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을 피하기 위하여 대통령이 하야하는 시나리오로 이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대통령의 하야설에 시나리오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탄핵을 피하고 대통령직을 유지하기 위한 편법들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인데요.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SNS에 이 시나리오를 직접 가정하고 벌어질 일을 옮겼습니다.

만약 대통령이 탄핵 결정 전에 하야를 발표하고 이에 따라 헌재가 탄핵을 '각하' 즉 탄핵 여부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지 않겠다는 선고를 합니다.

대통령 측이 사퇴 시기는 장차 하겠다는 의미라고 주장한다면서 번복한다면 '탄핵 건'을 재상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대통령직을 유지하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알고 있기에 여러 변수를 놓고 하야설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의 말입니다.

[정병국 / 바른정당 대표 (어제) : 탄핵 소추 전에 질서있는 퇴진 요구를 거부하고 이제 와서 사퇴를 검토한다는 것은 위법한 대통령을 넘어서….]

[정병국 / 바른정당 대표 (오늘) : 비겁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꼼수 사퇴 카드를 떨쳐버리고 당당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길 바랍니다.]

탄핵 심판 조기 하야설이 대통령직 유지를 위한 꼼수라는 판단도 있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복하고 일부 지지층에 호소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입니다.

[이용주 / 국민의당 의원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 최근 대통령 측에서 헌법재판소에서 하는 걸 보면 정상적인 재판 심리라 볼 수 없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지 않고 불복하겠다는 겁니다. 무조건 이 헌법재판의 틀을 깨고 정상적인 틀로 나아가지 않겠다는 거죠. 대통령의 지지자들한테는 그런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억울하다는 측면에서 자진사퇴를 한다고 하더라도 동정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와 김진태 의원의 의견이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데요. 둘 다 들어보시지요.

[정우택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어제) : 촛불과 태극기 집회가 점점 가열되는 것을 보고 저는 걱정하는 거죠. (질서 있는 퇴진은 대통령에 대한 사법 처리를 안 하는걸전제로 얘기하시는 거죠?) 그렇죠. 탄핵 결정을, 소위 끝장을 봐야 되겠냐, (질서 있는 퇴진이) 최후의수단이라고 당에서는 나 혼자만 주장하는 것 같아요.]

[김진태 / 자유한국당 의원 : (대통령 자진사퇴는 전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탄핵 선고 전 자진사퇴를 얘기하는 분들은 혹시 탄핵이 기각될까 봐 걱정하는 분들이에요. 어떤 당은 기각되면 다 의원직 사퇴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호기 있게 나가더니 이제 선고 일자가 다가오니까 그거 기다리지 말고 정치적으로 타협해야 된다? 그걸 누가 믿겠어요. 또 혹시 다른 당에서도 그렇게 얘기하는 분들은 탄핵이 기각됐을 때 여태 어디 가서 뭐 하고 있었냐, 이런 비판에 직면할 분들이 그런 얘기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와대는 검토된 바도 없고 왜 하야설을 놓고 끌어 들이냐며 하야설 거듭 일축했습니다.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다양한 자진 하야설과 시나리오.

이를 보면 탄핵이 인용될지 기각될지는 모르지만, 판단의 시점이 다가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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