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토론] 재벌 앞에 작아지는 검찰 & 반기문 전 총장의 반반 행보

[정치토론] 재벌 앞에 작아지는 검찰 & 반기문 전 총장의 반반 행보

2017.01.19. 오후 9:1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정치토론] 재벌 앞에 작아지는 검찰 & 반기문 전 총장의 반반 행보
AD
[정치토론] 재벌 앞에 작아지는 검찰 & 반기문 전 총장의 반반 행보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1월 19일 (목요일)
■ 대담 : 노동일 경희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님, 박상병 정치평론가 박사님(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정치토론 함께하실 전문가 두 분 모셨습니다. 노동일 경희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님,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 박상병 정치평론가 박사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노동일 경희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님(이하 노동일): 네, 안녕하십니까?

◆ 박상병 정치평론가 박사님(이하 박상병):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여부, 오늘 핫이슈인 것 같습니다. 법원 기각 결정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노동일> 법리적으로 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뇌물죄 입증 문제가 대가성 아니겠습니까, 돈 받은 것도 분명하고 돈 준 것도 분명한데, 그게 뇌물죄 성립되려면 대가성이 있고,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하는 건데요. 그게 없었다, 이렇게 보니까 입증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겠죠? 법리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고요. 그런데 인제 와서 나도 그럴 줄 알았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새벽까지 지켜봤는데요. 안 나오는 것을 보니 기각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얘기해서 삼성 앞에서 작아지는 게 어디 검사, 판사 한두 번 봤습니까. 그렇게 구속영장 발부 안 될 거라고 생각이 되더라고요.

◆ 박상병> 정치 평론을 주로 하는 입장에서 사법부 판단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건 적절하진 않지만, 저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리라고 바랐습니다. 왜냐면 특검도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의를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에 상당히 공감 했습니다. 그러면 검찰이 정의를 세우는 일에 당연한 것이, 대한민국 검찰이 정의를 세우는 것에 대한민국 국민이 감동받을 정도라고 한다면, 지금까지 검찰은 무엇을 세웠습니까. 특히 재벌 앞에서 너무도 작아지는 거죠. 그런데 특별 검찰이라서 뭔가 좀 특별할 줄 알았더니 삼성 앞에서는 특별하지 않더라고요. 굉장히 실망했습니다. 지금 그런 분위기입니다.

◆ 노동일>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이, 이게 뇌물죄가 성립이 안 된다는 건 아니고요. 구속 여부를 따지는 건데요. 마치 영장이 기각되니까, 그러면 삼성이 무죄라는 말이냐,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 분위기인데요.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라는 얘기였지, 뇌물죄가 안 된다는 건 아니었습니다.

◆ 박상병> 지금 이화여대 교수들도 세 명이나 구속됐습니다. 사안을 비교하면 이재용 부회장과는 비교가 안 되죠. 학자들입니다. 한 번도 구속된 적 없는데 구속됐습니다. 그러면 이재용 부회장은 2015년 7월 이전에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 지시로 상당 부분 최 씨 일가, 정유라 등 지원했다는 것, 안종범 수첩에 다 나왔고요. 또 국회에서 위증했습니다. 그런데 왜 구속영장 발부가 안 되죠? 아, 돈이 많으니까? 그러면 이해가 됩니다.

◆ 노동일> 저도 사실 교수 얘기 하고 싶었는데, 제가 교수 신분이라 얘기하기 어려웠는데 얘기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곽수종> 두 분 다 후학들을 가르치고 계신데요. 제가 한 번은 그런 글을 읽은 적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거짓말 하시고, 스승이 되는 교수님들도 거짓말 하시고, 엄마 아빠도 거짓말 하고, 그래서 군사부일체가 맞다.

◆ 노동일> 지적하신 것처럼 사안의 중대성을 비춰봤을 때 구속하려면 도주 우려, 증거 인멸 우려,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것들이 증거는 이미 다 나와 있고, 무슨 도주하겠습니까, 그런데 구속한 것을 보면 형평성에 안 맞는다는 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거죠.

◇ 곽수종> 결국 교수님들이나 다른 분들은 비싼, 능력 있는 변호사를 대동하지 못하고 영장 심사를 받으러 갔을 수 있겠네요.

