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조건부 살포 중단...배경은?

대북전단, 조건부 살포 중단...배경은?

2015.03.23. 오후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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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보이시는 풍선들, 남북관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대북전단 입니다.

대북전단은 남한으로 온 탈북자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의 실상과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김씨 삼대의 악행, 그리고 북한에서 인기가 많은 초코파이 같은 것들을 넣어 북한으로 날려 보낸것을 말하는데요.

[인터뷰:이 모 씨,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거짓말하는 것에 대해서 진실을 알려주기 위해서죠. 눈과 귀가 막힌 북한 동포에게 진실을 알려주는 거죠."

북한은 이러한 대북전단을 날려보낼때 마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강한 비난을 해왔습니다.

[인터뷰:조선중앙TV (지난해 11월 1일)]
"우리의 최고 존엄을 악랄하게 훼손하는 삐라 살포 망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그 어떤 북남 대화도 북남관계 개선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남조선 당국은 우리 협력 무력이 삐라 살포 놀음을 벌리는 경우 기구 조준 타격은 물론 그 본거지 타격과 배후 지휘 세력 타격까지 선포하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북한은 위협에만 그치지 않았죠.

실제로 지난해 10월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가 하면,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를 무산시키기도 했습니다.

당시 총격이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가슴을 쓸어내린 접경 지역 주민들은 전단 살포는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인터뷰:김형근, 접경 지역 주민(지난해 10월)]
"민통선을 끼고 있는 지역은 이 땅 대한민국의 백성이 아닙니까. 대한민국 정부가 (전단 살포 막기 위해) 정말 할 일이 없습니까?"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막자는 주민들의 목소리에도 정부는 전단 살포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해 규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죠.

[인터뷰: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한다는 것이 표현의 자유에 해당되는 전단 살포 행위를 물리적으로, 직접적으로 제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인터뷰: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나라의 안정 질서 유지와 안보 양면에서 무능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무슨 일이 벌어져서 선거에 이용할 나쁜 속셈이 아니라면 대북전단 살포를 강력히 단속해야 할 것 입니다."

이렇게 정치권이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올해로 천안함 5주년을 맞아 탈북자 단체에서는 또 다시 대대적인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맞서 대응 사격을 하겠다고 발표해 일대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죠.

그런데, 이 탈북자 단체가 갑자기 마음을 바꿨습니다.

오늘 조건부로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겠다고 밝힌건데요.

[인터뷰: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어제 북한에서 성명서 발표한 것을 TV로 봤는데 그걸보고 엄청나게 대북 전단을 두려워 한다는걸 알게됐습니다. 특히, 인터뷰라는 수령 최고존엄을 비판하는 DVD 보낸다니까 엄청 두려워하는게 느껴졌습니다. 그게 그렇게 두려우면 왜 그렇게 천안함 폭침 사과를 못하꼤느냐 그럼 우리가 안보냈을텐데 그러면 우리 대한민국도 주권국가로서 자존심도 서고 그러지 않겠냐..."

탈북자 단체 대표가 내건 조건은 바로 천안함 폭침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북한의 인정과 사과 그리고 재발 방지 약속입니다.

근데 과연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의문입니다.

그동안 우리정부가 5.24 조치해제등을 내걸며 북한의 인정과 사과를 요구했지만 북한은 그럴때 마다 적반하장식으로 나오며 입장을 변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 개성공단 문제를 전단살포 문제와 연결을 시키며 대북전단 살포 중지를 남북관계에 가장 큰 해결책으로 여겨왔는데요.

[인터뷰: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부회장]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유감스럽게 생각을 하는 것이 사실은 그 취지가 아니었는데 2008년도 11월에 김영철 정찰국장이라고 북쪽 군부에서 개성공단을 불시에 방문을 했습니다. 그것은 무엇이냐면 전단지 살포를 한다면 개성공단을 가만두지 않겠다라는 전례가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12일 조치를 취해서 바로 출입제한을 시킨다든가 그때부터 바로 개성공단의 악몽이 시작된 겁니다. 그 전단지가 사례가 돼서요."

오는 25일이면 천안함 폭침 5주기가 되는 해 입니다.

통일은 대박을 외치고 있긴 하지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이 계속해서 대북전단 살포중단을 요구한 상황에서 조건부 살포 중단을 내걸긴 했지만, 이번 대북전단 살포 중단은 우리정부가 북한을 향해 대화의 손을 내민 첫번째 제스처는 아닐지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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