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해제해야 이산상봉' 북한 의도는?

'5·24 해제해야 이산상봉' 북한 의도는?

2015.01.23. 오후 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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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5.24 조치와 이산가족 상봉의 연계를 직접 언급한 의도는 뭘까요?

전문가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연수위원 연결되어 있습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조건으로 5. 24조치 해제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전부터 있었는데 이 회담장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의 의도가 뭘까요?

[인터뷰]
우리 정부가 지난 달 29일에 통일준비위원회와 북한의 통전부 간에 고위급 회담을 하자, 이렇게 제안을 했는데 사실상 북한이 공식적으로 회담의 전제조건을 제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그간에도 여러 차례 한.미연합훈련을 하지 말아라. 또 전단살포를 하지 마라, 전단살포를 한국 정부가 이걸 통제하느냐 마느냐가 남북관계의 시금석이다, 이렇게 얘기는 해 왔지만 거의 한 달 가까이 돼서 북한이 반응을 보인 것이 5. 24조치란 말이죠. 사실 이게 서로 대칭적으로 맞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예측하기로는 금강산관광 재개 정도를 요구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요. 보다 더 큰 선물을 더 달라는 그런 얘기죠. 이 얘기는 북한이 지금 남북대화를 안 해도 그만이다, 이런 협상에 있어서 벼랑끝 전술을 펼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됩니다.

물론 우리가 5.24 조치 해제 안 한다고 해서 이제 남북대화 안 한다, 이건 안겠지만 그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우리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을 하는 것은 남북간에 대화를 안 해도 그만이다, 이런 배짱을 부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조평통 담화를 보면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뿐만 아니라 각종 남북문화교류사업도 5. 24 조치 때문에 중단됐다고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다른 남북 현안 문제와도 연계할 가능성이 아무래도 크겠죠?

[인터뷰]
사실은 5.24 조치의 액면 그대로 보면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교류협력을 다 통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그간에 조금 융통성을 보여서 순수한 문화산업과 이른바 한글사전편찬이라든지 문화재 답사, 이런 것들을 대체를 해 주고 아주 인도주의적인 지원 이런 것들을 했는데 본래 취지의 5.24 조치는 모든 남북간에 교류협력을 다 중단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것에 예외를 두는 것 자체를 우리 정부가 지금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못마땅한 거죠. 남북간에 교류협력을 하려면 모든 주제에 있어서 교류협력이 되어야 되는데 모든 것을 우리 정부가 손에 쥐고 어떨 때 때는 풀어주고 어떤 때는 안 풀어주고. 사실 인도주의적 정부가 허락을 해 주는 사안만 지원이 되고 있거든요.

그런 것이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못마땅한 거죠. 그래서 5. 24조치 자체를 해제해야 자신들이 지금 하던 사업들 마저도 자신들이 수세에 몰려서 마지못해 하는 것 같이 이렇게 감지덕지해서 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차라리 남북관계를 끊어도 그만이다, 이런 배짱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간 5. 24조치한 지 4년이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동안에 남북교류 없이도 북중교류만 가지고도 어느 정도 그럭저럭 꾸려가겠다는 자생력 같은 것을 체험한 것이죠.

과거에는 남북간에 교류협력,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여러 가지로 남북간에 얻는 것이 많아서 남북관계를 굉장히 중시했는데 이제는 별로 박근혜 정부에서 얻어드릴 게 없겠다, 이렇게 거의 체념하는 수준에서 벼랑끝전술을 부린 게 아닌가. 그래서 안 하려면 그만이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는데 또 하나는 지금 북중관계가 조금 좋아지는 조짐이 보입니다.

작년 연말부터 김정은 3주기를 맞아서 정치국 상무위원이 중국에 북한 대사관이 방문을 하고 금년 들어와서 김정일 생일에 축전 보내고 UN안보리에서 인권문제를 또 북한을 도와주고 있고 이런 걸 보면 북중관계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으로서는 시진핑에게 한반도에서 평화를 원하고 남북대화, 정상회담까지 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다 보여줬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누릴 수 있는 어떤 외교적인 이니셔티브의 효용은 누렸다라고 볼 수 있거든요.

[앵커]
우리 정부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됩니까?

[인터뷰]
우리 정부는 제가 본래 생각하기로는 남북간에 평화공존을 확실히 밝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남북 간에 그야말로 북한 김정은이 30밖에 안 된 나이에 정권 꾸려나가는 것 자체가 힘들어하는, 버거워하는 그런 상황인데요.

그래서 우리가 뭔가 제안하고 하면 전부 흡수통일 기로라고 보는 거거든요. 따라서 우리 정부의 고위당국자가 우리가 남북 간에 대화하고 협력하고 이런 것들은 전혀 북한을 흡수하려거나 그런 의도가 전혀 없고 그야말로 평화공존해서 서로 이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 이런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고 보고요.

가장 좋은 방법은 과거에 남북 정상들 간에 합의사항 중에 우리에게 매우 유리하고 북한에게도 유리할 수 있는 사항들을 이거 같이 실현하자, 이미 남북정상 간에 여러 가지 합의한 게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한번 실현하자라고 제안을 한다면 바로 북한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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