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 나진항 도로·교량 공사 시작

중국, 북 나진항 도로·교량 공사 시작

2010.03.23. 오후 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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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최근 북한이 대외무역의 전초기지로 내세우고 있는 나진·선봉지역 진입 교량과 항만 시설을 촬영한 사진이 처음으로 입수됐습니다.

중국 지방 정부가 직접 투자해 교량뿐 아니라 도로도 건설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함형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중국 훈춘과 북한 원정리를 잇는 두만강 다리의 모습입니다.

북한 나진 선봉지구로 진입하는 길목이지만 차량 진입이 어려울 정도로 노후돼 교각 위의 상판을 뜯어내고 새로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기계와 건설 근로자가 투입돼 보수 공사를 시작하는 모습입니다.

중국과의 협력사업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북한 나선 지구의 최근 모습이 렌즈에 잡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원정리 다리를 지나 북한 나진 선봉지구로 들어가는 도로의 모습입니다.

화물차 전복사고가 잦을 정도로 노면 상태가 나쁜 60여 km 비포장 흙길입니다.

중국 지린성은 3억 위안, 우리 돈으로 500억 원을 투자해 도로를 확장하고 새롭게 포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지난주부터 북한의 공병 2개 여단이 배치돼 공사에 착수했고 3개월 안에 작업을 마무리 할 계획입니다.

[녹취: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북한교통연구센터장]
"중국의 지린(길림)성의 성장이 북한의 청진과 나진을 방문해서 이제와는 달리 도로 건설과 교량건설에 대해서 북한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중국에 10년 사용권을 내준 것으로 알려진 나진항 1호 부두입니다.

대형 크레인 옆에 수송선이 정박해 컨테이너 적재를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앞으로 컨테이너 물량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창고를 개보수하는 작업도 한창입니다.

중국이 동북 3성에서 육로로 이어지는 북한 나진항 확보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나진항이 동해 해상 통로를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물류 거점이기 때문입니다.

지린성이나 헤이룽장성의 화물은 대부분 창춘과 선양에서 다렌항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지만 화물적체현상이 심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동해를 거치면 물류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홍콩이나 동남아로의 물류 통로도 확보하게 되는 것입니다.

[녹취: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북한교통연구센터장]
"현재는 중국에서 일단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진출이라는 측면보다는 중국의 동해로 나가는 통로 확보가 가장 큰 이번의 목적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북한 나선 경제무역지대는 아직 주변 사회간접자본 시설이 부족하고 외자유인책이 미흡해 단기적인 성공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동북아 진출이 활발해지고 북핵 문제를 비롯한 국제 정세가 진전을 보일 경우 주변 국가를 연결하는 삼각 물류의 중심으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YTN 함형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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