◆ 노동일> 변호인의 능력도 물론 있을 수 있겠죠. 그러나 말씀드린 대로, 솔직히 개인적 마음으로는 그야말로 이건 법 대로 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지만, 한편에서는 국내 1위 기업인 삼성 오너를 구속하면 경제가 혹시, 이런 생각도 있지 않습니까. 사회적 분위기도 있을 수 있고요. 그런 것이죠. 저도 아까 처음에 법리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 정치적으로 봤을 때는 조금 어렵다는 것이 바로 그런 말씀이죠.

◆ 박상병> 노 교수님이 방금 이화여대 교수들과 이재용 부회장의 차이점, 변호인의 능력, 있을 수 있겠죠. 있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결정적인 거죠. 다른 건 없는 겁니다. 또 하나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는 삼성이 투명할수록 더 경쟁력이 있습니다. 언제까지 삼성이 권력에 기대어 덩치를 키워올 겁니까?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 관치 경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고 이재용 부회장에게 엄벌한 벌을 해서 삼성이 말 그대로 투명한 경영을 하면 오히려 대한민국 경제, 삼성에 더 유리합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왜냐면 그것이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입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경제 부담이 된다고 한다면 이재용 부회장은 어떤 나쁜 짓을 하더라도 구속이 안 되겠네요.

◇ 곽수종>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께서 탄핵되어 물러나 계시고, 국정 공백이 있지만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거대한 배는 계속해서 전진하고 있고, 시스템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는 거죠. 삼성 이재용 부회장 정도 한 명이 구속된다고 한들 삼성이 가진 시스템으로 과연 침몰될까, 더 큰 그림을 그리며 미래를 본다면 특검에서 말한 정의가 경제보다 앞설 수 있다는 것, 설득이 될 것도 같은데요?

◆ 노동일> 물론입니다. 그 점은 충분히 동의합니다. 그러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마치 뉘앙스가 삼성은 무죄라는 얘기냐, 이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 곽수종> 지금 특검에 대해 많은 청취자분들이 질문하시는 점은, 영장을 재청구하지 않을까, 이런 질문을 많이 하십니다.

◆ 노동일> 그러지는 않을 것 같아요. 분위기로 봐서는. 뇌물죄 하나에 매달리기엔 특검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요. 아직 결과 안 나왔죠?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에 대해.

◇ 곽수종> 어떻게 예상하세요?

◆ 노동일> 지금 같은 영장 전담 판사가 합니까?

◇ 곽수종> 아닙니다.

◆ 노동일> 지금 상황 같으면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왜냐면 오늘도 여러 가지 댓글을 많이 봤는데요. 마침 묘하게 법원 항소심에서 관계없는 이야기이지만, 2,400원 횡령했다고 버스 기사에게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도대체 법감정과는 너무 다른 일인 거죠. 그러니까 어마어마하게 비판하더라고요. 2,400원 횡령했다고 해고가 정당한데 몇백억이. 횡령 혐의도 같이 되어 있었거든요, 이 부회장도. 그런 점을 보면 판사들도 그런 점에 대해 물론 그에 대해 여론과 단절되어야 하지만, 무시할 수 없거든요. 국민의 법감정이라고 하는 것을.

◇ 곽수종> 성창호 부장판사입니다.

◆ 노동일> 만약에 여기도 기각하면 돈 있고 백 있는 사람들은 다 기각되는 거냐, 이런 게 분명히 나올 거니까 그 점은 조금 부담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박상병> 아무튼 이 부분에서는 삼성의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거고요. 그동안 수많은 의혹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삼성이 끄떡없던 이유가 뭘까,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특별 검사도 손을 못 대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가 안 된다고 한 사실을 알았고요. 정서적인 판단이고요. 법리적으로 볼 때는 지금 특별 검사팀에서 오늘 재판부가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구속의 사유, 필요성이 있으며 상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있으면 특검은 반드시 영장을 재청구해야 하는 거죠. 반드시. 이에 매달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굳이 구속시키는 것이 옳으냐 옳지 않느냐에 대한 법리를 다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그것이 아니라 오히려 삼성과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다른 확실한 근거가 있으면 굳이 여기에 매달리지 않고 재판에서 근거를 제시해 유죄를 입증하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인 거죠. 이 대목에서 혹시 청취자 분들도 특별검사가 만약에 재청구하지 않고 불구속 기소를 한다고 해서 게임에서 졌다고 판단하시진 마시라. 구속에 매달리지 않고 오히려 법원 판결을 통해 더 확실하게 박 대통령 탄핵 사유와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죄를 입증할 수 있다고 한다면 굳이 구속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 곽수종> 많은 분들이 특검을 놓고 정의적 문제와 경제적 문제도 있고, 증거의 문제도 있고, 조의연 판사의 말처럼 인정하기 어려운 상당한 물적 증거, 심적 증거만 있는 상태라 증거적 불충분성이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고요. 이런 모든 것들을 국민들이 이해하기엔 사실상 박상병 박사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삼성이라고 하는 거대한 세력, 이 세력에 맞서기엔 우리 사회가 너무 작은 것 아닌가, 이러한 의구심을 많이 가지실 수 있는 것 같아요.

