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을 위한 마스크 나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을 위한 마스크 나눔

2020.06.20. 오후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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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첫 사망자는 올해 여든여덟 살, 홀로코스트 생존자였습니다.

이후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쉼터가 한동안 폐쇄됐다가 최근 다시 문을 열었는데요.

쉼터 어르신들을 돕고 있는 한국인 부부가 있어 명형주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터]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에 위치한 작은 도시, 로쉬 하아인.

독일 나치가 제2차 세계대전 때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 생존자 450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두 달 넘게 문을 닫았던 생존자 쉼터가 최근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다시 쉼터로 돌아온 어르신들은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개인위생과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나딘 / 홀로코스트 생존자 쉼터 매니저 : 누구든지 쉼터에 들어오기 전에 체온을 잽니다. 기침을 하지 않고, 숨쉬기 어렵지 않다는 내용에 서명을 합니다. 또 쉼터에는 꼭 한 명씩 들어와야 합니다.]

쉼터가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이스라엘 동포 안선영 씨 부부.

2년 전부터 이곳에서 재봉 교육 봉사를 해왔습니다.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치매 예방 효과도 있어 재봉 수업은 인기가 높았습니다.

[안선영 / 아내 :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특별히 재미난 게 없으시대요. 그런데 "이 시간이 너무 기다려지고, 이게 나한테는 치료야." 라고 말씀하실 때 되게 위로가 돼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 중순부터 쉼터 문이 닫히면서 재봉 교육도 중단됐지만, 부부는 1,500장의 마스크를 손수 만들어 각 지역 쉼터 어르신들에게 선물했습니다.

[김영길 / 남편 : 여기는 마스크가 없는 거예요. 사람들이 마스크를 써야 할 필요성도 잘 모르고, 마스크 자체도 없고 그래서 우리가 만들 수 있겠다….]

평균 연령 아흔을 바라보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은 가뜩이나 힘든 외출에 뜻밖의 선물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합니다.

[에스테르 / 87세·홀로코스트 생존자 : 안선영 씨가 만들어서 보내준 마스크도 있어요. 아주 유용해요. 자주 나가지는 않지만, 나갈 때마다 항상 사용해요.]

아직 집단 감염의 위험 때문에 재봉 교육은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르는 상황.

어르신들은 예전처럼, 선영 씨 부부와 함께 한땀 한땀 바느질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브라카 페라흐 / 86세·홀로코스트 생존자 : (재봉) 수업이 정말 그립고, 빨리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이스라엘 로쉬 하아인에서 YTN 월드 명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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