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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대북확성기 비리'...장성 출신 정치인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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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7-02-08 12:10
■ 강정규 / 정치부 기자

앵커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우리 군이 대북심리전의 핵무기로 뽑아든 칼이 바로 신형 대북확성기 도입사업이었습니다. 그동안 온갖 비리 의혹과 구설수에 휘말려 왔는데요.

이번엔 YTN 취재를 통해 대북확성기 사업 뒤에 있던 예비역 장성 출신 정치인의 그림자가 밟혔습니다. 사건을 직접 취재한 강정규 기자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강 기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대북확성기 제3업체 또 군 장성 출신의 정치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업과 정치인, 연결고리가 드러나게 된 건데요. 어떻게 드러났습니까?

기자

지난해 여름 대북확성기 사업 수사에 착수한 군 검찰이 돈의 흐름을 추적하던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대북확성기 사업에 낙찰을 받은 업체 말고도 협력업체 2곳이 더 있었고 이 협력업체 가운데 한 곳의 계좌에서 예비역 장성 출신 전 의원 쪽으로 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이 잡힌 건데요.

이 계좌는 협력업체 대표 명의의 통장이었습니다. 약 2년 동안 수많은 입출금 내역이 있었고 그 가운데 당시 현역 의원이었던 A 씨의 실명도 나왔습니다. A 전 의원 계좌로 실명 입금된 액수는 수백 만 원으로 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A 전 의원실 보좌관 B 씨 명의로 입금된 액수까지 합하면 수천만 원 넘습니다. 특히 보좌관 B씨는 이 통장이 현행법상 불법인 차명 계좌라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앵커

수백만 원이 아니라 수천만 원까지 커진 상황인데 취재 과정에서 강 기자가 A 의원의 보좌관, 직접 만나보셨죠?

기자

이번 사건처럼 껄끄럽고 민감한 취재는 취재원들이 기자를 피하기 마련인데요. 보좌관 B 씨는 오히려 직접 만나자고 제안했습니다.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는 모습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전화 취재에 응할 경우 통화 내용이 녹음될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막상 보좌관 B씨를 만나보니까 매우 조심스럽고 초조한 모습이었는데요. B씨는 먼저 군 검찰이 조사한 협력업체 대표의 계좌가 자신의 차명 계좌였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의원실 활동비 등을 관리하기 위해 오랜 지인인 협력업체 대표의 계좌를 빌려 썼다는 해명입니다. 현행법상 불법인 차명 계좌 개설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 있던 돈은 순전히 자신의 개인 돈이었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했습니다. 통장을 직접 펼쳐서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자신이 모셨던 A 전 의원이나 대북확성기 사업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한 겁니다. 그러나 이 불법 계좌에서 A 전 의원의 실명이 나왔고요. 대북확성기 사업이 본격화된 2016년 2월 B씨의 계좌로 수천만 원이 한꺼번에 입금되는 등 의심스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협력업체 대표 계좌가 자신의 차명계좌였다는 B씨의 주장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취재 과정에서 이게 차명계좌가 맞다라고 직접 밝혔고요. 대신 차명계좌는 맞지만 이게 의원 쪽으로 간 돈이 아니다, 이렇게 차단한 거죠?

기자

그렇게 방어논리를 폈던 겁니다.

앵커

많은 국민들은 전 국회의원 A 씨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공개할 수는 없는 건가요?

기자

저도 기사에 실명 공개를 요구하는 댓글들이 많이 달려 있는 것을 봤는데요. 저희도 취재 과정에서 A 전 의원의 신상을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그러나 현재로서는 예비역 장성 출신으로 19대 국회에서 대북 강경론을 폈던 인물이라는 점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직 수사 기관을 통해 혐의점이 충분히 드러난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요.현재 민간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고 대북확성기 사업의 숨은 연결 고리를 캐내려는 YTN의 취재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더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금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만 놓고 보면 차명계좌로 입금된 돈까지 확인된 상태입니다. 이제 검찰이 수사를 자세히 해야 될 텐데요. 사실 이 대북확성기 사업이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부분입니다. 국민권위위원회에서도 진상조사에 나섰죠?

기자

말씀하신 대로 대북확성기 도입사업, 입찰 비리와 가격 부풀리기, 또 부실 성능 검증 의혹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사업 추진을 강행했고 대북확성기 40대를 모두 납품받았습니다.

입찰 비리 의혹을 수사한 군 검찰도 심리전단 소속 진 모 상사 등 실무자 2명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공무집행방해와 입찰 방해 등의 혐의가 적용됐는데요. 이를 두고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배임이나 횡령죄를 적용하지 않으면 부당 이득을 강제로 환수할 법적 근거가 미약해지기 때문입니다. 권익위에는 바로 이 부분에 대한 부패 신고가 접수됐습니 다. 권익위는 오늘부터 본격 조사에 착수했고 기소된 실무자 2명 외에 윗선이 있는지도 들여다 볼 예정입니다.

이밖에 국방부 조사본부도 진상 파악에 나섰다고 하는데요. 군 스스로 군의 치부를 드러낼 수 있을지 불씨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앵커

현재는 의혹입니다. 현재 밝혀진 사실만을 가지고 의혹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이게 사실로 밝혀지고 문제 고리를 완전하게 밝혀내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은데요. 결국 공은 민간 검찰로 넘어갔군요?

기자

군검찰은 민간인에 대한 조사 권한이 없어서 현역 군인이 아닌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 결과는 민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에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YTN 취재로 예비역 장성 출신 정치인의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외압 의한 사건의 축소나 은폐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민간 검찰이 군 검찰은 건들지 못했던 부분까지 성역 없는 수사를 할 수 있을지 지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강정규 기자, 후속 취재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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