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왜 '2016년 1월 6일 10시 반'을 택했나?

북한은 왜 '2016년 1월 6일 10시 반'을 택했나?

2016.01.07. 오후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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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제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자랑스러운 듯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왜 북한은 4차 핵실험 날짜로 2016년 1월 6일 10시를 택했을까요?

먼저 연도에 주목에 볼까요?

2016년 올해는 우리나라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미국도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습니다.

한미 양국 모두 정치적으로 중요한 큰 선거가 있는 해인데요.

북한이 이 틈을 타 대북정책의 한미 공조 균열을 노렸다는 해석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최근 남북대화가 순탄치 않고 IS와 국제 테러가 심각하게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관심이 북핵에서 잠시 소홀해진 것도 '북한이 노린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결국, 미국 대선 과정에서 북핵 문제를 이슈화시키려고 하는. 이런 차원의 행보다. 이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북한은 충격 요법을 통해서 이번 핵실험을 했고. 그것이 결국 미국과 국제 사회에서 중국을 또 상당 부분 흔들어놓는. 이런 효과를 노렸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 북한은 과거에도 한미 양국이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거나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시점에 그러니까 총선이나 대선, 대통령 취임일을 전후해서 핵실험을 감행해왔습니다.

결국, 김정은이 올해 2016년을 핵실험 시기로 선택한 것은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을 시험하고 흔들어 보려 했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 이번에는 날짜를 살펴볼까요.

김정은은 왜 하필 1월 6일이라는 날짜를 선택했을까요.

그저 수많은 날 중에 하나인 것 같지만 여기에도 의미가 숨겨 있는 것 같습니다.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공교롭게도 내일(8일)이 김정은 제 1위원장 생일입니다. 그렇게 보면 그런 것도 한 번 의식한 게 아닌가 하는 판단도 들 수 있겠고.]

다시 말해, 북한이 4차 핵실험 시기를 김정은 생일을 며칠 앞두고 강행한 것은 '김정은 생일선물'이라는 겁니다.

내부체제 결속을 다지는 생일 축포 성격으로 분석이 가능합니다.

또한, 올해 5월에 열리는 노동당 대회도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또 7차 당 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북한 내부적으로 주민들의 자긍심 고취. 이런 차원에서 좀 더 서둘러서 이번 핵실험을 한 것이 아닌가. 그런 판단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북한은 지난 1차 핵실험 때도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일 하루 전에, 3차 핵실험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4일 앞두고 실시했습니다.

결국, 1월 6일을 택한 배경에는 최고 지도자의 생일 등 북한 내 주요한 날들을 앞두고 대외적인 충격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핵실험 시간으로 오전 10시.

우리 한국시각으로 오전 10시 반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요.

과거 핵실험 때도 살펴보면 모두 오전 9시 반부터 11시 사이에 이뤄졌는데요.

미국을 의식해 시간을 정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오전 10시 반은 미국 워싱턴 시간으로 저녁 8시 반이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을 접하게 돼도 평소보다는 늦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데요.

북한이 그것을 노렸다는 겁니다.

거꾸로 시간대가 비슷한 중국에는 오전에 핵실험 속보를 보다 신속하게 알려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려는 노림수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4차 핵실험 시기를 하나하나 분석해봤는데요.

북한이 아무런 예고 없이 4차 핵실험을 강행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장기간 치밀하고 은밀하게 핵실험을 준비했다는 게 숨겨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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