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차 순례길 가이드, 코로나 상황 속 걷는 희망의 순례길

글로벌 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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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2. 오전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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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경 마을 생장 피드포르부터 스페인의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대성당으로 이어지는 800km의 길.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가톨릭 신자들뿐 아니라 전 세계 여행자들도 많이 찾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 일명 산티아고 순례길입니다.

성인 산티아고(야곱)의 축일인 7월 25일에 맞춰 산티아고에 도착하려는 순례자들로 보통 순례길은 7월이 가장 붐비기 마련인데요.

하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순례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12년 차 순례길 가이드로 50번도 넘게 순례길을 걸었던 희정 씨는 이번에는 홀로 이 길에 올랐습니다.

[신희정/ 산티아고 순례길 가이드 :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세상이 멈춰있는 거 같았어요. 특히 저희에게는 더 그렇습니다. 늘 오시던 한국 분들도 못 만나고 혼자 집에 있으면서 새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많은 궁리를 했는데요. 이제 곧 백신도 전 세계가 맞고 세상이 좋아질 거라고 확신하지만, 저도 그 전에 제가 처음 스페인에 왔었던 2009년 800km의 순례길을 생각하면서 다시 새롭게 태어나고자 이 길에 홀로 나섰습니다.]

2009년 처음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던 희정 씨.

많은 곳을 여행하며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경험했지만 순례길을 여행한 뒤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느꼈는데요.

이후 스페인으로 이주해 살며 순례길 가이드 '지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순례객들에게 가장 좋은 코스를 소개하며 보통은 200km 정도를 함께 걸었는데, 800km 코스에 대한 요청을 받으면서 풀코스 프로그램도 만들었죠.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까지는 걸어서 꼬박 3~40일. 오롯이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