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반기문, 문재인 대항마는?

사라진 반기문, 문재인 대항마는?

2017.02.02. 오후 6:3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빨라지고 있던 대선판에서 유력한 대선 후보 한 명이 사라졌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누가 가장 득을 볼까요.

남은 대선주자들의 이해득실을 전망해봅니다.

먼저,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강력한 상대였던 반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세론'을 굳힐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최진녕 / 변호사 : 지금 변수가 생겨버린 것이죠. 가장 큰 보수 후보 층이 빠져버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문재인 후보로서는 그 대세론이 조금 더 강화될 수 있는 그런 여지가 생긴 것 같아 가지고요.]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이 문 전 대표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력한 경쟁 주자가 없는 가운데, 독주하는 구도가 형성된다면 다른 주자들의 '집중표적'이 될 공산이 크고, 위기감으로 인해 보수층이 재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또한,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이 문 전 대표에게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 현재 반기문 총장의 중도사퇴를 보더라도 다른 후보들은 다 올라가는데 문재인 후보만 약 7% 하락하는 것은 그러한 징조를 나타내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저는 만약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이 헌재에서 발표된다고 하면 문재인 전 대표는 굉장히 좀 지지도가 하락할 것으로 봅니다.]

'의외의 수혜자'도 나타난 듯 보입니다.

반 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이 급등한 두 사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안희정 충남지사입니다.

황 권한대행은 대선 레이스에 아직 뛰어들지는 않았지만, 향후 반 전 총장의 '대체 인물'로 급부상할 수 있고, 안 지사는 반 전 총장에게 향하던 충청권 표심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안희정 지사는 어제 반 전 대표의 선언 이후 '충청대망론'의 대표주자로 급부상했습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 : 대세를 타고 있는, 보수 진영 내에서는 황교안 권한대행이 끌어간 거고요. 충청대망론의 주자였던 반 전 총장이 주저앉으니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지지율이 갔다) 그래서 지금 최대의 수혜자는 바로 황교안, 안희정 이렇게 두 주자로 볼 수 있겠고요.]

하지만, 황 권한대행이 실제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박근혜 정부의 상징적 인사인 만큼 중도 진영의 확장성의 한계가 지적됩니다.

안 지사 또한, '문재인 대세론'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수혜자로 꼽히는 또 한 사람.

[안철수 / 국민의당 전 대표 : 정권교체 성격이 분명해야 합니다. 이런 사람만이 문재인을 이길 수 있습니다. 제가 감히 그 적임자라고 말씀드립니다.]

"내가 문재인을 이길 수 있는 적임자다" 라고 자신 있게 외치고 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문재인 대 반기문의 양강구도가 해체되고, 문재인 대 안철수의 구도가 형성되기에 유리한 환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향후 지지율의 반등이 없다면 대선 구도에서 고립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습니다.

[최영일 / 시사평론가 : 이 상황을 예견했던 것이 바로 안철수 전 대표였어요. 설 지나고 그만둘 것이다. 그런데 그게 맞아들어갔어요. 그래서 안 전 대표가 지금 이 모멘텀을 받고 상승할 것이냐, 관전포인트가 되는데 지금 하루 지난 오늘은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보수층이 바른 정당 주자들에게로 시선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 경우 '유승민 의원'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수표를 흡수해 개혁 보수 진영의 대표 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하지만, 유 의원이 TK 지역의 거부감을 극복하고 움츠러들어 있는 전체 보수진영을 묶어 야권에 대응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요동치는 대선정국.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보수 중도 표심이 향후 어디로 흘러갈지에 따라 대선주자들의 희비도 엇갈릴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