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장외투쟁 돌입"...한나라당 "불가피한 차선책"

민주 "장외투쟁 돌입"...한나라당 "불가피한 차선책"

2011.11.23. 오후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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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어제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이 야당의 격렬한 반대 속에 처리되면서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FTA 비준안 처리 규탄대회를 연 뒤 촛불집회 등 장외투쟁에 돌입했고 한나라당은 오늘 공식 일정을 자제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권준기 기자!

어제 비준안 처리 이후에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데, 민주당이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다고요?

[중계 리포트]

민주당은 오늘 오전 이곳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한미 FTA 비준안의 일방 처리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였습니다.

어제 비준안 통과는 '날치기 폭거'라고 비난하며 한미 FTA 전면 무효화 투쟁에 돌입했습니다.

여기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미 FTA 비준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이명박 정부에 사죄할 것을 요구하고, 박희태 국회의장과 정의화 부의장,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의 즉각적인 사퇴도 촉구했습니다.

또 스스로 비준안 처리를 막지 못한데 대한 사죄의 뜻으로 민주당 의원 전원이 무릎을 꿇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예산안 심사 등 앞으로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하는 것과 동시에 헌법 소원 청구등 FTA 비준 무효를 위한 법적 투쟁과 촛불집회 등 대국민 장외투쟁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손학규, 민주당 대표]
"날치기 비준처리는 원천적으로 무효입니다. 우리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한미 FTA 비준 원천무효를 선언하고 지금부터 국민과 함께 무효화 투쟁에 나설 것입니다."

민노당도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FTA 비준의 원천 무효와 협정 파기를 선언하고 국회 의사 일정을 전면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또 현 정권 퇴진과 한나라당 해체를 위한 장외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노당 이정희 대표는 어제 최루탄을 터뜨린 김선동 의원에 대해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의 공격이 집중되고 있지만, 반드시 김 의원을 지켜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오늘 한나라당은 별 움직임이 없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변]

한나라당은 오늘 당차원의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당 지도부가 모이는 최고위원회의도 취소했습니다.

어제 비준안 처리에 따른 후폭풍을 염두에 둔 듯 자세를 한껏 낮추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나라당은 당분간 신중한 자세로 향후 정국을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한나라당은 어제 비준안 처리가 국익을 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오늘 YTN에 출연해 어제 한미 FTA 비준안을 일방 처리한 건 야당과의 협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부득이한 차선책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야권통합과 내년 총선에 한미FTA를 활용하기 위한 정치적인 의도로 무작정 반대하는 상황에서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겁니다.

비준안을 24일이 아닌 어제 기습 처리한 이유에 대해서는 야권의 실력 행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국회 폭력을 줄이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어제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건 국회에 대한 테러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질문]

당장 야당이 의사일정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예산안 처리 등 정기국회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죠?

[답변]

여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당장 새해 예산안 처리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당초 여야는 다음달 2일까지 예산안 합의처리를 목표로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심사를 이어가고 있었는데요.

지금까지는 비교적 진행이 순조로워 모처럼 기한 내 처리가 전망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FTA 비준안의 일방 처리에 반발해 민주당 등 야당이 의사일정 거부에 나서면서 다음달 2일까지 예산안 처리는 사실상 힘들게 됐습니다.

오늘도 원래 오전 10시부터 예결위 계수조정소위가 예정돼 있지만 열리지 못하고 정회됐습니다.

현재로선 예결위 회의가 언제 다시 열릴지도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민주당이 보이콧 선언을 했지만 예결위는 별개로 진행하자는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지만,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지도부 결정에 따라 모든 의사일정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권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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