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부산..."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1952년 부산..."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2011.06.25. 오전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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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국전쟁 당시 부산의 모습을 담은 희귀한 컬러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아이들의 표정은 해맑고 일상은 담담하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이경아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어린 동생을 안은 소녀가 카메라를 향해 수줍게 웃습니다.

자기 키 만한 고등어를 들어 올리는 소년.

장터의 풀빵장수 앞자리는 늘 아이들 차지입니다.

교실이 모자라 밖에서 하는 수업도 까까머리 소년들에게는 소풍처럼 즐겁습니다.

1952년 부산.

당시 미군 군의관으로 일했던 찰스 버스턴 씨는 전쟁 속의 아이들을 8밀리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녹취:찰스 버스턴, 6.25 참전용사]
"카메라를 들이대면 아이들은 저를 위해 포즈를 취해 줬어요. 어른들은 싫어했고요. 그래서 제가 찍은 것에 아이들이 많은 것입니다."

광안리로 물놀이 가는 가족들.

60여 년 전에도 번화했던 광복동.

활기 넘치는 동래 시장은 생활의 중심이었습니다.

도시를 벗어나면 푸르른 논밭과 초가집이 나타납니다.

평화로운 마을 풍경에서 전쟁의 그늘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녹취:찰스 버스턴, 6.25 참전용사]
"나는 공군 기지에서 일했지만 전쟁의 모습은 담지 않았어요.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찍고 싶었습니다."

버스턴 씨는 전쟁 당시 자신이 찍었던 사진 90여 장과 동영상 26분 분량을 지인을 통해 우리나라에 기증했습니다.

[녹취:권태효,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1952년도에 컬러 동영상을 남겼는데요. 그 컬러 동영상은 그 당시 우리나라에 (카메라가) 보급이 안됐던 때여서 굉장히 희귀한 자료입니다."

지금은 칠순을 넘겼을 당시의 아이들.

버스턴 씨가 남긴 선물은 살기 위해 힘들었지만 이제는 그리운, 유년시절의 추억을 돌아보게 합니다.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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