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보, 평화를 노래하다 [자이니치 블루스]

글로벌 코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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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6. 오전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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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되는 거야? 이럴 리가 없는데 돌아갈 고향은 어디에도 없다 지금 앞으로 나아갈 때

[박보 / 재일동포 2세·가수 : 저는 (처음에) '히로세'라는 (일본인) 어머니의 이름으로 음악 활동했죠. 그러다가 스카우트 받아 유명한 일본 레코드 회사와 계약할 수 있었던 거죠. 근데 데뷔곡이(송창식의) '왜 불러'였거든요. 지금이야 한류 붐이지만 40년 전이잖아요? 내가 서툰 발음으로 '왜 불러'라고 부를 때마다 사람들이 비웃는, 그게 뭐야 이거죠. 한국어는 그 당시 잘 안 들리는 말이었으니까. 그럴 때마다 '이러이러한 의미가 있는 노래니까 다들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해서 노래를 불렀어요. 역시 일본의 현실이라 생각했죠.]

재일동포 2세 가수, 히로세

20대 중반 한국을 방문한 이후부터 한국 이름 '박보'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박보 / 재일동포 2세·가수 : 김포 공항에 내렸을 때 독특한 냄새라고 할까, 그리운 냄새가 저한테 아주 편했어요. 그때 '아, 나는 역시 '박보'구나'고 생각한 거예요. 저는 권력을 갖는 입장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봐도. 압박을 받는 입장이죠. 짓밟히는 입장. 그래도 짓밟은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어요. 제가 압박받는 입장, 차별받는 입장에 서 있고 싶어요. 그것이 록(Rock)이라고 생각해요.]

원폭 피해자, 원전 사고 피해자, 그리고 위안부 피해자

박보의 노래는 모든 피해자를 보듬는다

[박보 / 재일동포 2세·가수 : '원폭의 그림'라는 게 있는데요. 그걸 봤을 때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이지만 일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아요. 인간이 일으킨 부끄러움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그림이죠. 이걸 전해야 한다고. '원폭을 맞은 나라는 여기(일본)밖에 없구나'. 그걸 록으로 노래하는 사람이 부르지 않으면 누가 부르냐고 생각했죠.]

[시민 : 철거해! 여기가 어디라고 일본 노래야!]

[사회자 : 이분은 재일동포이신데, 3.1절을, 그 아픔을 같이 하기 위해서 일본에서 여기까지 왔단 말이에요! 기다리세요, 한 곡만 더 할게요! 하겠습니다!]

[박보 / 재일동포 2세·가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