◆ 노동일> 삼성 앞에서만 작아지는 게 굳이 법 쪽에만이겠습니까? 검사, 판사 여태 다 삼성의 여러 편법 승계들 뒷받침, 사실 그렇지 않겠습니까. 과거 삼성 특검까지 차명 계좌를 상속이라고 확인해서 아주 스무스하게 승계할 수 있도록, 어마어마한 재산도 찾아줬고요, 특검이. 또 저는 바로 그것뿐만은 아니지만, 언론들도 그렇지 않습니까. 어제 유심히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엊그제 계속 이재용 부회장 소환되고 나서 계속해서 구속 안 된다고 하면서 어마어마하게 다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이 문제 발단이 된 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 당시에도 언론들이 거의, 제가 생각하기로는, 99% 이상이 다 합병 찬성해야 한다, 앨리엇 적대적, 뭐 이렇게 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은.

◇ 곽수종> 두 분께서도 경제 쪽에 관심이 있으시니까 제가 말씀을 드리면, 도요타나 GM, 이런 쪽에 보면 외국인들이 이사로 들어온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앨리엇이 제대로 된 투자가라고 한다면, 앨리엇이 삼성의 지분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이사로 들어와 삼성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이 삼성이 미래지향적 기업이라는 가치에도 맞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왜 그것을 전 국민이 나서야 하는지 저는 상당히 의심스러운 내용이 있고요. 청취자 분들 글을 올려주셨는데요. 8225번 님, “국민이 듣기에 가장 역겨운 소리가 첫 번째는, 국회의원 왈, 국민을 위한다. 판검사 왈,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다.” 8829번 님, “사법부가 정의를 세우는 일에 찬물을 끼얹었다.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또 한 번 입증됐다.” 이게 일반 시민들의 법감정인 거죠.

◆ 노동일> 네, 법감정이 바로 그런 거라고 봅니다.

◆ 박상병> 얼마 전 미국에서 유명한 하버드대학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댈 교수, 이 책이 사실 그렇게 대단한 책이 아니거든요. 제가 강의를 했습니다. 쭉 정의론의 역사나 관점, 이런 것들을 설명했는데요. 이게 그렇게 확 와 닿는 책이 아닙니다. 제목이 와 닿는 겁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우리 사회 정의가 거의 죽어 있다는 겁니다. 거기에다가 미국 하버드대 교수라는 분이, 존 롤스를 이어서 최고의 정의 전문가라고 하는 분이 책을 썼다고 하니까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것 아닙니까.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우리 사회에 정의를 구하는 국민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 국민들이 촛불을 든 게 아닙니까? 그런 국민들이 이번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지켜보며 느꼈던 참담한 감정은, 법리는 설명하더라도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 겁니다. 상식에 맞지 않는 법리가 어떤 법리죠?

◇ 곽수종>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러면 상식이 정의겠네요?

◆ 박상병> 모든 정의는 국민의 상식 위에 서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국민의 상식까지 뛰어넘어서 도덕인데요. 법리가 그 상식을 파괴하면 법이 아니죠. 법이라고 얘기하니까 법률가들만 좋은 겁니다.

◆ 노동일> 일반 독자들이나 청취자분들이 의구심을 갖는 부분은, 이렇게 되면 대통령 뇌물죄 입증이 어렵게 된다면, 탄핵 심판도 지장받는 것 아니냐, 이렇게 많이 하시더라고요. 사실 그것과는 별개라는 겁니다. 탄핵 심판은 아시다시피 헌법 위반, 법률 위반. 어쨌든 그렇게 많은 사유가 있는데 그 중 하나 뇌물죄 되느냐 마느냐 정도이고요. 오히려 삼성이 지금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았습니까. 청문회에서는 조금 어물어물 했는데, 이제는 강요받아서 낸 것이다. 분명히 했거든요. 오늘도 재판에서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우리는 강요받았다, 모든 것을 청와대가 주도했다, 기업들은 강요받아서 냈을 뿐이라고 분명히 했으니까. 대통령이 최종 책임자로서 강요죄가 가능한 부분이거든요, 오히려. 더 명확해진 겁니다. 그러니까 탄핵 심판에서는 이 자체가 뇌물죄 대통령 입증 안 됐다고 해서 크게 지장 받거나 그러진 않을 겁니다.

