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용사의 한국 사랑..."이 곳에 묻힐 것"

6·25 참전용사의 한국 사랑..."이 곳에 묻힐 것"

2015.04.21. 오후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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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UN군으로 6·25 전쟁에 참여해 용맹을 떨쳤던 해외 참전용사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영국의 최고 무공훈장을 받은 참전용사도 있는데, 이 노병은 죽어서도 우리 땅에 묻히고 싶다고 할 만큼 한국 사랑이 각별했습니다.

권민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휠체어를 탄 백발의 영국 노신사, 88살 윌리엄 스피크먼 씨입니다.

그는 한반도가 포화에 휩싸였던 1951년, 스코틀랜드 수비대로 6·25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그해 11월, 마량산 전투 당시 고지가 함락될 위기에 처하자 최전선에서 적군에 맞서 싸웠습니다.

다리를 크게 다치면서도, 10여 차례 수류탄 공격을 감행해 사단 병력이 안전하게 철수하도록 한 겁니다.

[인터뷰:윌리엄 스피크먼, 6·25 참전용사]
"우리는 진심으로 한국을 돕기 위해 (6·25 전쟁에) 참전했고, 그렇게 했습니다."
(when we all volunteered to fight in Korea, to come to your aid, that's what we really wanted to do. And we've done it.)

치료를 위해 귀국했던 그는 석 달 만에 다시 돌아와 전장을 누볐습니다.

전쟁 영웅으로 대대적인 환대를 받은 그는 영국 정부 최고의 무공 훈장인 빅토리아 십자 훈장을 받았습니다.

[인터뷰:영국 현지 방송]
"7년 전, 스피크먼이 육군에 입대하기 위해 고향을 떠날 때, 그는 고향에 큰 영광을 가져다줄 것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2010년 6·25 60주년 행사에 참석한 뒤 5년 만에 방한한 그는 참전용사들을 기억해달라며, 귀중한 훈장을 우리 측에 기증했습니다.

또 폐허 속에서 재건의 기적을 이루어낸 한국이 자랑스럽다며, 이 땅에 묻히길 희망했습니다.

[인터뷰:윌리엄 스피크먼, 6·25 참전용사]
"(전쟁에서 느꼈던)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고,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잘 알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나의 유해는 이곳에 묻힐 것입니다."
(I can't really express myself any further because you don't really know how I feel about this but my ashes will be here.)

보훈처는 그의 훈장을 부산 유엔평화기념관에 전시해 미래 세대의 교훈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YTN 권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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