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토리 18화. 프랑스 입양동포가 한국어에 푹 빠진 이유는?

글로벌 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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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4. 오전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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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김성수입니다. 제 프랑스 이름은 엠마뉴엘입니다. 나이는 마흔여섯 살이고 프리랜서 물리치료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김성수 / 프랑스 입양동포]
1975년 12월 12일에 태어났다고 서류에 적혀 있어요. 한국 이름은 김성수예요. 서울에서 태어난 지 6일째 (서울 동부)경찰서 앞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1808-1834 (입양 후) 어릴 때 아이들과 어딘가 다른 행동을 했고 그런 행동들이 나를 버렸던 나라로부터 왔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알게 됐죠. 그때 제 얼굴이 서양사람들과 다르다는 게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0542-0551 저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유년기엔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없었고 못생겼다고 생각했거든요.

우연히 방문한 한국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

'나'를 찾기 위해 한국어에 푹 빠지다…

[김성수 / 프랑스 입양동포]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저랑 비슷한 얼굴들만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집에 온 느낌이었죠. 저랑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을 보는 것이 좋았어요. 제가 더는 외국인이 아니었던 거죠. 하지만 한국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부끄러웠어요. 그리고 프랑스에 돌아와서 다시 한국을 제 삶에서 지웠어요.

그러다 환자 한 분이 니콜 키드먼의 <라이언>이라는 DVD를 줬는데요. 인디언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여정을 그린 영화를 4년 전에 보게 됐어요. 친어머니를 찾겠다는 주인공의 의지를 보며 제 뿌리와 다시 연결해야겠다는 감정이 되살아났던 것 같아요. 친부모님을 못 찾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 사람들을 만나고 한국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1352-1404 한국어로 온종일 생각하고, 한국어로는 어떻게 말할까 하는 생각에 빠져 살았죠. 한국어에 미쳐 있어서 가족들이 힘들어할 정도였어요.

친가족 찾을 때까지 계속되는 기다림 "가족과 한국어로 소통하고 싶어요"

[김성수 / 프랑스 입양동포]
(한국 방문 당시) 제가 가지고 있던 입양 서류 그 이상의 정보를 한국 입양 기관이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어머니, 아버지 다 미상이어서 친가족을 찾을 가능성이 거의 없었죠. 2020년 말에 파리 대사관에서 DNA 테스트도 했어요. 저의 마지막 기대였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한국에 계시는 가족 가운데 아무도 DNA 등록을 안 하셨더라고요. 그래도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어요. 제가 이렇게 한국어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는 거죠. 언젠가 친어머니나 아버지를 찾게 된다면 그분들은 불어를 못 하시겠죠? 그때 저는 한국어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을 거예요. 대화를 하고 싶어요. 정말 원한은 없어요. 그냥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은 거예요.

"어머니 아버지, 제 말을 듣고 계시다면 제게 연락 주세요. 항상 궁금하고, 또 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