◆ 박상병> 조금 추가하자면, 탄핵 심판뿐만 아니라 국민들은 강요죄만 되더라도 위헌이죠.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다하지 않고 헌정 질서를 문란하게 했는데요. 그것을 넘어서서 탄핵 이후에도 대통령을 중죄로 다스려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뇌물죄에 집착하고 있는 겁니다. 뇌물죄는 가장 큰 중죄입니다. 액수가 크면 어마어마해집니다. 그래서 대통령 탄핵에 미치는 것은 강요로 충분하나 탄핵 이후 대통령이 민간인으로 돌아왔을 때 바로 이 법을 적용해 뇌물죄로 중죄로 다스리자고 하는 여론이 있기에 뇌물죄에 집착하고 있는 겁니다.

◇ 곽수종> 박상병 교수님부터 먼저 여쭤보겠습니다. 반기문, 안철수 의원이 반반 행보라고 말을 하고 있던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상병>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국민의 기대가 크지 않았습니까? 세계적인 외교 전문가로서, 대한민국 국민 중에 이렇게 저명한 인사가 많지 않았거든요. 10년 동안 무난히, 잘 했다고 하긴 어렵지만, 무난하게 하셨고요. 귀국하면 국민들에게 기립 박수를 받을 일이죠. 대선 주자로서 1, 2위를 다투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기대를 받고 한국에 오셔서 대선 행보하는 건데, 이게 아마추어 같습니다. 반 전 총장님 뭔가 많이 준비를 하셨을 텐데, 일단 주 메시지가 너무 약합니다. 왜 대선에 출마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치교체라고 하는 말은 했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애매해요. 거기에다가 국민 대통합을 한다고 하는데, 메시지가 그냥 팽목항 가고, 또는 시장가고, 이런 게 아니거든요. 왜 국민대통합 문제가 있었는지. 박근혜 대통령도 국민대통합 얘기했습니다. 뭐가 문제가 있는지 설명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 서민 코스프레를 한다고 하는데요. 저는 이게 나쁘진 않다고 봅니다만, 하려면 제대로 해야죠. 진정성이 없는 겁니다. 쇼 하는 겁니까? 국민들 싫어합니다. 대통령 선거 얼마 안 남았는데요. 무언가 상당히 부족한, 준비 안 된 것 같은 행보 때문에, 언행 때문에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는 거로 보입니다.

◇ 곽수종> 노동일 교수님?

◆ 노동일> 정치 분야에서는 아마 이제 막 정치에 발 디디셨으니까, 그런데 이제 지금 예를 들어 컨벤션 효과를 따지면, 일주일 정도 설 전까지 확 떠야 하는 거거든요. 1위 탈환하고 질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래야 나중에 조금 빠지더라도 여유가 있는데요. 지금 전혀 안 뜨고 오히려 빠지는 여론조사, 그것을 보면 박상병 박사 말씀하신 것도 있지만, 저는 초점이 분명하지 않은 게 큰 요인 같습니다. 차라리 말을 안 했으면 괜찮은데, 진보적 보수주의가 뭡니까. 나는 보수주의자이지만 진보도 괜찮다. 이런 것일 수도 있겠고요. 위안부는 야당 입장, 사드는 여당 입장. 팽목항도 가고, 천안함도 가고. 이것은 제가 보기엔 양쪽, 좋은 뜻으로 평가하면 진보나 보수에 갇히지 않고, 이른바 중도 입장에서 양쪽을 다 아우를 수 있겠다는 점도 있겠지만, 정치면 정치. 그야 말로 외교관이 예스도 아니고 노도 아니고, 메이비 하면, 뭐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특히 우리나라처럼 양쪽 진영으로 갈려서 적대적 환경에서는 자기가 어느 쪽에 속해 있는지 스탠스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어느 쪽도 자기를 내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2012년도 대통령 선거, 그때 당시 새누리당 어떤 분이 제게 물어보시더라고요. 농담 삼아 물어봤는데, 그 자리에서. 노 교수는 어느 편이냐고, 저는 중도입니다. 어느 쪽도 아니라고 했더니 정색을 하면서 뭐라고 하냐면, 중도라고 하면 양쪽 다 자기편이라고 생각 안 한다는 겁니다. 정치권에서는. 양쪽 다 자기편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저는 그게 와 닿더라고요. 반기문 총장이 이렇게 진보도, 보수도, 천안함도, 팽목항도. 이렇게 하는 행보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양쪽 다 저 사람 우리 편이구나, 지지해줘야겠구나. 이런 확실한, 속된 말로 하면 집토끼가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한다는 겁니다. 그게 가장 큰 폐착이라고 보고요. 너무 바쁘세요. 하루에 광주, 대구 찍고 대전까지. 이렇게 하면 그날 중요한 메시지가 뭔지가 없잖아요. 무엇을 초점 맞추고 해야 합니까. 광주에 눌러 앉으셔서 광주에 맞는 메시지를 충분히 주셨다면, 그날 키워드를 하나 뽑아내서 할 수 있었을 텐데요. 광주 갔다가 대구 갔다가 대전 가시니까 무슨 키워드를 뽑아내겠습니까. 그런 것들이 제가 보기엔 너무 바쁘게 초점이 없는 화살을 너무 쐈지만 화살이 하나도 10점 맞는 게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봅니다.

