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령관이 언급한 김칫국의 정체

주한미군 사령관이 언급한 김칫국의 정체

2020.04.29. 오전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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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YTN WORLD, YTN KOREAN
■ 진행 : 개그맨 김경식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옛 속담에 이런 말이 있죠.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데, 짐작으로 '이렇게 되겠지' 생각하고 행동에 먼저 옮길 때 "야, 김칫국 마시지 말아"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데요. 많고 많은 음식 중에 왜 하필 김칫국일까요?

옛날 사람들은 떡이나 고구마를 먹을 때 김칫국을 함께 먹었습니다.

떡이랑 고구마가 퍽퍽해서 잘 안 넘어가거나, 급하게 먹으면 체하기 쉽잖아요.

그럴 때, 김칫국을 마시면 시원하게 잘 넘어가죠.

또 김치는 항상 식탁에 오르는 반찬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 생겼나 봅니다.

참, '김치'와 '국'처럼 고유어와 다른 명사가 만나 하나의 단어가 될 때는 'ㅅ'을 넣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만약 '치과'처럼 한자어와 한자어가 만났을 때는 'ㅅ'이 들어가지 않는답니다.

요런 말도 종종 하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한다. 말도 안 되는 실없는 소리를 할 때 주로 하는 말인데요.

씨나락이 뭐죠? 귀신이 씨나락을 왜 먹지?

'씨나락'은 한해 농사가 끝나면 수확한 벼 중에서 잘 익고 튼실한 것들만 골라서 이듬해 농사 때 종자로 쓰기 위해 남겨 놓는 볍씨를 말하는 방언이에요.

농부들에게는 그야말로 보물이자, 내년의 희망이죠.

그래서 '씨나락'을 곳간에 고이 간직하고, 상하지 않도록 관리도 잘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밤이 되면 자꾸만 곳간 문이 흔들리고, 안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쥐가 들었나? 바람이 들었나? 볼 수 없으니 나 원 참~!

혹시 귀신이 씨나락을 까먹는 것 아냐? 그래서 생겼다는 옛날 옛날 이야기입니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우리 속담을 sns에 올려 소개했는데요.

정부가 한미 방위비 협정이 막바지라고 발표한 시점에 김칫국 마시지 마라,

불만을 표현한 것 아니냐 하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에 주한미군은 사령관이 "김치를 좋아해서 그런거다.

매주 한국말을 배우고 있다. 다른 뜻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글쎄요. 다른 속담도 많은데.. 정말 우연인지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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