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불어닥친 '반기문 쓰나미'

정치권에 불어닥친 '반기문 쓰나미'

2016.05.26. 오후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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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 UN 사무총장 : 제가 7개월 후에 퇴임하면 무엇을 할 것이냐에 여기에 대한 질문을 한국 내에서만 받는 게 아니라 많은 국기의 정상들이 저한테 많이 물어봅니다. 이분들이 어디서 알았는지 전부 신문을 봤는지 자기들이 가서 많이 도와주겠다. 이렇게까지 농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가 가서 선거운동 해줄게.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국제사회에 이게 너무 퍼지니까 제가 입장이 좀 난처해지는 수가 많습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유엔 사무총장이다. 물론 제가 돌아오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여러 가지 역할을 그때 생각을 해보겠습니다만….]

누구의 말처럼 반기문 대망론이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어버린 듯합니다.

반 총장의 유엔 임기는 이제 6개월 정도 남아있고, 차기 대선은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지난해 5월 방한 당시만 해도 반 총장은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빼달라며 국내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는데요.

하지만 어제 열린 관훈 토론에서는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어조에 반 총장이 대선 출마 의지를 굳힌 것이 아니냐 이런 관측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작심 발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어제 발언 이후, 반 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를 굳힌 것이 아니냐는 언론 보도에 반 총장은 자신의 발언을 확대해석하지 말라며 다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는데요.

반기문 사무총장의 방한으로 정치권에 불어닥친 반 풍이 심상치 않습니다.

과연 반기문 대망론, 현실화되는 걸까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제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을 찾은 날, 박근혜 대통령은 아프리카ㆍ유럽 순방을 위해 해외로 떠났고, 공교롭게도 전날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최경환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나 단일성 지도체제에 합의했습니다,

거기에 어제 반 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당권은 친박, 대권은 반 총장이 맡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새누리당의 반 총장‘친박 대통령 내정설'이 불거지면서 친박계 의원들은 반 총장의 출마가 내년 대선의 상수라며 입을 모았고, 이번 제주 포럼에 대거 참석해 힘을 실었습니다.

하지만, 비박 의원들의 생각은 다른데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아예 반 총장의 '친박 후보론'을 일축하며 반 총장에 대한 친박 후보론은 친박의 짝사랑 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유용화 / 정치평론가 : 친박 측이 반기문 총장의 접촉과 대망론을 주도함에 따라서 당내 권력이 상당히 상승할 수밖에 없고요. 마찬가지로 현재의 권력과 연관되어 있는 정치적 인사들이 미래의 권력을 창출한다는 것은 현재의 권력 입장에서 봤을 때는 결코 나쁜 것이 아닙니다. 대통령 말기에 오는 레임덕 현상도 방지할 수 있고 당내나 국내 권력에서 탄탄하게 현재의 권력과 미래의 권력을 함께 가져가는 이러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이번에 상당히 맞았고 또 반기문 총장한테 그런 부분을 요구했을지도 모른다….]

최근 이원종 전 충북지사가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됐습니다. 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역시 충청 출신이어서 반기문 총장과 집권 세력과의 교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또한 정치권에서는 대구·경북과 충청을 결합한 현 집권 세력의 정권 재창출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충청권 역시 대선 정국의 캐스팅보트가 아닌 주인공으로 올라서야 한다는 열망이 강한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대구 경북과 충정을 결합한 시나리오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반 총장이 친박에 후원에 힘입어 나온다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동우 / YTN 보도국 부국장 : 충청에서는 지금까지 대통령이 한 번도 배출된 적이 없고 충청인들이 실제로 상당히 많이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충청과 TK의 결합, 상당히 정치 공학적으로 봤을 때는 아주 가능성이 높은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정치라는 거는 워낙 유동적이기 때문에 만약에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친박계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후원을 받으면서 대통령 후보로 나온다고 하는 그런 모양새가 되면 그것은 아마 참패를 면하기 어려울 겁니다.]

[박원순 / 서울시장 :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 자존심 같은 게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유엔 결의문의 그런 정신이 지켜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고요.]

반기문이라는 강력한 대선 주자의 등장으로, 야권 특히 대선 주자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반 총장의 대선 출마가 현실화 되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데요.

오늘 반기문 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묻는 질문에 안 대표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현재까지의 여론 조사 상황만 보면, 반기문 총장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인데요.

반 총장이 대권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자 야권의 대권 주자들은 올 것이 왔다, 하는 심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동우 / YTN 보도국 부국장 : 문재인 전 대표보다는 안철수 지금 국민의당 대표가 사실은 반기문 UN사무총장과 지지층이 상당히 겹치는 측면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상당히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고 그래서 아마 이번 주에 나오는 대권 후보 지지율 이 부분이 상당히 앞으로 관심을 끌 것 같은데….]

반기문 총장의 방한, 그리고 또 대권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정치권은 술렁이고 있습니다.

반 총장은 대선 출마 여지를 남긴 채 G7 정상회담 참석차 오늘 오후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일본 일정을 마치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 남은 일정을 마치게 되는데요.

다시 돌아오는 반기문 총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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