◆ 박상병> 반 총장님이 이렇게 한 달 뒤에 힘들어서 체력적으로 도저히 대선에 뛰지 못하겠다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1944년생입니다. 오자마자 발 빠른 행보하다가 한달 쯤 뒤에는 의지는 충만한데 체력이 안 되어 더 이상 못 다니겠다, 이렇게 걱정되실 정도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요. 저는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얘기하는 것, 이해는 가요. 이런 개념이 학술적으로는 있습니다. 이건 설명해야 합니다. 저나 노 교수님이 할 수 있는 말인데, 정치하시는 분이 이렇게 말하면 애매합니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합니까. 대한민국은 양 극단 진영 논리가 가장 큰 병폐입니다. 흰색과 검정색 양 지점에서 지금까지 싸워왔습니다. 그래서 안철수 전 대표, 제3지대 만든 겁니다. 제3지대는 흰색과 검정색 중간에 있는 게 아닙니다.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겁니다. 빨간색, 노란색, 푸른색. 녹색. 양 지대를 뛰어 넘는 겁니다. 그런데 반기문 전 총장께서는 비슷한 논리에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니다. 그러면 뭐냐. 중간에 있는 반반인가? 이러다 보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선언을 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니고, 여당도 아니고 야당도 아니고. 이러다 보니 정체성 문제가 생긴 겁니다.

◇ 곽수종> 이게 왜 일어난 겁니까? 내부 스텝들이 잘못되어 있는 건지, 일정을 맞추고 메시지를 하는, 이런 것이 조직적으로, 정치를 하려면 자본과 조직, 돈이 있어야 하고요. 무엇이 문제인 겁니까?

◆ 노동일> 다 문제죠. 본인 스스로 고백하셨잖아요. 돈이 없어서 힘들다고. 우선 그건 분명할 거고요. 지금 이른바 캠프, 몇 군데 사무실 얻어 하는 사람들, 그분들이야 자기들이 십시일반 캠프 운영 돈은 좀 대겠죠. 그거야 되지만 이렇게 본인이 지방을 오가고 행사를 하는데, 그건 누군가 낼 수가 없잖아요. 만약 누군가 후원한다면, 잘못하면 정치자금법 위반이 될 수도 있고 문제가 생기니까요. 다 본인 돈으로 하신다든데, 차도 두 대, 기사도 두 사람, 이렇게 너무 솔직하게 고백하셨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본인이 뭔가 약세가 보이기 시작하면 빠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정치권이 흔히 이야기하는 것처럼 없어도 있는 체 해야 한다. 사람도 모이고 돈도 모이고, 조직도 이렇게 해야 사람들이 있어 보인다고 해서 자꾸 모여드는 것이지 돈도 부족하고 조직도 부족하고, 뭐 없어요. 이렇게 한다면, 실제로 좀 그렇습니다. 이 분이 처음에 얘기하신 것처럼 정치 아마추어라는 게 분명하고요. 도와주는 분들이라도 제대로 해야 할 텐데, 이렇게 바쁜 이유 중 하나는 캠프가 여러 곳에 있어서 A캠프 일정도 소화해야 하고 B 캠프 일정도 소화해야 하고요. 자기들이 경쟁적으로 일정을 짤 겁니다. 그러면 거절할 수 없거든요. 특히 반기문 총장 같은 분은 어느 하나 중심을 잡아 하기도 어렵고, 판단도 어려울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겹쳐서 메시지도 어렵고. 오늘도 아마 1일 1구설 나올 겁니다. 조금 있으면.

