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만날 수 있길"…北美 이산가족의 70년 기다림

글로벌 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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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2. 오전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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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살 임진희 할머니는 북에 계신 아버지의 생사만이라도 알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한국 전쟁 때 헤어진 아버지.

얼굴도 기억 못 한 채 70년 가슴앓이 세월을 보냈습니다.

[임진희 / 미국 댈러스·74세 : 저는 625사변(한국 전쟁) 터지면서 4살 때 저희 아버지가 납북 당하셨고. 그 뒤로 지금까지 한 번도, 이산가족 신청했을 때도 못 만났고요. 임진각 가서 망원경으로 이북을 봤어요. 얼마나 제가 통곡을 했는지…아버지 보고 싶어서. 전 4살 때니까 아버지 기억도 못 해요.]

황해도 풍천이 고향인 81살 남편 역시 북에 있는 친척들이 그립습니다.

[임흥빈/ 미국 댈러스·81세 : 아버지 따라서 남한으로 내려왔죠. 이북에는 해주에 고모가 두 분 계시고, 작은아버지도 해주에 계시는데 못 내려오셨습니다.]

미국 국적 한인 이산가족 1세대는 이제 백여 명 정도.

이산가족의 고령화로 어떤 식으로든 상봉이 시급한 가운데 지난달 말 재미 이산가족 상봉 법안과 결의안이 미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이 법안에는 미 국무부가 한국 정부와 화상 형식을 포함한 미주 한인과 북한 거주 가족 간 상봉 문제를 논의하고, 대북인권특사가 상 하원 외교위원회에 상봉 방안을 보고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최근엔 하원에 이어 미국 상원에서도 화상 상봉을 위해 한미 정부 간에서 협의하도록 명시한 북미 이산가족상봉 법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그동안 한반도에서 이뤄진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은 모두 21차례지만 미국 국적 한인들은 한 번도 참여하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