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장, 與 정진석에 "국민에 유감표명" 제안

정세균 의장, 與 정진석에 "국민에 유감표명" 제안

2016.09.02.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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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세균 국회의장이 첫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사드 배치 문제를 거론하면서 새누리당이 강력 반발하면서 국회가 이틀째 파행입니다.

긴급 의총을 잇따라 열고 의장실에서 밤샘 농성까지 벌였던 여당은 오늘도 의장 항의 방문과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아직 해결방안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강희경 기자!

어제 정 의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모든 일정을 보이콧 했던 새누리당, 오늘도 정 의장을 항의 방문했는데 입장 변화가 있나요?

[기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오전 10시쯤 정세균 의장을 만났습니다.

정 의장이 어제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우병우 민정수석과 사드 배치 문제를 거론한 것에 거듭 사과를 요구한 건데요.

언성을 높이며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비공개 회동에서 정 의장은 어제 추경 처리가 무산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유감 표명을 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그 정도로는 여당 의원들을 설득할 수 없다면서도 일단 소속 의원들에게 설명하겠다고 답한 뒤 의총장으로 향했는데요.

이 같은 의장 제안에 대해 의총장에 모인 새누리당 의원들의 의견은 팽팽히 갈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단 정 의장의 제안을 수용하고 급한 현안부터 처리하자는 입장과 중립성을 깬 의장이 진행하는 본회의에는 참석하기 힘들다며, 명확한 사과를 거듭 요구하는 쪽으로 나뉘고 있는 겁니다.

일단 의견이 나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서 새누리당은 어제 오후 2시에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정 의장의 발언에 항의하면서 본회의장을 퇴장한 뒤 사과를 요구해왔습니다.

우 수석 문제를 거론하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요구하고, 사드 배치 논란에 대해 정부 책임을 지적한 것은 국회의장으로서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이라며 의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압박해왔는데요.

정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두 차례나 정 의장을 만났지만, 정 의장은 국민 뜻을 대변한 것일 뿐이라며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의원총회를 거듭 연 끝에 밤 10시가 넘어 새누리당 소속 의원 70여 명이 의장실을 점거하고 자정이 넘도록 사과를 거듭 요구했지만 일단 생각해보겠다는 대답만 듣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정기국회 첫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새누리당의 무모함과 무책임성을 꾸짖지 않을 수 없다며, 우병우를 사수하기 위해 민생을 종잇장처럼 버리느냐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에 오늘도 파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11조 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 처리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강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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