◇ 곽수종> 긍정적인 평가를 하자면, 그 안에 아직 최순실은 없군요.

◆ 박상병> 최순실 활동할 때와 반 총장 활동할 때는 거리가 워낙 멀어서 별 연관 없을 것 같습니다.

◇ 곽수종> 바른정당에 가신다고 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 박상병> 갈 데 어디 있습니까. 새누리당 간다고요?

◇ 곽수종> 몸값이 많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 박상병> 어차피 몸값은 지금 많이 떨어졌습니다. 반 총장은 가장 몸값이 좋았을 때는 대한민국에 착륙했을 때입니다. 왜, 국민의 기대가 높았으니까요. 기대가 없었으면 착륙하나 마나, 한국에 오자마자 준비를 했다고 봐야죠. 지난 해 말부터 한국에 오가면서 했잖아요. 여론 조사 1위, 2위를 다퉜잖아요. 그러면 UN에서 임기를 마치며 뭔가 준비를 했을 것이고, 국내에서도 핵심팀들이 정무적으로 한국 와서 정치인으로는 첫출발 아닙니까? 첫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정치의 이미지는, 특히 대통령 선거도 얼마 안 남았습니다. 1년 남은 게 아닙니다. 준비가 안 되다 보니까 첫 스텝부터 꼬이면 따라 다니기 어렵습니다. 아마 반 총장이 지금 최순실 문제에는 연관이 안 될지 모르겠지만, 저는 내부의 혼선, 내부의 좌충우돌로 좌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곽수종> MB계가 거기에 많이 들어가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 노동일> 예전에 했던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죠. 정치야 대선 앞두고 으레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 곽수종> MB를 직접 외방하셨고.

◆ 노동일> 오늘 1일 1구설 중 하나가, MB 만나서 녹색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얘기를 했거든요. 그것도 마이너스입니다. 감점입니다. 지금 물론 바른정당으로 간다면, 거기에 상대적으로 봐서 친이계, 이른바 비박계 의원들이 많이 모여 있으니까 그렇다고 전혀 다른 정당으로 가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낫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저분이 저기 가서 친이계, 이른바 비박계 쪽 사람과 손을 잡으면 참 좋은 조합이다, 이렇게 할 리는 없거든요. 지금 또 MB 녹색 성장에 대해 아직도 4대강 얘기가 나오면서 여러 가지 비판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다시 녹색성장을 이어가겠다고 하면, 제가 보기엔 전혀 설득력 없는, 그런 행보이며 마이너스가 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 곽수종> 박상병 교수님?

