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나만의 힐링 공간, 도심 정원 '클라인가르텐'

글로벌 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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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8. 오전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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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봉쇄를 반복하며 외부와의 접촉을 제한한 독일.

끝이 보이지 않는 팬데믹 상황에서 도심 속 정원 농장 '클라인가르텐(Kleingarten)'이 시민들의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한스-게오르그 프라이슬 / 프랑크푸르트 가르텐협회장 : (코로나 시대가 오자) 사람들이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모두가 가르텐을 가지고 싶어 했죠. 가르텐은 사방이 울타리로 둘러쳐져 있어서 아파트처럼 옆집과 구분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그곳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습니다. (감염 우려 때문에) 모든 친구가 함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일정한 공간이 확보되어 있고요. 지금은 가르텐을 받으려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3년 이상을 기다려야 해요.]

'작은 정원'이라는 뜻의 클라인 가르텐(Kleingarten)은 1919년 바이마르 공화국이 1차대전 패전 이후 가난한 독일 시민들을 구제하려 내놓은 농업 복지 프로그램입니다.

인플레이션으로 농산물조차 사 먹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자급자족할 수 있는 땅을 보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스-게오르그 프라이슬/ 프랑크푸르트 가르텐협회장 : 1914년부터 1918년까지 빌헬름 황제 (Kaiser Wilhelm) 치하에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습니다. 남자들은 전쟁에 나가야 했기 때문에 여자들이 아이들을 먹일 식량을 책임져야 했지요. 상황이 이렇게 되자 빌헬름 황제는 국민들에게 클라인 가르텐 이용을 장려하고 채소를 직접 가꾸어 먹을 것을 권했습니다. 그때 이후로 이것이 법이 되어 오늘날까지 지켜지고 있어요.]

지금은 독일 전역에 100만 개가 넘는 클라인가르텐이 운영돼 500만 명의 시민들이 이용 중입니다.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약 400㎡에 연간 400~500유로, 우리 돈으로 50~60만 원대 정도 비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데요.

조건만 잘 지키면 무기한으로 임대가 가능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고국을 떠나온 동포들에게는 향수를 달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70년대에 파독 광부로 독일에 오게 된 최헌일 씨는 1982년부터 가르텐을 가꾸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