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김정은은 왜 김평일을 평양으로 불러들였나?

[뉴스통] 김정은은 왜 김평일을 평양으로 불러들였나?

2015.07.17. 오후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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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5일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 사진은 북한 대사회의 즉 재외공관장회의 기념사진으로 해외에 있는 외교관들이 평양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은 겁니다.

최근 북한 고위층의 해외 망명이 증가하고 있고 해외 외교관들이 북한으로 들어오는 것을 꺼리고 있어 내부 결속 차원의 대사회의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근데 이 사진을 자세히 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주 체코 대사의 모습이 있습니다.

김평일은 김일성 주석의 두 번째 부인인 김성애의 장남으로, 첫째 부인 김정숙의 아들인 김정일과 권력승계를 놓고 정치적 경쟁을 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김정일이 공식 후계자로 지명되면서 경쟁에서 밀린 뒤 지난 1979년 구 유고슬라비아 주재 북한 대사관 무관을 시작으로 36년째 해외에서 외교관 역할만 맡아왔습니다.

특히 그는 36년의 외교관 생활동안 단 한 차례도 북한으로 들어가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당시에도 김평일의 모습은 장례식 기간 내내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김평일의 인생은 평생이 그림자 취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실제 북한 외교관 출신인 한 전문가는 김평일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고영환, 전 북한 외교관]
"그런데 제일 먼저 김성애를 곁가지 두목으로 몰아서 쳐버리고 그다음에 김평일을 해외로 내보내서 나가 있었을 때 제가 불가리아 대사를 할 때 실제로 복도에서 만나본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외교부 부부장하고 같이 출장을 나갔다 불가리아 대사로서 참사관 방을 가는데 만났어요. 외교부 담당 부부장이 어떤 태도를 취했겠습니까? 돌아섰겠죠. 이 사람하고 곁가지를 만나면 안 되니까."
(아, 들어가서 숙청을 당할 수 있으니까요?)
"아, 돌아섰는데 김평일이 보고 부부장 동지하고 찾았어요. 더 빨리 도망치니까 김평일이 도망쳐 뛰어서 왔어요. 저도 김평일에 부부장과 잡혔어요. 그래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런데 김평일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가 하면 나도 장군님의 전사다. 왜 나를 자꾸 피하느냐. 그래서 대사 동지 제가 바빠서요. 그리고 와서 한 게 무엇이겠습니까? 당 중앙위원회 조직 지도부 10호실에 보고서를 씁니다. 몇 월 며칠 복도에서 우연히 만나서 피하려고 했으나 김평일이 뛰어나와서 왜 자꾸 피하십니까? 답변, 우리가 바빠서요. 괄호 닫고. 그렇게 평양에 보고를 해야 되는. 그래서 심지어 공관장 회의를 며칠 전에 했다고 하는데 공관장 회의를 하는데 거기에 김평일과 김광섭이 앉아있다는 것을 다 알려요."

해외 공관에 나가 있던 북한 대사들은 김평일과 대화를 나누는 것 조차 꺼렸다고 하는데요.

북한에 들어가면 분명 김평일과 가깝다는 이유로 처형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주변인물이 본 김평일은 실제 말만 대사지 하루 종일 통제를 받고 감시를 당했다고 합니다.

오전 10시에 나와서 신문 하나 읽고 밥 먹으러 들어가면 하루 일과가 끝일 정도로 철저하게 소외 받고 항상 옆엔 보위원이 매시간 뭘 하는지 보고를 할 정도로 철저히 감시 당하는 인생을 살았다고 합니다.

36년 간 북한에서 추방되어 해외에서 외교관 감투를 쓰고 북한의 철저한 감시를 받아왔던 김평일.

그러한 김평일을, 김정은은 왜 평양으로 불러들인 걸까요?

김정은의 이복 형제로 한때 김정일의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던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있습니다.

그 역시 후계자 싸움에서 밀린 뒤 해외를 전전하고 있는데요.

아버지 김정일에게 김평일이 있었다면 김정은에겐 이복형인 김정남이 그러한 존재 입니다.

하지만 김정은에게 김평일은 또 다른 의미인데요.

김평일은 김정은에게 더 이상 권력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고영환, 전 북한 외교관]
"복권됐다기보다도 김정일 때보다는 훨씬 좋아졌다는 걸 느끼겠죠. 왜냐하면 김정일이 있을 때 이런 대사회의를 김정일은 했지만 회의를 집행한 게 아니고 대사 회의가 끝난 다음에 마지막 떠나기 전에 연회를 차려 준 적이 있고 김일성이 때도 사진을 찍은 적이 없어요, 대사회의 끝나고. 북한 역사상 처음으로 공관장 회의에서 공관장들과 회의를 하고 사진을 찍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뒷줄에 김평일, 김광섭이가 다 서 있었고.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면 두 가지로 볼 수 있다고 봅니다. 두 사람은 정적의 범위를 벗어났습니다."

김평일의 평양등장으로 지난 36년간 외교경험과 김씨 일가로서의 권위까지 갖춘 김평일이 김정은이 어떤식으로든 활용할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아버지의 경쟁자였던 김평일을 다시 평양으로 들여온 김정은의 자신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향후 북한 권력구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김평일의 추가적인 역할에 주목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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