◆ 박상병> 정치, 특히 대통령 선거는 세력 싸움입니다. 옳고 그른 것은 두 번째 문제고 세력 싸움입니다. 세력은 사람들이 모이는 겁니다. 그 사람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모이는가는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 보세요. 왜 임기 3년 겨우 마치자마자 탄핵됩니까. 주변 사람들을 보세요. 지난 3년 동안 박 대통령의 인사 정책 비판하느라 욕 엄청 먹었습니다. 박 대통령이 미워서가 아니라 정말 잘 되길 바라는 입장에서 제대로 된 인물이 대한민국에 많습니다. 정말 우리나라만큼 인재가 많은 나라가 많지 않을 걸요, 인구에 비해서. 그런 것들은 다 빼고 어떻게 고르는 분들, 다 저런 분들을 고를까. 굉장히 비판 많이 했습니다. 결국 뭡니까. 망치는 겁니다. 결국 박 대통령이 그랬으니까, 그것을 감싸고 예스하는 사람들 주변에 똘똘 뭉친 거구나. 한통속이 되다 보니까 나라가 이렇게 됐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만, 그것을 알면 반기문 전 총장 주변 사람들을 어떤 사람들로 모을 것인가, 어떤 사람을 전면에 내세울 것인가, 준비가 안 되었다가 오자마자 이명박 전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많아요. 그러면서 한 얘기가, 정치교체입니다. 정치 어떻게 교체하자고요. 다시 MB 정부로 가자고요? 이건 전략적 미스일 뿐만 아니라 그래서 너무나 준비가 안 되었구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 노동일> 여러 사람들 지금 제2의 고건이 될 거라는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고건 전 총리도 한때 지지율 1위로 얼마나 기세를 올렸습니까? 그러다가 중간에 그만두셨는데요. 결국 정치를 할 때 세력, 돈, 본인의 정치적 감각이 또 최우선입니다. 흔들리고 조직 혼선이 있어도 본인이 정리해나가야 하는데, 역량이 중요하죠. 그런데 정말로 비판적 입장에서가 아니라 아끼는 입장에서 더 흠집이 나기 전에 생각을 달리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고언을 드리고 싶어요. 제가 2013년도에 미국에 연구년으로 가서 보다가 그때 뉴욕타임스인가 나온 것을 봤는데요. 큰 사진 하나가 오바마 대통령 가운데 앉아 있고, 오바마 대통령 오른쪽에 반기문 총장이 앉아있고, 왼쪽에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앉아 있는 사진, 그리고 설명에는 세계를 움직이는 3인,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기사를 읽어보니 반기문은 코리안, 김용은 코리안 아메리칸, 으쓱하더라고요. 제가 득이 될 게 없는데. 그런 것을 보면 무슨 서구 언론에서 최악의 사무총장이라고 하지만 전직 UN 사무총장이라고 하는 자산은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지금 대통령보다 오히려 UN 전직 사무총장으로서 글로벌 세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자꾸 뭔가 흠집이 나고 이렇게 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오동잎 하나 떨어지면 가을이 온 줄 알아야죠. 이렇게 된 것을 보면 더 이상 흠집나거서 아무것도 역할을 못 하시기 전에 빨리 결단 내리는 게 좋지 않을까. 정말 아끼는 마음에서 드립니다.

◆ 박상병> 노 교수님 말이 와 닿습니다. 저는 오기 전에 결단했어야 했다. 본인의 실력은 본인이 알고, 대한민국의 대선이 어떤지 알고 있잖아요. 앞으로 본선 들어가면 반기문 전 총장으로서 10년, 역량까지 다 평가할 겁니다. 국제사회 언론들은 난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 나올 겁니다. 그런데 노 교수님은 고언이라고 하셨는데, 접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고 있습니다. 바쁜 행보 잠시 접고 빨리 주변 사람을 바꿔야 합니다. 제대로 된 인재들을 발탁해서 진영을 갖추고 비전을 만들어내고, 구체적 핵심 포인트를 만들어 내면서 큰 그림을 그려서 이제는 반기문 실질적으로 대선에 나선다고 하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가는 길이 있다고 봐요. 그리고 반기문 전 총장이 가는 정치 지형도 나쁘지 않습니다. 바른정당으로 간다고 하면 찬사가 많이 있어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빨리 스텝을 제대로 잡으시라. 이대로 가면 추락한다고 봅니다.

◇ 곽수종> 정리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노동일> 박상병 박사께서는 아직 안 늦었다고 하시는데, 저는 별로 반전의 기회가 있을 것 같지 않아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고언에서 드리는 입장인데요. 이분이 정말 대통령으로서 뭔가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면, 비전이 있고 철학이 있다면 벌써 나왔어야 합니다, 그게. 여태 안 나온 건 앞으로도 나올 가능성이 없다. 보니까 좀 더 결단을 일찍 하시는게 좋겠다. 충언으로 드립니다.

◇ 곽수종> 박상병 박사님?

◆ 박상병> 반기문 전 총장 주변에서 그래도 정치 교체를 기대하는 사람들 많이 있습니다. 그분들을 실망시키기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고요. 어차피 승부수는 던졌습니다. 끝까지 가는 것이 반기문 전 총장에게는 유리하다. 그러면 빨리 반 전 총장 주변 사람부터 재진영을 짜라. 그리고 핵심 사람들 중심으로 좀 더 소통하며 체계적으로, 국민들 가슴에 와 닿는 메시지를 던지며 좀 더 큰 그림을 가지고 행보를 할 경우에는 아직도 기회는 있다, 빨리 바꾸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노동일 경희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님, 박상병 정치평론가 박사님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하고 잘 들었습니다.

◆ 노동일, 박상병>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