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한강으로'...진화하는 北 대남전단 살포

'하늘에서 한강으로'...진화하는 北 대남전단 살포

2016.07.27.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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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 방법이 한층 진화되고 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2일, 김포 인근 한강에서 대남전단이 담긴 비닐 봉지 수십 개를 수거했다고 밝혔는데요.

보통 바람을 이용해, 풍선을 날리는 방법과 달리, 처음으로 대남 전단을 한강으로 띄워 보낸 겁니다.

이 대남전단은 북한이 김포 북측 지역인 조강리나 관산포에서 띄워 보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름철이 되면서 남풍이 불면서 대남전단 살포가 어려워지자,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위험 물질을 담아서 내려보낼 수도 있어서 이후 경계태세를 강화했습니다.

대남 전단에는 '7.27 전승 63돐'이란 제목으로 "3년간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적혀있고,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무력화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북한은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시의 한 추모공원 무덤에 일명 삐라로 불리는 대남전단이 뿌려져 있습니다.

지난 2월, 설을 맞아 성묘에 나섰던 사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같은 달, 경기도 남양주시에서는 차도 옆으로 대북 전단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CD까지 발견됐습니다.

이 밖에 최근 들어 수도권 인근에서 대남 전단 때문에 소동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달 초엔 대형쇼핑몰인 서울 가든파이브 인근에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6월엔 방화동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가 20kg이 넘는 대남전단 뭉치로 파손되기도 했고, 구로동에선 교회 지붕이 무너졌습니다.

지난 5월 은평구에선 고압전선에 대남전단용 대형 풍선이 걸리면서 군과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습니다.

대남 전단에는 대부분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원색적인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대남 전단 살포는 북한의 서부전선에 있는 북한 2군단이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하규 /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지난 1월) : 북측 지역에서 전단을 살포하는 것이 식별되었으며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길쭉한 모양의 대형 풍선에 북한 체제를 비방하는 글씨가 선명히 들어옵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비판하는 문구가 적힌 대형 사진이 대북 전단지와 함께 풍선에 매달려 하늘로 날아가는데요.

우리나라 역시, 보수단체들을 중심으로 대북 전단을 살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지난해에도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북한군 장병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북한 주민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할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대북방송 '자유의 소리' (2015년) : 북한 동포 여러분, 수뇌부 옹위 사상수호 인민보위 제도 사수를 제일 가는 사명으로 삼고 있다는 조선 인민군의 공격을 향한 이 같은 군사적 도발이 과연 인민을 보위하고 수뇌부를 진정 보위할 수 있는 올바른 조치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북한은 확성기 중단 요구가 먹혀들지 않자 기습적인 포격 도발을 감행하는 무모하기 짝이 없는 행태를 벌인 겁니다.]

전단 이외에 대북 심리전의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대북 확성기가 있습니다.

대북 확성기를 통한 방송은 1962년부터 시작됐고, 남북 간 중요 정치적인 사안이 있을 때마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왔습니다.

지난해 8월, 11년 만에 대북 방송이 재개됐다가 중단된 뒤 올해 초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지난 1월 8일 다시 대북 방송이 시작됐습니다.

휴전선 인근 최전방 초소에서 들리는 대북방송 내용이 외신에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확성기를 통해서 들려오는 노래는 최근 인기를 끌었던 이애란의 백세인생부터 나훈아와 인기 아이돌의 노래까지 다양한 곡들이었습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미국 통신사 기자에게 비무장지대 촬영을 허가하면서 외부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북한 측은 대남전단이나 대남 방송에 대해서는 부인했습니다.

[전남수 / 인민군 상좌 : 우린 (없습니다.) 미국의 사촉(사주)을 받는 남조선 괴뢰가 괴뢰도당이 생억지를 쓴단 말입니다, 지금.]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그리고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남북관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과연 언제쯤 봄이 찾아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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