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한 파란 눈의 독립유공자 故 롤랜드 클린턴 베이컨

글로벌 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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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2. 오전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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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건국훈장을 수여 받은 독립유공자 고(故) 롤랜드 클린턴 베이컨 대위.

전 세계에서 72번째 외국인 독립유공자 지정이며 캐나다에서는 1968년 이후 52년 만의 일입니다.

[셔리 스미스 / 베이컨 대위 손녀 : 전쟁터에서 전사하셨고, 작전을 통해 그의 부대를 구해낸 이야기들이 오랜 세월 동안 아주 자랑스러웠습니다. 할아버지의 한국과 한국인을 위한 헌신과 희생을 통해 이 훈장을 받게 되어 무척 감사해요.]

베이컨 대위는 1931년, 1세대 캐나다 선교사의 딸과 결혼해 한국으로 건너가 선교사이자 교사로 활동했는데요.

[휴 베이컨 / 베이컨 대위 아들 : 아버지는 중국으로 가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한국을 너무 사랑하셔서 한국에 선교사로 가게 되신 거라고 합니다.]

[이디스 베이컨 스미스 / 베이컨 대위 딸 : 내 생에 다시 한 번 한국을 갈 수 있다면 내가 태어난 북한의 함흥을 가보고 싶어요.아버지가 그곳에서 한국 사람들을 도와주고 가르치는 삶을 살았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함흥에 학교를 지어 학생들을 가르치던 중 일본의 종교 탄압으로 갑작스레 가족 모두 인도로 떠나게 됩니다.

[휴 베이컨 / 베이컨 대위 아들 : 외국인은 모두 한국을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어요. 그래서 1941년 우리 가족은 일본 배를 타고 모두 인도에 가게 됐어요.]

한국어에 능통했던 베이컨 대위는 인도 주재 영국군 장교 신분으로 한국광복군 인면전구공작대와 연락 업무를 담당하는 연락장교로 활약하다 1945년 3월, 광복을 미처 보지 못하고 일본군 총탄에 의해 희생됐습니다.

[휴 베이컨 / 아들 : 중국을 통해 인도 미얀마 전선으로 내려온 한국군을 저희 아버지가 도와서 일본군에 저항하도록 도우셨어요. 수년간 아버지가 하신 일이죠. 그래서 영국·인도 연합군이 아버지에게 대위라는 직책을 주게 됐어요. 아버지가 한국어를 잘하셨기에 도울 수 있었어요. 일본군에게 항복하라고 전달하는 일이 미얀마 전선에서 아버지가 하신 일입니다. 아버지는 한국광복군과 한 팀이었던 거예요. / (인도 미얀마 전선에서) 나무에서 보초를 서시다가 총에 맞으셨어요. 한국군이 아버지를 병원으로 모셨지만 결국 돌아가셨어요.]

선교사로서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지원하다 전사한 것까지 두 가지 공로가 인정돼 건국훈장을 수여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