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코로나19로 무너지는 미국 동포들의 일상

미국-코로나19로 무너지는 미국 동포들의 일상

2020.03.21. 오후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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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미국도 일상적이던 생활이 멈춰버렸습니다.

미 전역 대부분의 초·중·고에 휴교령이 내려지는가 하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선 사람들로 큰 혼란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미국의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는 박상현 씨.

지난달 말 샌프란시스코에 코로나19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뒤 자택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박상현 / 컴퓨터 엔지니어 : 오늘 오전에 (회사에) 갔는데 급한 일이 있어서 좀 다녀왔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될 수 있는 대로 회사에서 있지 말고 집에서 일하라고 (권장해서 왔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구글과 트위터, 아마존 등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은 원격근무 체제로 빠르게 전환했습니다.

대부분 재택근무 환경이 잘 갖춰져 있지만, 업무와 일상생활이 뒤섞이면서 겪는 피로감도 적지 않습니다.

[박상현 / 컴퓨터 엔지니어 :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제약이 좀 많잖아요. 사람도 만나야 하고 회사에서도 사람 만나서 이야기해야 할 경우도 많고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집에서 일한다면 모르겠는데 온종일 한다면 사실 계속 일주일 내내 한다면 좀 힘든 것 같습니다.]

박 씨 부부에게는 요즘 걱정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미국 대부분 지역에 내려진 휴교령으로 자녀들까지 집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식료품과 생필품 수요는 늘었는데 정작 구입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상현 / 컴퓨터 엔지니어 : 코스트코에서 최근에 화장실 휴지와 생수 같은 게 동났다고 하고요. 실제 가서 보니까 거의 다 텅텅 비었거든요. 거의 제가 살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고….]

지난달 어학연수차 샌프란시스코에 온 양지환 씨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

학교가 최소 4주간 휴교에 들어간 것도 난감한데 미국 내 생필품 사재기까지 번지면서 학업 차질 우려보다 생필품 구하는 게 더 큰 걱정거리가 됐습니다.

[양지환 / 어학 연수생 : 코로나 사태가 더 악화하면 집에만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쌀이랑 간단하게 밥이랑 먹을 수 있는 김, 참치, 이런 거랑 라면 같은 것, 휴지, 전날에 사둔 건데 좀 더 사려고 했는데 오늘은 구하질 못했네요.]

뉴스를 통해 느껴지는 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공포보다도, 생필품을 구하는 일조차 쉽지 않은 게 더 불안하지만, 부모님 생각에 내색하지 않으려 애써봅니다.

[양지환 / 어학 연수생 : 전에 사둔 것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상황이 길어지면 큰일 나는데…. 솔직히 태평양 건너에 있는데 부모님께서는 먼 땅에서 아프면 서러우니까 아프지 말라는 입장이고 저도 부모님이 더 이상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안 받으시고 예전처럼 빨리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상생활이 무너진 동포들은 하루빨리 이 사태가 진정돼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YTN월드 정용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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