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유학 한인 여대생 납치 뒤 피살

필리핀서 유학 한인 여대생 납치 뒤 피살

2014.04.09. 오후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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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필리핀, 우리에겐 낯선 나라가 아니죠?

비교적 가까운 해외여행지로 연간 백만 명 넘는 한국인이 필리핀을 찾고 있고요.

유학생과 현지 교민을 합해 우리 동포 8만 명이 살고 있기도 합니다.

전 세계에서 9번째로 우리 교민이 많은 나라인데요.

사실 필리핀은 치안이 상당히 불안한 나라입니다.

총기를 사용한 강력 범죄가 잇따르고 있는데, 현지에서 불법 유통되는 총기가 백만 정이 넘는다고 합니다.

수도 마닐라를 포함해 필리핀 중북부 거의 전역이 여행자제 구역으로, 남부 민다나오 섬은 여행제한 구역으로 지정돼있는 형편입니다.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필리핀에서 숨진 우리나라 사람이 13명, 올해도 벌써 4명이 살해당했습니다.

특히 오늘은 20대 유학생이 납치된 뒤 한 달여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유학생이 살해당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자세한 소식 김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한 대학에서 유학 중이던 한인 여성이 납치된 것은 지난달 3일, 친구를 만나기 위해 마닐라 파사이 지역에서 택시를 탄 뒤였습니다.

이후 한 달여 만에 현지 경찰이 납치범 중 1명을 검거했고, 마닐라 북부 범인들의 은거지에서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시신은 심하게 부패돼 있었지만 복장이 피랍 당일 입은 것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범인들은 납치 당일 밤 피해 여성이 만나려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거액을 요구한 뒤 이틀 동안 10여 차례 전화와 문자를 통해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건 발생 직후 필리핀 우리 공관을 통해 적극적인 수사를 요청했고 필리핀에 파견돼 있던 우리 경찰도 수사팀에 합류해 범인 검거에 매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납치범 가운데 1명은 이미 한 달 전 시신으로 발견된 가운데 수사 당국은 택시 기사를 포함해 공범이 3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 나머지 범인 검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6일 한인 사업가가 총격으로 숨지는 등 올해에만 한인 4명이 피살됐고, 지난 2009년 이후 40명이 희생됐습니다.

특히 수도 마닐라에서 우리 국민이 납치된 뒤 피살된 것은 처음입니다.

외교부는 필리핀에 우리 교민 8만 명이 체류하고 유학생만 3만 명에 이른다면서 강력 사건이 끊이지 않는 만큼 신변 안전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YTN 김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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